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내면과 역사 속 진실을 알게 해 준 멋진 보고서
올초의 일이다. 아버지가 사신 집에 보일러가 고장이 났다. 아버진 살아생전 어머니와 함께 계셨을 때 화목 보일러를 자주 사용하셨다. 그 일은 무척 고된 일이었다. 왜냐면 손수 땔감을 장만해야 했기 때문이다. 화목 보일러는 추위를 많이 타는 어머니를 위한 아버지의 배려였다.
그런 배려가 있어서 인지 어머니는 겨울에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반면에 아버지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수시로 땔감을 마련해야 했고 톱질과 대패질 거기다가 나무를 끌고 와서 장작까지 패서 창고 한편에 쌓아 두는 일을 해야 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겨울철 나무의 불이 꺼지면 새벽에 일어나서 다시 땔감을 아궁이 속에 집어넣어야 했다. 어머니는 마치 여린 화초와 같았다. 그것도 자주 시들시들한 화초 말이다. 난 오늘 고인이 되신 어머니 생각이 나서 도서관에서 책을 한 권 빌렸다.
책의 제목 중 온실이라는 낱말이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온실이라면 식물이야기 일거라 생각해서 읽어 보고 싶었다. 난 식물을 잘 관찰하는 사람이고 또한 반려 식물을 오랜 세월 키운 사람이다. 그러니 자연 식물책 이겠거니 표지를 봐도 식물이 보여 얼른 짚어 들었다. 요즘 기후위기로 식물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시간이 많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책의 내용 중 대온실이 철거 대상으로 매번 지정되었다가 여러 번 그 고비를 넘겼다는 말을 들었다. 왜 인간은 소중한 것을 간직하기보다 자꾸 사라지게 하고 망각하게 하고 우리의 편에서 멀어지게 하는 습성이 있을까?
그런 연유로 이 책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잘 간직하고 자 하는 어느 한 작가님의 간곡한 부탁이 담겨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비록 어머니는 작고하셨지만 아버지와 추억은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 것처럼 이 책도 많은 사람에게 그런 일면이 있길 바란다. 먼저 책의 저자를 소개한다.
김금희 작가님은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너무 한낮의 연애]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우리도 페퍼로니에서 왔어] 장편 소설 [경애의 마음] [ 복자에게] 중편 소설 [나의 사랑, 매기] 연작 소설 [크리스마스 타일] 짧은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산문집 [사랑밖의 모든 말들 [식물적 낙관 ]등이 있다.
상으로는 신동엽 문학상, 젊은 작가상 대상, 현대문학상, 우현예술상, 김승옥문학상 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이 있다.
이 글의 목차는 이렇다.
원서동 / 옮겨다 심은 종려나무 밑 / 야앵 / 타오르는 소용돌이 / 당신은 배고픈 쿠마 센세이 / 큰 물새우리 / 목어와 새 /
얘들아 내 얘기를 / 대온실 수리 보고서
이 소설의 첫 부분은 수리의 종류에 관한 용어들이라 했다. 독수리와 같은 매의 과가 아닌 건물의 중수와 중창 재건 등 같은 건축용어다. 이 글의 서두인 원서동은 종로구 창덕궁 길을 말한다.
이쯤 되면 이 책이 무엇을 말하려는지 책의 목차에서 조금 눈치를 챘을 것이다. 건물이란 말과 원서동 그리고 종려나무 이 새 단어를 배열해 보아도 이 글이 창덕궁과 관련된 식물의 이야기란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론 아직 이르다.
여기에서 수리에 대해 나왔으니 흰 꼬리수리와 흰 죽지수리에 대해 알아보고 가자.
흰 꼬리수리는 자세히 보니 꼬리는 흰색 나머지는 갈색인 독수리다.
대형 수리종으로 전신이 약 94cm쯤이며 멸종 위기 야생 생물 1급이다. 겨울철새로 드물게 관찰된다.
이것보다 더 무섭게 생긴 검독수리는 흑두루미를 괴롭히며 날아온 겨울 철새다. 가끔 와온 해변을 가면 독수리가 나타나 흑두루미를 괴롭히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럴 땐 귀가 매우 따갑다.
적이 나타났다는 신호를 온 논밭과 바다에 알려 마치 그 공간이 전쟁을 방불케 한다.
