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1 - 잘레(Saale) 강변의 할레, 어떻게 다닐까?
독일 중동부에 작센-안할트(Sachsen-Anhalt)라는 주의 남동쪽 끄트머리에 할레(Halle)라는 도시가 있는데, 구 동독지역의 대표적인 문화도시인 인근의 라이프치히(Leipzig)와는 약 40km쯤 떨어져 있다. 할레는 엘베(Elbe)강의 지류인 잘레(Saale)강 연안에 있기 때문에 1965년부터 1995년까지는 '잘레강변에 있는 할레'란 의미를 담아 "Halle an der Saale"를 공식명칭으로 사용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Halle (Saale)"를 공식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다만 이글에서는 편의상 이 도시를 그냥 할레라고 부르기로 하겠다. 아, 할레는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135.02km²의 면적에 25만명의 인구를 가진 도시로 작센-안할트 주에서는 주의 수도인 마그데부르크(Magdeburg)를 제치고 제일 큰 도시로 꼽히고 있다.
도시의 문장(紋章)으로는 이런 것을 쓰고 있는데, 독일의 여러 사이트를 뒤지고 다녔는데, 이 문장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설명을 찾지 못했다.
할레는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일 뿐만 아니라 25만명의 인구를 갖고 있는 대도시이기도 하다. 그러나 할레를 둘러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다. 왜냐하면 할레의 대표적 볼거리인 헨델의 집(HÄNDEL-HAUS)에서 할레의 상징이라고 해도 좋을 붉은 탑(Roter Turm)과 마르크트교회(Marktkirche)를 품고 있는 마르크트플라츠(Marktplatz, 시장광장)까지 기껏해야 걸어서 10분 정도 밖에는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비틀즈 박물관(Beatles Museum)까지 둘러본다고 하면 이야기가 좀 다르겠지만, 그래도 반나절 정도면 할레의 핵심적 볼거리들은 대충 둘러볼 수 있을 것이다. 나 또한 할레에서 그리 오래 머물러 있지 않았는데, 지금부터 그렇게 잠깐 둘러 본 할레를 간단히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할레 관광의 중심은 뭐니뭐니해도 '헨델의 집'인데, 이 집은 헨델(Georg Friedrich Haendel, 1685-1759)의 생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은 박물관으로서의 성격이 훨씬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입구로 들어가는 계단의 오른쪽 벽에 "헨델의 집. 음악박물관(HÄNDEL-HAUS, Musikmuseum)"이라고 쓰여 있다.
헨델의 집에는 여러가지 악기가 전시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으로는 하프와 피아노가 합쳐져 있는듯한 하프 피아노, 그리고 리라 모양을 하고 있는 리라 피아노를 들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파이프 오르간의 내부 구조를 볼 수 있게 두개 층에 걸쳐 전시를 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 전시방법이 참신해서 눈길이 많이 갔다.
한편 헨델의 집 이외에 할레 관광의 또 한 축을 들자면 할레 시민들의 삶의 터전이 되는 마르크트플라츠(시장광장)를 꼽을 수 있는데, 광장 중앙에 할레의 상징인 붉은 탑(Roter Turm)이 있다. 붉은 탑은 원래 나중에 따로 이야기할 마르크트교회의 종루(鐘樓, Glockenturm)의 역할을 했던 탑인데, 탑의 높이만도 84m에 이를 정도로 높아서 할레 어디에서나 쉽게 바라볼 수 있어. 이 때문에 붉은 탑은 할레의 랜드마크로 기능하고 있다.
마르크트플라츠 한켠에는 헨델의 동상이 있는데, 헨델의 도시 할레에 왔다면 헨델의 동상 앞에서 사진 한장은 찍어 두어야 마땅하다.
광장가에 있는 마르크트교회는 루터(Martin Luther, 1483~1546)가 설교를 하기도 하고, 헨델이 침례를 받는 등 많은 인물 그리고 그들과 관련있는 역사적 사건으로 유명한데, 광장쪽에서 바라보면 이런 모습을 하고 있다.
교회 내부의 모습. 먼저 교회의 뒷면에서 전면에 있는 중앙의 제단을 바라본 것인데, 천장의 장식이 화려하다.
위의 사진과는 반대로 중앙의 제단 앞에 서서 교회의 후면을 바라 본 모습인데, 2-3층에 걸쳐 있는 파이프오르간이 눈에 띈다.
앞에서 이야기한 마르크트플라츠의 전체 모습을 한 장에 담아보았는데, 붉은 탑과 마르크트교회 그리고 헨델 동상이 모두 한눈에 들어온다.
할레에는 루터의 이름을 딴 대학이 있는데, 바로 할레-비텐베르크 대학(Martin-Luther-Universität Halle-Wittenberg)이다. 할레-비텐베르크 대학은 1502년에 세워진 비텐베르크 대학과 1694년에 세워진 할레 대학이 1817년에 합쳐지면서 설립되었는데, 마틴 루터대학의 로고는 이런 과정을 웅변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마틴 루터대학의 본관 건물인데,
본관 건물로 오르는 계단에 루터가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모습을 이렇게 그려 놓았다. 때문에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좋은 뷰포인트가 되고 있는데, 나 또한 여기서 루터 옆에 걸터앉아 사진 한장을 찍었다(하지만 방출은 자제했다).
마틴 루터대학의 본관 건물은 공식명칭이 '사자건물(Lwengebude)'인데, 그 이름에 걸맞게 본관 입구의 양옆에 이렇게 사자상이 놓여 있다.
아, 독일 도시 할레에 놀랍게도 비틀즈 박물관(Beatles Museum) 들어서 있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꽤 알찬 전시품들로 가득해서 비틀즈를 좋아한다면 찾아가 볼만하다.. 그러나 솔직히 강추!!까지 하기에는 무언가 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비틀즈를 떠올릴 때면 자연스레 함께 떠오르는 너무도 익숙한 사진인데, 이 사진을 배경으로 비틀즈 멤버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는 등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전시물들이 꽤 있는 것이 특징적인 할레의 비틀즈박물관이다.
박물관 입구로 통하는 이길에 비틀즈의 노래가 흐른다. Let it be에 이어 Hey Jude까지.
만약 내가 지금까지 이야기 한 정도의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해 할레를 좀 더 샅샅이 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이런 지도를 하나 집어들기를 권한다.
그리고 지도상의 표시되어 있는 번호 위주로 돌아다녀 보면 되는데, 워낙 많은 곳이 표시되어 있어서 그것들에 대한 기본적 설명은 아래 사진으로 대체하기로 하겠다.
할레의 거리풍경이 궁금하다면 마르크트플라츠에서 이어지는 라이프치거 거리(Leipziger Straße)를 걸어 보면 된다. 할레의 메인 거리여서 볼거리와 먹거리로 가득한 곳이니 말이다.
그렇게 걷다 보면 라이프치거 탑(Leipziger Turm)을 만날 수도 있는데, 라이프치거 탑은15세기 후반에 건립되었다가 무너진 가이그 문(Gaigtor: 가이그토아)의 일부분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