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 <클래스메이트인 여자애들, 전부 좋아했습니다>
대민 업무가 쌓여가는 일상은 때때로 마음을 뾰족하게 깎아낸다. 창구 너머로 마주하는 수많은 얼굴 중 고마운 마음보다는 미워지는 얼굴들이 하나둘 늘어갈 때, 나는 지치다가 이내 무서워진다. 사람을 미워하는 일보다 힘든 건, 그런 마음을 품고 있는 나 자신을 자책하는 일이다. 남을 미워했다가 그런 나를 미워했다가 흔들리는 일상에서 드라마 속 '에다마츠'를 만났다.
그는 마치 비 온 뒤의 강아지 같다. 누군가를 만나기 전 선입견이라는 우산을 쓰지 않고, 경계심이라는 울타리도 치지 않는다. 그저 눈앞의 사람을 있는 그대로, 아니 그보다 조금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전부 좋아했습니다"라는 무모하고도 투명한 고백이 그의 입술에서 흘러나올 때, 뾰족하게 서 있던 나의 마음도 조금씩 뭉툭해지는 것을 느꼈다.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사람을 향한 조용한 애정을 잃지 않는 그의 눈길이 머문 자리마다 기분 좋은 따뜻한 바람이 머문다. 누군가 나를 그런 애정으로 바라봐주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마음이 녹는다.
사람이 싫어지는 마음이 굳은살처럼 딱딱하게 박여버린 당신에게 이 드라마를 건네고 싶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완벽한 업무 처리가 아니라 누군가를 다시 기꺼이 좋아해 보려는 그 무해한 용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