포식자에게 흑두루미 떼가 먹히지 않으려는 필사의 장면을 보면서 난 가끔 삶이 전쟁터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사랑한 흑두루미를 이 무더위에 다시 그려보니 가슴이 뜨거워졌다. 지금 저 많은 흑두루미들은 어디서 쉬고 있을까?
이 소설의 서두는 살아 있는 수리를 말하는 게 아니라 집수리를 말하는 수리를 의미했다. 섬에서 나고 자란 박영두라는 청년이 기록한 보고서엔 다리가 개통돼서 서울에 한 시간이면 온다는 거리에 사는 소목수가 등장한다.
영두가 사는 곳은 인천 강역시 강화도에 있는 석모도라는 섬이다. 그가 하는 일은 창덕궁 담장을 따라 형성된 서울의 원서동의 대온실 수리공사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다.
일제가 훼손한 창경궁 대온실을 1973년 복원하는 과정에서 동물원과 식물원을 철거할 때도 살아 남았던 이 대온실 보수 공사 수리 보고서 작성을 맡은 영두는 30대 여성이다. 영두는 중학생 시절 서울에서 산적이 있다. 그 시절 잠시 만난 뭔가를 늘 추진 중인 은혜라는 친구와 서울의 낙원하숙을 떠올렸다.
그녀는 석모도에서 서울로 와 낙원 하숙에 머물렀다. 하숙집 주인인 안문자 할머니는 외할머니의 둘도 없는 친구이며 할머니가 떠난 뒤에도 아빠와 연이 되어 문자를 주고받는다. 쌀, 젓갈, 고구마를 주문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영두는 음---- 말이 많은가?"
"별명은 깨죽이고요."
반면에 할머니의 손녀 리사는 말이 없는 조용한 아이다. 차가운 돌이라도 삼 년을 앉아 있으면 따뜻해지는 법인데 시토시토 차가운 비가 내리는 성품이라.
그러나 리사는 비보다 눈에 가까운 아이였다. LA에 간 18세의 리사가 스케이트 빙상장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을 연상하는 영두. 그녀가 말하길 리사의 우울은 히치콕 영화[사이코]에서 처럼 공격적인 우울이란다.
12월에 석모도 섬을 떠난 영두가 은혜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절교를 당했단다. 친구란 무엇인가? 은혜에게 친구는 늘 한 동네에 같이 살아야 한단다. 그 나이에 친구는 자신의 신체의 일부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남겨진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는 매정하기가 쓴 물 같다는 친굴 바라보는 은혜의 이 말이 참 감동적인 대사다. 표현력이 대단하다.
그 후 영두가 자라 건축사 사무소 홈페이지에 자기소개서를 써서 맡은 일이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쓰는 일을 하게 된다.
실측과 현황 조사에도 참여해야 하고 역사적 고증 같은 전문학예사의 영역도 해야 한다. 이세창이 영두를 반기는 이유가 이과인 자신은 수많은 썰을 풀어야 하는데 그럴 자신이 없어 위키 검색으로 겨우 살고 있다고.
그러다 실측 진행 과정 중 지하 공간이 발견되었다. 이곳에 숨은 진실은 무엇인가?
그리고 원서동 초입에서 창덕궁 담장 쪽으로 난 골목길에 있는 낙원하숙의 할머니는 누구인가?
'낙원하숙으로 온 지 며칠 되지 않아 나는 이 집의 사람들이 기이하게 불행하다는 생각을 했다. '
식탁에선 삼우라는 사람이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모른다고 떠들었고 그래 1월은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하면서 뉴스마다 북핵 위기가 떠들썩했다. 할머니의 이불빨래는 끊이질 않았고 낡은 세탁기는 스스로 욕실을 벗어나고 싶어 했다.
또한 리사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할머니에게 냉랭했다. 가족이 부산에 있는 리사가 가족을 잃어 본 적이 없어 가족의 소중함을 모른다는 영두의 말이 실감이 났다.
이 이야기는 동양 최대의 유리 온실인 창경궁 대온실에 숨어 있는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과거와 현재 개인의 상처를 교차시키는 역사 소설이다.
수리 작업 중 비밀이 문자 할머니의 과거와 연결되었음을 알게 되는 영두는 과거의 상처와 현재 자신의 일을 통해 자아를 찾아간다. 글은 창경궁과 창덕궁에 대한 자연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 읽은 동안 식물이나 동물이 시각적 이미지로 형상화가 되어 좋았다.
이 책은 역사 공부나 식물이나 동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기를 추천하는 소설이다.
