너의 모습으로 현재를 살아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by 설민

너의 모습으로 현재를 살아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설민

“카르페디엠”

[죽은 시인의 사회]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말이다. 중년의 나이에 다시 보니 그 말이 더더욱 절실하다. 그 이유는 우리의 인생이 무한하지 않다는 것을 체감하기 때문이다.

‘시와 미, 낭만, 사랑은 우리가 사는 이유’이고, ‘스스로 자신을 생각해야 너의 삶이 있다’는 키팅 선생의 말을, 지금의 ‘나’에게 해주고 싶다. 과감하게 정리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다시 걸어보려는 나에게. 생각과 말과 글 속에서 내 목소리를 찾아야 한다는 지금의 깨달음과 걸맞은 ‘죽은 시인의 사회’가 다시금 마음을 두드린다.

KakaoTalk_20260102_002213166.jpg 출처 네이버

미국 입시 명문고 웰튼 아카데미는 공부가 인생의 전부인 학생들이 아이비리그로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곳이다. 새로 부임한 영어 교사 키팅은 자신을 선생님이 아닌 ‘오 캡틴, 나의 캡틴’이라 불러도 좋다고 말하며, 독특한 수업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충격을 안겨준다. 점차 그를 따르게 된 학생들은 공부보다 중요한 인생의 의미를 하나씩 알아가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를 위기로 여긴 다른 어른들이 아이들의 용기 있는 도전을 시간 낭비와 반항으로 단정 지으며 그 책임을 키팅 선생에게 전가하게 된다.

키팅 역시 그 학교 출신의 교사다. 학생들에게 순응의 위험과 각자의 다른 길을 보여주기 위해 교정을 걸어보라고 한다. 맹목적인 삶의 목표, 부모나 선생님이 그려 준 인생의 지도가 아니라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있기에 남 앞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은 어려운 법이다. 하지만 너희 스스로의 믿음이 특별하다고 믿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별로라고 이상하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도. 로버트 프로스트가 말했다. 두 갈래 길이 난 숲에서 난 사람이 덜 간 곳을 갔고 그게 차이를 만들었다. 이제 너희 스스로 걸어봐라. 보폭이며, 속도, 방향 모두 너희 마음대로 해. 자신이 없어도 좋고 웃겨도 좋아. 이 교정은 자네들 거야. 이렇듯 키팅은 즉각적인 순응의 위험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교육이란 스스로 생각하도록 배우는 것이라고 말하는 키팅 선생의 의견에 동의한다.

하지만 이는, 교육은 전통이고 규율이라는 학교의 방침과는 어긋난다. 대학교에 갈 수 있게 도와주면 나머지는 그들이 알아서 한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1954년, 보수적인 전통과 규율을 강조하는 명문 사립학교 웰튼 아카데미가 배경인 [죽은 시인의 사회].

새로 부임한 영어 교사 존 키팅은 기존의 주입식 교육과 달리,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려고 한다. 그는 책상 위에 올라가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라 하고, 교과서의 ‘시의 정의’를 찢어버리라 가르치며,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가라고 독려한다.

KakaoTalk_20260102_002056708.jpg 출처 네이버

그의 가르침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학생들은 닐, 녹스, 찰리 등이다. 이들은 키팅 선생님의 과거를 알게 되고, 그가 학창 시절 비밀리에 운영했던 모임인 ‘죽은 시인의 사회’를 부활시킨다.

동굴에 모여 시를 낭독하고, 서로의 생각과 꿈을 나누는 이 모임을 통해 학생들은 억압된 학교와 부모의 기대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찾으려 한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연극배우를 꿈꾸는 닐은 아버지의 강압에 시달리고, 끝내 비극적인 선택을 한다. 이 사건으로 학교는 키팅 선생님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학생들은 강제로 진술서를 쓴다. 결국, 키팅은 학교를 떠나야 하지만, 마지막 순간 학생들은 책상 위에 올라 ‘오 캡틴, 마이 캡틴’이라 외치며 스승에게 경의를 표한다.

키팅을 몰아내기 위해 학생들에게 퇴학을 빌미로 사인을 시킨 것에 반항하며, 친구의 죽음이 선생님의 잘못은 아니라고 말하는 앤더슨이 책상 위로 올라가 ‘오 캡틴, 마이 캡틴’을 외친다. 이에 용기를 얻은 친구들도 하나, 둘 일어나 선생님을 부른다. 고맙다고 인사하며 나가려는 키팅 선생님이 뒤돌아보며, 글썽이는 눈으로 아이들을 바라본다. 속으로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길을 가라. 바보 같은 사람들이 무어라 비웃든 간에.”


교육의 본질과 개인의 자유, 그리고 사회적 억압 속에서 피어나는 젊은 영혼들의 갈망을 담은 영화다. 성적, 명예, 규율을 강조하는 제도 속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개인의 목소리와 삶의 태도임을 보여준다.

카르페디엠을 무시하는 삶,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억압, 날의 비극은 부모 세대와 제도의 강압이 얼마나 잔혹할 수 있는지를 드러낸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에서는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삶의 시’를 일깨워준 멘토로 남는다. 키팅 선생님을 다시 만난 것에 감사한다. 눈시울이 붉어지고 코끝이, 가슴이 먹먹해지는 기분을 오랜만에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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