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회사 공장장

부제: 내가 공장장이 될 상인가?

by 에이피써치 화학팀

얼마 전, 제 오랜 친구 한 명이 대기업 화학계열사의 공장장이 되었습니다. 누구보다 이 친구가 걸어온 길을 잘 알고 있기에, “아, 이 친구라면 충분히 그 자리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현장에서 쌓아 온 경험, 사람을 다루는 방식, 안전과 품질에 대해 집요하게 고민하던 모습까지 떠올려 보면, 어떻게 이 결과로 이어졌는지 납득이 되었습니다.


화학 분야 전문 헤드헌터로 오래 일하다 보니, 공장장 포지션 의뢰를 자주 받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부에서 올릴 인재는 없었나?”라는 생각을 한 번씩 해 보게 됩니다. 물론 실제로는 많은 수의 공장장 포지션들이 내부 승진으로 채워집니다. 다만 저에게 의뢰가 왔다는 건, 회사가 “이번만큼은 외부에서라도 꼭 데려와야 할 역량”이 필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건, 예전에 팀장이나 리드급으로 외부 영입되셨던 제 후보자분들 가운데 몇 년 뒤 공장장이 되어 있는 경우를 꽤 자주 본다는 점입니다. 외부에서 팀장(리드)로 모신다는 것 자체가, 이미 어느 정도 검증된 경력과 포텐셜이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 분은 우리 회사에서 언젠가 더 큰 자리를 맡을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친구와 후보자분들의 커리어를 지켜보고 있다 보면,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공장장이 되는 사람들은 그냥 '현장에 오래 근무해서' 그 자리에 가는 것이 아니라, '근무 기간을 떠나서' 공장 전체를 책임질 만한 특별한 역량이 충분히 확보된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역량의 방향이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맞을 때, 비로소 ‘공장장이 될 사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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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상’에는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유명한 대사가 있습니다. '조직의 장'급 정도의 포지션에서는 “그 자리에 오르게될 상”이라는 게 존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상'은 얼굴이 아니라 이력과 커리어의 결입니다. 어떤 공정을 밟아왔는지, 어떤 환경에서 단련되었는지,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왔는지가 하나의 패턴을 이룹니다.


저희가 공장장 후보자들을 볼 때 느끼는 공통점은 대략 이런 것들입니다.

첫째, 현장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단순히 생산량 수치를 관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설비와 공정의 특징, 문제 발생 시 어디부터 짚어야 하는지를 몸으로 알고 있습니다.

둘째, 안전과 환경(EHS)에 대한 감각이 남다릅니다. “원래 다 이렇게 합니다”라는 말보다 “이 방식이 왜 위험한지,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를 먼저 이야기합니다.

셋째, 사람을 통해 성과를 내는 경험을 계속 쌓아 온 분들입니다. 팀장으로서, 혹은 여러 부서 사이에서 갈등을 조율해 본 경험이 자연스럽게 묻어납니다.

넷째, 경영진과의 소통 능력이 뛰어납니다. 국내 기업이라면 본사 경영진과, 외국계라면 글로벌 조직과 공장의 상황을 숫자와 언어로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공장의 목소리를 전략에 연결할 줄 아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그 사람의 커리어 방향과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분이라도, 회사가 추구하는 생산 전략·안전 문화·조직 분위기와 어긋나면 공장장으로서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방향이 잘 맞는 분은 처음에는 다소 낯선 환경이어도 금방 조직을 자기 색깔로 정리해 나갑니다.


이 글에서는 세세한 스펙보다는, 화학회사 공장장이라는 자리 뒤에 숨은 몇 가지 공통된 결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했습니다. 언젠가 “공장장이 될 상”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오시기를, 현장에서 하루하루 치열하게 버티고 계신 모든 분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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