쾨텐의 볼거리를 이야기할 때 성 야곱교회(St. Jakobskirche)와 함께 반드시 이야기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오늘 이야기하는 "쾨텐 시청사(Rathaus)"이다. 이처럼 쾨텐 시청사가 쾨텐의 볼거리로 꼽히는 이유는 시청사 자체가 멋드러지고 100년이 넘도록 잘 보존되어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테이블ㆍ오크로 만든 의자ㆍ샹들리에ㆍ유리창 등이 오리지날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시의회 홀(Ratsaal)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이 시의회홀의 모습인데, 한눈에 보아도 확실히 격조있고 고풍스러움이 물씬 배어난다. 아, 아래 사진 속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모두 옛모습 그대로인데, 이 때문에 시의회홀을 이야기할 때면 그 앞에는 반드시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만큼 "역사적으로 가치있는(historisch)"이란 수식어가 붙곤 한다.
시의회 홀(Ratsaal)
물론 시청사는 건물 그 자체로도 충분히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큼 훌륭하다. 때문에 성 야곱교회(St. Jakobskirche )와 함께 쾨텐의 랜드마크로 기능하고 있는데, 쾨텐을 다녀온 사람의 사진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래 사진 속) 오른쪽에 보이는 노란 건물이 바로 시청사이다. 물론 중앙에서 왼쪽까지 이어져 있는 교회는 성 야곱교회이고.
시청사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서 사진을 찍으니 건물 왼쪽에 있는 시계탑이 또렷하게 눈에 들어 오는데, 저래 보여도 시계탑의 높이는 40m에 이른다. 시청사의 시계탑에서 바라다보는 쾨텐 시가지의 뷰가 일품이라는데, 시의회홀에 정신이 팔려 당시에 저곳에 있을 때에는 탑에 오를 생각을 하지 못했다.
쾨텐 시청사(Rathaus)
분수 너머로 보이는 시청사의 모습인데, 이렇게 사진을 찍어 놓으니 분수의 물줄기가 무척이나 높아 보인다.
서쪽면에서 바라본 시청사인데, 여기서 잠깐 시청사의 역사에 관하여 이야기를 해보기로 하겠다. 문헌상으로 쾨텐이 처음으로 언급된 것은 12세기말인데, 쾨텐의 첫 번째 시청사는 아마도 13세기에 지어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두 번째 시청사는 1437년에 지어졌다. 1437년에 지어진 구시청사는 100여년 동안 손을 보지 않아서 17세기 초에는 붕괴의 위험을 안게 되는데, 그래서 30년 전쟁이 한창이던 1638년과 1639년에 다시 신축을 하게 된다. 이것이 3번째 시청사인데, 문제는 세번째 청사는 처음부터 너무 작았다는 것이다. 하여 1876년에 옆 건물을 사들여 일부 확장을 했는데, 그것으로도 부족해서 1894년에 옆 건물을 하나 더 사들여 1896년부터 1900년까지 4년에 걸쳐 시청사를 완전히 새로 짓게 된다. 새로운 시청사는 독일 르네상스 양식으로 축조되었는데, 그것이 우리가 오늘날 보는 지금의 시청사이다.
이렇게 4번에 걸쳐 시청사의 신축 내지 개축이 있었는데, 쾨텐의 시청사는 처음 축조되었던 곳에 700년이 넘도록 항상 같은 위치에 있다는 것이 놀랍다. 2011년에는 장애인과 노약자 전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었다고.
바하기념상을 보고 되돌아오는 길에서 시청사를 찍었는데, 오른쪽에 성야곱교회의 북쪽 모습이 일부 같이 따라온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시청사의 핵심 볼거리는 '역사적'시의회홀이다. 그러니 쾨텐의 시청사를 찾았다면 밖에서만 바라보지 말고, 안으로 들어가서 그 유명한 역사적 공간을 돌아보아야 한다. 다만 그를 위해서는 시청사의 오픈 시간을 확인해 둘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시청사는 토요일과 일요일은 물론이고, 수요일에도 아예 열지를 않는다. 그리고 화요일과 목요일 이외의 날들은 오전에만 잠시 근무하고(아, 현지에서 확인한 결과 금요일도 휴무이다). 이런 근무형태는 우리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독일에서는 지극히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청사 입구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쾨텐 출신의 작곡가이자 감바 연주자인 아벨(Carl Friedrich Abel, 1723~1787) 탄생 300주년을 기념하는 아벨 축제(ABEL FEST)가 쾨텐성(SCHOOSS KÖTHEN)에서 열리는 것을 알리는 입간판이 서있다. 이런, 내가 쾨텐을 찾기 이틀전이었네. 아, 감바(Gamba, 풀네임은 Viola Da Gamba)는 독일어로는 감베(Gambe)라고 쓰는데, 발로 받치고 연주하는 악기이다.
그의 나이 44세가 되던 1777년의 아벨의 모습.
2023년 아벨 축제의 현장인데, 쾨텐 성안에서 가장 화려한 곳인 "거울의 방(Spiegelsaal)"에서 열렸다.
안내하시는 분은 (첫눈에도 내가 시의회홀을 찾아온 관광객처럼 보였는지) 아무런 말도 없이 나를 시청사 내의 시의회홀로 인도했다. 시의회홀로 들어가는 문인데, 벌써 문부터 예사롭지가 않다. 육중해 보이기도 하거니와, 나무조각이 예술이다.
안내하시는 분의 뒤를 따라 시의회홀로 들어섰는데, 우선 햇빛을 날아다니게 만드는 유리창이 내 시선을 사로잡아 버렸다.
잠시호흡을 가다듬고 시선을 천천히 돌려보니 정면에 의장석이 보이고, 양옆으로 의원들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전체적으론 'ㄷ자'로 좌석이 배치되어 있다. 나무로 만들어진 벽에는 도시의 문장(紋章)을 비롯한 나무조각들이 연이어져 있고, 바닥에는 쾨텐시의 문장이 표현되어 있는 고급스러운 쪽마루가 깔려 있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샹들리에 또한 멋있는데, 이것들이 모두 이 시청사를 지을 때부터 있었던 오리지날이라고 한다. 아, 그리고 이곳은 지금도 시의회가 열리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고.
시의회홀은 쥐센구트(Süßenguth)가 디자인하고 쾨텐의 유명한 소목장(小木匠) 나우만(Naumann)의 손길이 닿아 완성되었다고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많은 재원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재원은 유대인 은행가 프리드하임(Felix Friedheim)이 자신의 사업 100주년 기념일을 자축하며 쾨텐시에 기부함으로써 마련되었다. 그리고 이를 이유로 프리드하임은 1895년에 쾨텐시 명예 시민의 지위를 부여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