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왕립정원협회 정원 박람회 선정작 _ Garden Whispers
영국은 풍경식 정원의 나라다.
프랑스에서 성 중심의 조형적인 정원문화가 발전되고 이탈리아에서는 경사에 위치한 빌라의 노단식 정원이 발달하였으며 스페인의 이슬람식 정원이 유행할때, 영국에서는 압도적 자연 풍경을 충분히 즐기도록 하는 풍경식 정원이 주류로 자리잡았다. 미술에 있어서도 사실적인 경험과 빛을 활용하여 자연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좀 더 일찍 정착하였는데, 18~19세기의 존 컨스터블과 윌리엄 터너는 대표적인 영국의 자연주의 풍경화가이다.
때문인지 영국은 지금도 자연 정원 문화가 발달하였다. 소소하게 개인의 정원을 가꾸는 일에서부터 공공의 정원을 조성하고 유지하는 일까지 많은 이들이 정원을 가까이 두고 기뻐하며 즐기고 있다.
오죽하면 The Telegraph 에서는 아래와 같은 말을 싣기도 하였다.
“ In England, gardening is not just a pastime — it’s a national obsession. 영국에서 정원 가꾸기는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국민적 집착이다. ”
국가적으로도 RHS(Royal Horticultural Society, 영국왕립정원협회) 를 중심으로 공공정원을 조성 관리하고 사람들을 교육하며, 특히 RHS 에서 개최하는 정원 박람회(Flower Show) 는 첼시 플라워쇼(Chelsea Flower Show)를 필두로 세계에서 가장 이름있고 대중적인 정원 박람회로 꼽히기도 하다. RHS 는 1804년도 설립후 1850년대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Royal 칭호를 수여받은 이후, 영국을 대표하는 원예 기관으로 200년 넘게 영국 정원 문화를 주도하며, 정원을 예술, 과학, 그리고 공동체의 삶 속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올해에도 Malvern 을 시작으로 Chelsea, Hampton Court 를 거쳐 Wentworth Woodhouse 에 이르는 일련의 정원 박람회가 계획되어 있다.
그리고, 매우 영광스럽게도 올해 RHS Flower Show 의 피날레 행사인 Wentworth Woodhouse Flower Show 경쟁작가 부문에 성균관대 최혜영 교수와 공동으로 작업한 정원 작품 ‘정원이 속삭이다(Garden Whispers)’ 가 선정되었다. 지난주는 정원박람회 행사장인 Wentworth Woodhouse 에서 공식 현장 답사가 있어 영국에 다녀왔다.
영국 사우스요크셔 지역에 위치한 웬트워스 우드하우스는 18세기에 건축된 바로크 양식의 대저택으로 영국에서 가장 훌륭하고 웅장한 조지 왕조 시대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힌다. 87에이커 규모의 정원과 부지에는 사슴 공원과 호수를 포함한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져 있어 현재는 국가유산으로 관리되고 있다. 특히, 고택을 둘러싼 넓은 풍경식 자연 정원의 모습은 우리의 시선을 압도하기에 충분하였는데, 이 공간을 활용하여 작은 정원을 더한다는 것에 일종의 불경스러움을 느낄 정도로 기분 좋은 공간이었다.
RHS Wentworth Woodhouse Flower Show 는 7월초부터 정원 조성을 시작하여 7월 16일~20일 기간동안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벌써 지역민을 위한 티켓이 마감 되었을만큼 입소문을 끌고 있다하니, 부끄럽지 않을 작품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마음도 더 단단해진다.
지난주, 사전 공지 없이 글을 건너뛰었습니다. 양해바라옵고, 다음주부터는 이전 포멧과 같은 글을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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