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2 - 헨델의 생가, 헨델의 집(HÄNDEL-HAUS)을 찾아서
할레 관광의 중심은 뭐니 뭐니 해도 "헨델의 집(Händel-Haus)"인데, 헨델의 집은 음악의 어머니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헨델(Georg Friedrich Haendel, 1685-1759)의 생가이기도 하다.
1. 외 관
아래 사진 속 붉은색 지붕을 이고 있는 길모퉁이 집이 헨델의 집인데, 사진에서 보듯이 건물 자체가 갖는 두드러진 특징은 없다. 그다지 화려하지도 않고, 또 다른 건물과 차별화되는 독특함도 찾아보기 힘들다. 한마디로 그저 헨델이 살아갔던 시절의 전형적인 독일 가정집의 형태를 그대로 갖고 있을 뿐이다.
건물 입구 오른쪽 벽에 붙어 있는 안내판에 따르면 이 집은 1666년부터 1782년까지 헨델의 집안이 소유하고 있었는데, 1948년 6월 13일부터 헨델의 집 박물관"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입구 오른편 벽에 '헨델의 집(Händel-Haus)'이라고 큼지막하게 써붙여 놓은 것이 보인다. 보통 생가(生家)의 경우에는 생가(Geburtshaus)라고 큼지막하게 써놓는 것이 통례인데, 헨델의 집의 경우에는 생가라는 말은 안 보이고 음악박물관(Musikmuseum)이란 글씨만 선명하게 보인다. 글쎄, 헨델의 집을 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 스스로도 지금은 이 집이 생가의 분위기보다는 박물관 느낌이 강한 건물이라는 것을 자인한다는 의미일까?
여행 중에 박물관이나 생가 등을 둘러볼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은 내가 그곳을 찾는 날에 그곳이 열려있는지 여부이다. 물론 그곳을 찾기 전에 인터넷 등을 통해 개관시간 등을 확인하기는 하지만, 가끔은 홈페이지에 틀림없이 개관한다고 되어있는 날에 찾았음에도 휴관인 경우와 종종 마주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헨델의 집의 운영자는 관광객들의 이러한 걱정을 잘 알고 있는지 멀리서도 지금 개관 중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게끔 이런 것을 헨델의 집으로 오르는 계단에 내걸어 놓고 있다.
2. 내 부
이제부터 헨델의 집 내부를 둘러보기로 하겠다. 헨델의 집 내부를 둘러보려면 입장권이 필요한데, 가격은 2011년 4월에는 4유로였다. 당시의 입장권은 앞면에는 아무런 사진도 없이 헨델의 집 이름과 가격만 적혀 있었고, 뒷면에는 여러 장의 사진과 헨델에 대한 설명 그리고 이곳에서 매년 열리는 헨델음악제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덧붙여져 있었다(아래사진 참조). 아, 입장권에 관한 위의 이야기는 내가 처음 이곳을 찾았던 2011년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 올해(2023년 6월) 두 번째로 이곳을 방문했을 때 보니 입장료는 6유로로 50% 올라있었다. 다만 구입했던 입장권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려서 보여주지를 못한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벽에 헨델의 생가(Händels Geburtshaus)라고 써붙여 놓은 것이 보인다. 음악박물관으로 끝나면 관광객들이 섭섭해할 것을 걱정하는 마음 때문인가?
그리고 또 한쪽 벽면에는 "이 집에서 유명한 예술가이자 작곡가인 헨델이 1685년 2월 23일에 태어났다"라고 새겨져 있다.
헨델의 모습인데, 내가 기억하는 한 이번이 나와 헨델과의 첫 번째 만남인 듯하다. 음악의 아버지라고 일컫는 바하의 모습은 수차례씩이나 보아 너무도 익숙한데, 그에 비해 헨델은 이상할 정도로 낯설기만 하다.
할레에서는 매년 헨델 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헨델 축제의 포스터를 이렇게 전시하고 있다.
2022년에 헨델 축제가 100회째를 맞이한 듯. 그럼 처음으로 헨델축제가 열렸던 때는 1923년이었다는 이야기가 되는 건가? 아니면 제1회 축제가 열린 것은 1922년이고, 2022년에 그 100주년을 기념하는 것인가?
어쨌거나 연방대통령의 후원하에 2022년 2월 24일부터 2023년 1월 8일까지 연중 전시회를 열었는데, 호응이 좋았는지 2024년 1월 7일까지 전시회를 연장한다는 이야기가 적힌 포스터.
