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손거울
작년부터 매만진 동화가 올해 드디어 출간할 기회를 가졌다. 이 동화의 운명을 말하자면 롱롱 스토리가 나와야 한다.
서귀포 문학 공모전에 3년 전에 이 동화를 공모전에 응모했다 떨어졌다. 이게 1차 시도. 그 뒤 다른 출판사에 2차 공모했지만 또 실패.
마지막 3차 지역 문화재단에 열정으로 재도전해 오늘 드디어 공모전에 입성.
어지간한 인내가 아니면 이 일을 포기했을 것이다.
매일 쓰고 매일 그림 그리고 매일 퇴고하고 약 2년을 매만지니 세상에 책이 한 권 나온다는 내용이 발표되었다.
이 일로 난 매번 이런 교훈을 얻는다.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그 뜻을 알아주는 이가 있다는 것이다.
Don't give up. or you will success.
특히 동화는 에세이와 달리 그림을 삽입해야 해서 두 배의 정성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내 경험으로 동화는 어린아이의 마음이 돼야 하고 상상력, 창의력이 풍부해야 한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야 해서 아이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 제일 큰 일 중 하나. 민들레를 보고 그걸 거울에 붙여야 할지, 아니면 홀씨를 거울에 통과하게 해야 할지, 날아가면 날개를 달아 주어야 할지 등 뭔가 살아 움직이는 시각이 되어야 해서 창작이 어려움을 느꼈다.
글의 마무리 과정은 또 어떻게 할 것인지 완성된 글을 마치는 과정이 마치 끊임없는 생각의 포물선의 연속이었다.
난 어제 마을 뒷산에서 어린이집 아이들이 소풍 와 민들레 자연 관찰을 하는 장면을 보았다.
민들레 손거울
나는 민들레
너는 박들레, 김들레
아이 여섯 민들레 홀씨 따
봄 거울 보며 민들레 홀씨
놀이
초록 텃밭에 아이 둘
탱자 울타리에 아이 셋
난초 농장엔 예쁜 선생님 하나
모두 다 민들레 손거울 들고
노랑 민들레 되어
웃지요
봄, 봄, 봄
민들레, 김들레
봄, 봄, 봄
민들레 홀씨 되어
재밌는 손거울 민들레 보며
화장하고 곤지 찍고
연지 찍다 보니
하루해가 쏙 쏙
손거울 속 민들레가
싱글벙글
산책 길 길가에 핀 노랑 민들레는 그날 종일 놀러 나온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붙잡혔다. 노랑 민들레가 아이 간지러워. 실룩샐룩.
아이가 오니 기분이 좋아 민들레 친구들 아이들 반기고 / 그 고사리 아이들 손이 어느새
노랑 노랑 노오랑.
아이 간지러워 / 아이들이 자꾸 민들레 코를 잡아당겨 손도장 찍으니 어서 달아나 달아나 /
민들레 홀씨들아.
얘들 손에서 달아나 벗어나 날아가 날아가
민들레
봄 비행기 타고 훨훨.
민들레가 냉이 밑에 뽀리뱅이 뒤에
숨어 숨바꼭질
봄산은 언제나 아이들의 놀이터.
산책길 아이들보다 글을 쓰다 보면 단순한 사물의 이치에서 글이 자연 동화가 된다.
예전에 [대통령의 글쓰기]란 강원국 교수의 강읠
들은 적 있다. 글보다 강의가 진수성찬이었다.
구수하고 솔직한 분이었다. 말을 잘 못하신다더니
그건 일종의 겸손. 아주 달변가였다.
난 지역 예술 공모전에서 상당한 지원금을 받는다.
이번 규모는 내가 전에 낸 책 [소년과 흑두루미]에서 받은 것보다 훨씬 많다.
지역 사회에서 판소리, 연극, 문학 시각, 종합 예술 분야에서 1차 심사에서 약 92명이 지원. 그중 서류 심사에서 문학은 5인이 합격. 나머지 종합 예술 모두 합쳐 33인이 응모에 합격했다.
1차 서류 심사가 얼마나 까다롭던지 몸살이 서류 정리하면서 몸살이 났다.
올해로 난 9년째 글을 쓰는 중이다. 매번 글을 쓰지만 이번 책은 에너지가 너무 많이 쓰였다.
난 며칠 전 코로나까지 걸려 엄청 고생을 했다. 고열과 오한, 눈에 눈물이 나 앓아누운 날도 있었다. 이렇게 몸이 너무 안 좋아 글을 그만 쓸까도 고민했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좋은 소식이 전해져 그걸로
다시 글 쓰기를 하라는 응원으로 알고 오늘 이렇게
겸손의 글을 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