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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첫사랑 그리고 삐삐

너와나의 음성번호 48679 01179

by 으랏차차 내인생 Mar 15. 2025

90년대 후반 벌써 30년 가까이 지난 세월


주머니 속에서 작은 삐삐가 진동하면 심장이 먼저 반응하던 시절

우리는 숫자로 감정을 전했지


< 48679 01179 >

사랑해 친구 영원한 친구


브런치 글 이미지 1


너와나는 이번호가 서로가 정한 번호였지만

난 뒤에 01179를 자주 뺐었어


조금 짜증이 나기도 했고,

난 사랑인데 넌 왜 자꾸 영원히 친구라고 하니


48679가 난 더 좋아서 그런데 표현할 용기는

삐삐 번호남기는 것 밖에 못했던 나는


다름사람과 만나는 널 보며,

교실뒤에서 창박을 보며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도 억지울음을 지었어


마치 문학소년처럼 ...

체대입시를 준비하는 남자놈이 낙엽보면서 우는 모습이

내 딴에는 무언가 센치해 보였거든


동전이 많았지만 그냥 음성을 너에게 남기고 싶어

"50원 남아있길래 음성남긴다"로 괜히 음성메시지를 보냈지


말 한마디, 목소리 한조각이라도 너에게 닿기를 바랬어


이제 아련한 기억이지만 아직 남아있다.

< 48679 011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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