자,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헨델의 집 내부투어로 들어가 보기로 하겠다. 헨델의 집은 외관이 옛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에 반하여, 내부는 근래에 전면적으로 보수(내지 개조)하여 초현대식 전시공간을 만들어 놓다. 이런 현상은 독일의 많은 '누구누구의 집'이란 관광지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인데, 글쎄 보기에는 그럴싸하지만 이 과정에서 본래의 모습은 거의 사라지고 거의 박물관이 되어 버린 듯한 느낌이 들어 개인적으로는 이런 현상을 그리 반기지 않는다. 물론 헨델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어서 그에 대한 자료만으로도 흥분되는 사람이라면 나와는 다른 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헨델의 집의 관람루트는 2층을 먼저 보고 1층으로 내려가도록 되어 있는데, 2층은 크게 2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헨델의 집'의 첫 번째 방(전시실)은 하얀색을 주된 톤으로 하여 깔끔하게 그의 동상과 사진, 관련 자료 등을 사방에 배치하고 있는데, 너무 휑하지도 않고 또한 지나치게 답답하지도 않은 것이 절제의 미학을 느끼게 해 준다. 첫 번째 방의 입구 좌측에 헨델과 헨델의 집에 대한 설명이 하얀 벽에 붉은 글씨로 가득 쓰여 있는데, 글씨도 작고 사진도 약간 흔들려서 무슨 내용인지는 알 수가 없다.
위 사진 속의 설명 옆으로 헨델의 가계도(家系圖)가 있다.
첫 번째 전시실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 눈에 들어오는 모습은 이러하다.
이곳에서는 잔잔한 소품 위주의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솔직히 크게 관심을 불러일으킬만한 것은 별로 없다. 헨델의 집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지도 정도가 내 눈길을 끌었는데, 이 지도를 보면 헨델의 집이 할레 관광의 또 하나의 중심축인 마르크트플라츠(Marktplatz)와 마르크트교회(Marktkirche)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마르크트 플라츠 한가운데에 있는 헨델 조각상의 미니어처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자그마한 헨델 조각상,
그리고 이런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두 번째 방(전시실)에는 각종 악기가 전시되어 있는데, 그것들 중에 내가 주의 깊게 또는 흥미 있게 보았던 악기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은 크게 2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나에게는 무척이나 생소해서 다른 곳에서는 보기 쉽지 않을 것 같은, 결론적으로 약간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 악기였고. 그리고 다른 하나는 넓은 공간에 홀로 멋있게 배치되어 있음을 볼 때 (나는 모르는) 무언가 의미 있어 보이는 악기였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피아노 위에 하프(?)가 올라앉은 하프피아노라는 악기였는데, 사진 뒤편에 지금 막 지나온 첫 번째 방으로 통하는 문이 보인다.
이 악기의 모습을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 이 악기만 클로즈업해서 한 장의 사진을 더 남겼다.
2 전시실의 중앙에서 약간 오른쪽에 몇 대의 피아노가 함께 전시되어 있는데, 2011년에 내가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와는 전시방법이 조금 바뀌어진 것 같았다. 아래 사진이 2011년의 모습인데, 왼쪽에 있는 검은색(?) 악기의 정체는 내 아직도 모르고 있다. 이 악기 앞에는 Hammerflügel이라고 쓰여 있었는데, 문제는 설명서를 읽어 보아도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선 Flügel 이야 보통 그랜드피아노를 의미하니까(그냥 피아노는 Klavier라고 한다) 그렇다 치고, 문제는 Hammer인데 이것도 피아노뚜껑(이렇게 무식한 말을 써도 되나?)을 열어보면 햄머가 있으니 대충 이해가 되는 면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도 의문은 계속되었는데, 그것은 햄머가 없는 피아노는 없을 것 같다는 것, 즉 모든 피아노가 Hammerflügel 아닌가?라는 것이었다.
이것이 2023년의 모습인데, 무언가 피아노의 배치가 달라진 듯하다는....
2011년과 비교해 볼 때 전시방법에 커다란 변화가 있는데, 그것은 NFC나 QR 서비스를 통해 악기 소리를 들을 수도 있고 또 설명도 볼 수 있게 해 놓았다는 것이었다. 앱을 깔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스마트폰을 기기에 접촉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블루투스 페어링이 되니, 세상이 참 편해졌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오케스트라 배치도가 있는데, 글이나 그림만으로 끝내지 않고, 관람객이 이해하기 쉽게 악기를 함께 전시하고 있는 것이 이색적이었다.
