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의 일기

두 번째 이야기 :할머니가 가셨다

by 단려

간밤에 하얀 눈이 소복이 쌓였다


할머니가 가셨다

온 세상 하얀 눈을 밟으며

구순을 앞에 두고 편히 가셨다


내 신혼방에

엄마도 외숙모 도움없이

하얀 꽃무늬 밥솥을 안고

할머니가 오셨다


이제 왔다 가면 언제 또 오련?


새색시 된 손녀 찾아

밥 굶지 말라며

따뜻한 밥 챙기라며

밥솥 하나 방에 들여놓고

손 흔들며 가셨다


할머니 생신 날 찾아뵙자 했는데


가신 날

흰 눈이 소복이 쌓였다


온 세상 하얀 눈을 밟으며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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