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스콧 글, 시드니 스미스 그림,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이 책에 어떤 문장을 써야 최고의 찬사를 남길 수 있을까? 그림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을 생각했다. 까마귀와 소나무와 달의 소리를 듣는 이 아이의 이야기에 어떤 말을 남겨야 내가 느낀 이 벅찬 감정을 다 전달할 수 있을까. 한참을 생각해보았지만, 곧 그럴 수 없음을 나는 조용히 깨달았다. 어떤 비유를 쓴다고 해도 이 소설 속의 ‘나’처럼 근사하고 잔잔한 글을 쓰지는 못할 것 같았다. 설령 그것이 감상평이라고 하더라도.
강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이지?
너도 저 강물처럼 말한단다.
말더듬이 소년에게 이처럼 따뜻한 말을 건넬 수 있는 아버지라니. 책 속의 문장을 옮겨 적으면서, 그와 같은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했다. 말을 더듬는 것을 ‘문제’로 보지 않고 그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들에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 나는 그의 말에서 위안과 동시에 다짐을 얻었다. 나는 그처럼 아이들에게 적절한 위로를 해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나중에 아이가 생긴다면(결혼은 하지 않겠지만, 아이는 갖고 싶은 마음이다) 이 책을 끝없이 읽어줄 것 같다. 추상화와 인물화가 뒤섞인 이 아름다운 그림책의 표지를 넘기면서, 이 소년이 느꼈을 감정과 애틋함과 위안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 해줄 것이다. 너도 그래도 된다고. 강물처럼 말하는 이 소년처럼 누군가와 깊이 연결되는 느낌을 받아보라고. 그리고 그것을 게속해서 지지할 나라는 사람이 있다고, 먼 훗날의 아이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