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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 trainer Jul 09. 2024

감나무

감나무 / 이재무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립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 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
주인은 삼십 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 년인데...
감나무 저도 안부가 그리운 것이다
그러기에 봄이면 새순도
담장 너머 쪽부터 내밀어 틔어보는 것이다   




어젯밤 꿈에 대문을 두드리며 나를 부르던 어머니 목소리가 생생하여 시골집에 왔다. 빈 집을 지키며 열매를 맺은 감나무를 보니 감을 좋아하시던 어머니 생각에 눈물이 난다.   

나를 이곳에 태어나게  어머니가 집을 나가신 지 그새 25년, 살아계신다면 올해 100살이 된다. 고령이어서 확률은 극히 낮지만 끝이 확인되지 않았기에 난 지금도 일말의 기대를 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봄이면 새순을 틔우고 가을이면 바람결에 흔들려 보며 집 나간 주인을 기다리는 시인의 감나무가 되어, 들려올지 모를 소식에 귀 기울이며 어머니를 기다린다. 아, 어머니가 유난히 그리운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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