그리 오케스트라를 위 사진처럼 편성해서 연주를 하는 모습을 이렇게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참에 또 하나의 독특한 악기가 전시되어 있는데, 1820년에 슐라이프(Schleip)란 분이 베를린에서 만든 리라(Lyra) 피아노라고 한다.
아래의 2장의 사진은 그 전시방법이 독특하여 사진기에 담은 것인데, 바로 1층과 2층의 구분 없이 2개 층을 모두 할애하여 전시하는 방법이 그 특이함의 요체이다. 이 독특한 전시방법의 전모를 보여주려다 하다 보니 사진도 1층과 2층의 2곳에서 모두 찍어야 했는데, 1층은 이렇게 파이프 오르간의 외관을 보였고 있다.
그리고 2층에서는 파이프 오르간의 내부구조를 볼 수 있게 해놓고 있다.
설명서에 따르면, 이 파이프 오르간은 1790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1층에 내려서게 되면 세 번째 방을 만나게 되는데, 그다지 특별한 감흥은 없었다. 하여 몇 장의 사진을 찍어 두는 선으로 나 자신과 타협을 하고 지나쳤는데, 내 사진첩 속에는 두 장의 사진이 남아 있다. 그 하나는 Klaviermechaniken이란 제목에서 보듯이 피아노의 구조 내지 작동원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붙어 있는 전시물이었고,
다른 하나는 눈길을 전질 수밖에 없을 만큼 폼나는 앤틱성향이 강한 그랜드피아노였는데, 화사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전시실은 (내가 기억하는 한) 2011년에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는 없었던 공간이다. 아마도 그 이후에 새로이 만들어진 전시실이거나, 앞에서 이야기했던 헨델 축제 100주년을 맞아 열렸다는 전시회를 위한 전시실인 듯하다. 리스트(Franz Liszt, 1811~1886)가 1857년에 "이 거장의 작품이 갖는 풍부함과 화려함은 결코 뛰어넘을 수가 없다"라고 했던 말로 시작하는 이 전시실 전체의 주제는 한마디로 "위대한 음악가 헨델" 정도가 될 듯하다.
전시악기보다는 천장에서부터 드리워진 붉은색의 휘장에 포인트를 두고 찍었던 사진인데, 헨델축제가 처음 열렸던 1922년부터 무언가 굵직굵직한 사건이 있었던 해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조각작품에 금박을 입혀 놓은 커다란 것이 전시실 중앙에 자리 잡고 있어, 사진을 한 장 남겼는데,
그 용도는 지휘자가 합창단을 지휘할 때 보는 악보를 올려놓는 보면대이다.
이것은 첨단기법을 이용한 전시물인데, 화면 속의 헨델 동상이 360도 회전을 한다는...
잘 알다시피 헨델은 이곳 할레에서 태어나 함부르크와 하노버를 거치면 활동을 한 독일 음악가이지만, 그의 음악활동의 중요한 시기를 영국의 런던에서 보냈다. 그리고 헨델의 집의 새로운 전시공간은 많은 공간을 할애하여 영구에서의 헨델의 삶에 관한 전시를 하고 있다.
별관 같은 느낌의 넓은 방이 하나 더 있었는데, 전시물은 이것이 전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왼쪽에 있는 오르간만 사진에 담은 후 이 방을 나왔다.
이어서 헨델의 집의 마지막 전시실인데(이곳은 2011년에도 있었다), 다시 화이트 톤으로 회귀하고 있다. 다만 같은 화이트 톤이지만, 첫 번째 전시실보다는 훨씬 더 화려하게 꾸며져 있는 것이 특징적이다. 사실 여기서부터는 자그마한 몇 개의 공간이 연해 있었는데, 공간들 간의 차별성은 별로 느끼지 못했다. 하여 공간의 구분을 무시하고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다.
분위기로만 보아서는 헨델의 집가운데에서 가장 멋진 공간인데, 아쉽게도 사진은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보다 훨씬 화려하고 강렬한 화이트의 향연이 펼쳐지는 공간인데....
헨델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전시해 놓고 있는 곳인데, 중간 문에 덧붙여놓은 장식이 시선을 분산시켜 전시물 관람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공간으로 기억한다.
다녀온 지 불과 3개월이 지났을 뿐인데도 어느 전시실에 있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가 없는 전사물인데, 사진이 아까워서 방출하는 것으로 하겠다. 4번째, 아니면 마지막 방으로 기억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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