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보는 생각 블랜딩

5.왜요? 질문만 하던 어린이, 방어벽 만드는 어른이

by 문달슬

마음속 불편함은 언제쯤 없어지려나.

어른이 되면 자기 보호를 위한 준비를 많이 하나보다 생각이 드는 일이 있었는데 그 말이 뭐가 그리도 날카로운지 상처가 되었고, 그동안 내 말을 들어주던 언니한테도 앞으로는 깊은 내 이야기는 말을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고민이 있다고 하면 들어는 주겠지만 본인의 이야기는 안 해서 소통이라고 느껴지기보단 내가 일방적으로 하는 하소연에 가까워질 것이다.


어릴 땐 어른들이 입은 무거울수록 좋다. 입을 닫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시면 물음표살인마가 된 거처럼 '왜요?'를 달고 살았는데 요번 일로 깨닫게 된 걸 지도 모른다. 말하는 게 불편하다. 말하는 것보다 침묵하는 게 편하다. 질문을 던지고 억울하다고 해명 아닌 해명을 할 때마다 마치 대화 안 통하는 어린애 보듯 날 본다.


어른들이 날카로워진 건 이해하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한테 상처를 줘도 된다는 건 아닌데 상처준걸 인지하지 못하신 것처럼 되려 나만 조심성 없고 생각 짧은 애가 돼버렸다. 말에도 순서가 있는 법이다. 상황파악을 먼저 하시고 물었으면 좋았을 텐데 다짜고짜 확신을 갖고 잘못을 지적하듯 말하면 나도 나를 보호하게 된다. 자기 보호는 본능이니까.

자기보호하려고 날카로워진 어른들처럼.

어른들이 나를 같은 어른으로 자라게 만든다.

아니면 내가 이미 같은 어른이 된 걸까?

아니면 내가 정말 그냥 생각 없이 슬픔만 표출하는 어린애인 걸까? 자기 보호는 핑계인 것인가?


쪼르르 달려가 내 감정을 먼저 말하는 용기는 이제 없어졌다. 어른들이 무채색처럼 보이던 날들이 많았는데 나도 무채색하나를 들였나 보다.


억울하고 속상한데 조용히 무채색하나를 지나는 중이다.

32살의 나는 이렇게 무채색의 과정을 겪나 보다

어른들도 이렇게 무채색에 하나씩 감정이라는 자리와 표현이라는 자리를 내놓았을까?

그 안에 상처들도 하나씩 받으셨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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