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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엔 오롯이 내가 있다.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

by 은빛지원

오늘의 팔사

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목화솜에도 상처를 입고, 행복에도 상처를 입는다

가끔은 행복조차 두려운 감정이 된다.

목화솜처럼 부드럽고 포근한 것조차도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


목화솜에도 상처를 입고, 행복에도 상처를 입는다

가끔은 행복조차 두려운 감정이 된다.

목화솜처럼 부드럽고 포근한 것조차도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

오늘도 짧은 필사글에서 내가 주인공이 되어 들어갔다 나갔다를 반복해 본다.

누구에게나 내 삶의 주인공은 나다.

그렇다면 나는 나의 삶을 주체적으로 잘 살아왔을까?

혹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 속에서 조연이 되고 엑스트라로만 살아온 것은 아닐까?

살다 보면 우리는 타인을 통해 상처를 받기도 하고, 위안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내 마음 깊은 곳, 심연에는 결국 오롯이 '나'라는 존재가 있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결국 하나의 나만이 존재한다.

우리 주변에는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끊임없이 상처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연예인들이 악플과 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 삶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그들이 견뎌야 했던 고통의 무게를 생각하게 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마지막 순간에 어떤 감정이었을까?

그 상처가 얼마나 깊었기에, 결국 스스로를 지워버리는 선택을 했을까?

사람은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받는다.

내 말 한마디, 무심코 던진 시선, 무의식적으로 뱉은 농담 하나가

누군가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길 수도 있다.

반대로 나 또한 상처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나는 종종 싫어도 좋은 척하고, 마음과 다른 행동을 할 때가 많다.

웃고 있지만, 속마음은 다를 때도 있다.

그런데 상대방은 정말 그걸 모르고 있었을까?

어쩌면 내 표정, 말투, 미묘한 태도에서 이미 감지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색하지 않으려, 갈등을 피하려,

혹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연기를 한다.

행복을 두려워하는 마음은 어쩌면 상처받을까 봐 미리 방어하는 마음인지도 모른다.

너무 아팠던 사람은 다시 아픈 것이 두려워서,

오히려 행복조차 멀리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런 방어막 없이도 온전히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목화솜 같은 포근함이 더 이상 상처가 되지 않는 날이.

삶은 고(苦)가 아니다

최근 읽고 있는 대행 스님의 『삶은 고가 아니다』에서는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태도를 이야기한다.

삶이 고통뿐이라고 생각할 때,

그 고통을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고.

삶은 있는 그대로 두면 흐를 것이고, 고통도, 행복도 머물지 않고 흘러간다.

그 흐름을 막고 힘겨워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 자신일지도 모른다.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고, 행복을 멀리하지 않는 용기를 조금씩 길러가면서,

목화솜 같은 따뜻함이 상처가 아닌 위안이 되는 날을 조심스럽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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