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존재 이유

by 천혜향

지친 일상 속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쉬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으로 지은 시 한 편 올립니다.



소나무


푸르른 정원에

사과나무

복숭아나무

소나무가 있습니다.



봄이 되자

사과나무는 자신의 흰꽃을 뽐냅니다.

복숭아나무는 자신의 분홍꽃을 뽐냅니다.

소나무는 가만히 듣고만 있습니다.



여름이 되자

사과나무는 자신의 풍성한 열매를 자랑합니다.

복숭아나무는 자신의 탐스러운 열매를 자랑합니다.

소나무는 묵묵히 듣고만 있습니다.



가을이 되자

사과나무는 빨간 열매와 어우러진 자신의 노란 잎을 과시합니다.

복숭아나무는 자신의 알록달록한 잎을 과시합니다.

소나무는 말없이 듣고만 있습니다.



겨울이 되자

사과나무는 떨어지고 있는 잎을 보며 슬퍼합니다.

복숭아나무는 자신의 가지를 보며 괴로워합니다.

소나무는 말없이 지켜봅니다.



크리스마스가 되었습니다.

늘 푸르른 소나무에

아름다운 빛이 납니다.

온 세상을 비추는 따스한 빛이 납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늘 푸르른 소나무에

하얀 눈꽃이 내려와 포근함을 안겨줍니다.

우리의 마음이 맑고 깨끗하게 시작되도록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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