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을 만들어 보자.
어느 날 갑자기~
아주 갑자기~
예쁜 시집이 갖고 싶어졌다.
표지가 정말 예쁜 시집.
겉치레가 요란한 그런 시집.
물론
세상에는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시집들이 많이 있다.
또한 그 책을 쓰신
시인들의 시는
메마른 가슴에
찡한 감동과 울림을 준다.
그러나
내가 쓰고 싶은
시집은 그저
일상의 끄적거림이다.
아마도
내가 아는 한
내가 쓰는 시집은
시와 에세이의 딱
중간 정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 래. 서.
부크크에 나만의 예쁜 종이책을...
유페이퍼에는 전자책을 내 보기로 결정했다.
제목은
추억이 꼬물꼬물
우리끼리 속닥속닥 (부제)
원래 나는 종이책보다는
전자책을 선호하는 편이긴 한데...
내가 아는 한
부크크는 종이책을 참 예쁘게
잘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어느 날 늦은 오후
조심스럽게
그동안의 작은 끄적거림을
가지고
살짝 문을 두드렸다.
그렇게 시작한 나의 시집은
반려를 밥 먹듯이 먹기 시작했다.
배불렀다.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천성이 그다지
바지런한 사람이 아닌지라.
내가 만들어 좋은 PDF 파일로
들이밀다 보니
결과가 그렇게 된 것 같다
HAHAHA~~
처음부터 그곳에서 제공되는
부크크 서식과 서체를
쓰면 될 일을...
시간을 아끼려고 하다가
아끼기는커녕 오히려 한 3배, 4배는 더 들었던 것 같다.
어쨌든
이 책을 만드는데
반려를 한 6~8번은 받은 것 같았다.
그만큼 꼼꼼하게
체크를 해주시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꼼꼼한 체크에 아주 감사하기는 했지만
내 속은 서서히 부. 글. 부. 글.
그래서
반려를 받을 때마다
다시 제출할 서류의 이름은
늘 부글부글 12345라고
만들어 올리고 까이고
또 올리고 까이고
사실 까였다는 말보다는
반. 려.라는 말을 쓰는 게
맞는 표현일 테지만...
크크크~~
그래서일까?
내 책이 반려에서 드디어
승인을 받자마자
기분이 째졌다.
역시
내가 늘 생각해 왔던 것보다
더 예쁜 시집이 나온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만족감이
아주 배로 느껴지는
묘한 느낌...!
드디어
눈팅만 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나만의
겉치레만 요란한
시집이
출간됐다.
반려로 엄청나게
배불렀던
나.만.의.배.부.른.시. 집.
[ 작심삼일 ]
오늘도
다이어리를 펼쳐놓고
잔뜩 계획만 세워본다
이것도 세우고
저것도 세우고
그것도 세우고
거창한 계획들!
쓰다 보니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혀온다.
그러나
못 먹어도 고고!
웬 걸...
오늘도 나는
작심삼일만에
택도 없는
이 핑계, 저 핑계를 잔뜩 세워놓고는
그냥저냥
만족을 하고
스르르 포기를 하고 만다.
핑계는
마음에 안정을 준다
포기에
정당성을 부여해 준다
그렇게
나의 거창한 계획들은
조용히 사그라진다
홍반의 서재 씀
오늘부터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