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깨달음의 샘물 Oct 19. 2023

헨델(Händel)의 도시 할레(Halle)

그 3 - 할레의 상징인 "붉은 탑"을 품어 안은 "마르크트플라츠"

할레를 소개하는 많은 글들은 하나같이 할레의 상징물로 "붉은 탑(Roter Turm)"을 들고 있다. 붉은 탑은 할레 사람들의 삶의 중심지로 굳게 자리해 온 마르크트플라츠(Marktplatz, 시장광장) 한가운데 높이 서 있는데, 높이 84m에 이르는 붉은 탑은 할레 시내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때문에 붉은 탑은 할레 관광의 랜드마크로 삼기에 손색이 없는데, 붉은 탑과 함께 광장에 있는 사람들을 담은 아래 사진을 보면 할레 시내 어디에서든 붉은 탑을 볼 수 있다는 말이 실감이 날 것이다.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붉은 탑인데, 붉은 탑은 원래 다음 글에서 이야기할 마르크트교회의 종루(鐘樓, Glockenturm)의 역할을 했던 탑이다.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많은 교회나 성당은 그 스스로 종루를 가지고 있는 것이 보통이지만, 과거에는 교회나 성당 자체에 종루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그 경우에는 이렇게 교회와 별도로 종루를 따로 만들기도 했는데, 에어푸르트(Etfurt)의 아우구스티너(Augustiner) 수도원 등이 그러한 예에 해당한다.  

붉은 탑의 한편에 이 탑에 대한 설명이 담긴 표지판이 부착되어 있는데, 대충 한번 읽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붉은 탑의 높이는 84m.

1418년-1506년에 걸쳐 축조.

1508년에 탑의 시계를 부착. 

1945년 4월 심하게 훼손(2차 대전 말기이니 연합국의 폭격이 그 원인이 아닐까 싶다).

1975년 탑의 꼭대기 부분을 철구조로 새로 축조.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재축. 

유럽최대의 종악(鐘樂). 

1945년 4월에 붉은 탑이 심하게 손상을 입은 것과 관련된 내용이 담긴 안내판이  붉은 탑의 벽에 붙어 있는데, 대략 내용은 이러하다: "할레 시민들은 1945년 4월 용감하고 단호하며 또 신중한 행동으로 파괴의 위험에 빠진 할레 시를 지켜준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을 읽어도 1945년 4월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아래 사진은 마르크트교회(Martktkirche) 쪽에서 바라본 붉은 탑의 모습이다. 지금까지 내가 3방향에서 바라본 붉은 탑의 사진을 보여 주었는데, 어떤 사진에도 "붉은색"은 보이지 않는다. 이로부터 어떤 연유로 이 탑의 이름이 붉은 탑이 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하여 꽤 많은 독일 사이트를 헤집고 다녀봤는데 그 어디서도 그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붉은 탑의 모습이 잘 나오게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얻어진 아래 사진을 보면 붉은 탑 뒤에 상대적으로 하얀 첨탑을 가진 건물이 보이는데, 이 건물이 다음에 이야기할 마르크트교회이다. 

할레의 마르크트플라츠(Marktplatz, 시장광장)에 들어서면 앞서 이야기한 붉은 탑이 우리들의 눈길을 제일 먼저 사로잡지만, 이 광장에는 우리가 반드시 보아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할레를 대표하는 음악가인 헨델(Händel)의 동상이 그것이다. 

기단 부분을 빼고 동상만 찍으면 이렇게..

지금까지의 내가 이야기 한 붉은 탑, 마르크트교회 그리고 헨델 동상이 마르크트플라츠에 있는 핵심 주요 볼거리 3종 세트를 이루는데, 이들을 모두 한컷에 잡아 보면 이런 모습이 된다.

아, 아래 사진은 위키피디아에 올라있는 사진인데, 거의 나와 같은 위치에서 찍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도 등에 있어 창이가 많이 나는데, 역시 전문가의 손길이 닿으면 확연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독일 사람들의 삶의 한 축을 형성하는 곳인 마르크트플라츠에 들어섰을 때, 그 시간이 바로 점심시간 언저리라면 그 도시가 어디이든 간에 예외 없이 만나게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가장 독일스러운 음식 중 하나인 소시지(Wurst)를 파는 점포인데, 할레의 마르크트광장에 있는 여러 소시지가게 중 유달리 눈에 띄는 곳이 하나 있었다. 바로 소시지를 머리에 이고 있는 이곳인데, 이곳을 내가 사진까지 남겨놓은 이유는  "Dont Worry, Be Curry"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Dont Worry, Be Curry라는 문구를 보는 순간 휘파람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가 생각났다. 확신할 순 없지만, 아마도 이 노래의 제목을 패러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위에 보여준 사진은 2011년에 이곳을 찾았을 때 찍은 사진인데, 2023년에 다시 찾았는데도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성업 중. 너무 반가웠는데, 12년 사이에 그 규모가 많이(?) 커져 있었다. 

소시지를 굽는 철판과 일하시는 분들의 모습인데, 왼쪽이 2011년 버전이고, 오른쪽이 2023년 버전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커리소시지(Currywurst). 2011년에는 2유로였는데(왼쪽 사진), 2023년에는 무려 4.5유로. 거기에 감자튀김을 추가하니 6.5유로.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마르크트플라츠 주변 건물 중 눈길이 가는 가장 대표적인 건물로는 슈타트하우스(Stadthaus)를 들 수 있는데, 1891년부터 1894년에 걸쳐 지어진 이 건물에 대해서는 "고딕양식적인 요소가 곁들여진 신르네스상스양식의 건물"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작가의 이전글 헨델(Händel)의 도시 할레(Hall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