난 문자 할머니의 표현에서 아깝지 않고 무섭지 않은 할머니란 어떤 할머니일까 머릿속으로 그려 보았다.
석모도를 떠나 낯선 사람들과 앉아 바라본 풍경이 마치 내가 어려서 시골을 벗어나 대도시로 유학을 간 그림처럼 어쩌면 낯선 것들은 죄다 불편한 감정인지 이런 표현이 내 어릴 적 기억과 비슷해서 놀라웠다.
창경궁 대온실의 공사 책임자 후쿠다 노보루는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형의 손에 양육되었다는 기록. 16세 때 국학자의 양자가 되어 본격적인 원예가의 길을 걸었던 사람이다에서 내편에선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북미에서 삼나무와 낙우송을 들여와 심었다. 삼나무는 조계산에 많고 낙우송은 국가 정원의 물가에 많다. 이 나무는 생존법이 특이하다. 얼마나 뿌리 번식력이 강한지 주변을 아주 싹 다 뿌리로 장악해 버린다. 이 대목에서 낙우송의 진실과 직면해 놀라웠다.
그 시대에 낙우송이 북미에서 수입되었다니 놀라웠다. 어쩐지 이 나뮤를 볼 때마다 우리나라 식물 같지 않게 키가 크다고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다. 후쿠다 노보루가 주목한 건 1874년 미타육종장에서 오렌지, 레몬, 유자와 함께 심었다가 한 번 실패한 것이 포도다. 이 작물은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포도원을 우치한 효고현 반슈 이나미신촌은 수리가 나빠 벼농사 대신 면화를 생산했다. 개항 후 값싼 외국산 면화가 밀려들었다. 그래서 주민들이 가난하게 되었다. 이 모습이 자주 눈에 그려졌다. 어려서 내가 본 과수원의 풍경을 닮아서이다. 그 건조하고 암담한 땅에 프랑스산 포도 묘목 3천 그루는 희망이었다. 포도도 키우기 힘든 작물 중 하나.
1882년 소량의 결실을 얻었다. 반슈 포도원 와이너리 상표는 커다란 찬사였다. 이 대목에서
인간의 집념에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이 작물의 복병이 있었다. 포도뿌리 혹벌레가 있었다니.
역시 식물이 인간을 가만 두지는 않는 걸 알았다.
이게 1885년 후쿠다의 유리 온실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이는 포도나무의 영양분을 빨라 먹는 혹덩어리다. 이 해충이 흑사병에 비견되는 재앙을 유럽에 몰고 왔다. 기후위기 시대에 이런 식물이야기를 들으니 질병들이 과거나 현재나 시대가 반복되는 기분이 든다.
이 책을 첨 접했을 때 단순한 온실 보고서인 줄 알았더니 읽을수록 내용이 꽤 광범위했다. 창경궁은 태종 때 건설된 창덕궁과 함께 동권이라는 하나의 군역을 형성했다. 조선 역사의 중심지 역할을 했고 태종은 주로 창덕궁에서 정사를 보았다. 하지만 이후 1907년 일제 통감부의 계획에 따라 훼손되기 시작했다.
이는 소설 속 은세창이 보여준 내용들이다. 국문과 나온 석모도 헤밍웨이의 영두의 시선으로 본 우리 문화의 중요성. 이 책을 읽다 보니 우리 문화의 좋은 건 다 버리고 외국 문화를 마냥 멋지고 폼나게 인스타에 올리는 젊은이들을 보면 이런 책을 읽어 보는 게 좋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반대로 외국에선 잊혀 가는 한복 문화를 좋아해 한국 사람보다 더 한복에 매력을 느껴 한복 이미지 대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꼈다. 또한 창덕궁의 핫스폿인 일월오봉도와 인정전, 낙선재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전통을 지키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전통이 사라져 버리길 원하고 세상은 참 묘하다. 이 소설을 통해 미완인 우리 역사가 소망이 있기를 바란다는 작가의 말은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잃어가는 민족 문화의 정체성을 바로 알아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또한 여든다섯이 될 때까지 창덕궁의 조류들을 지켰다는 일본 모 학자의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다.
또한 전통 사무라이였던 한 관리가 후쿠다가 일군 포도 시험장을 보고 모조리 불태우라는 그 말은 너무 끔찍했다. 그만큼 서양 포도가 많있었나 보다. 예전에 원어민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있다. 한국의 포도와 영국의 포도는 맛에 차이가 있다고 말이다. 난 안 먹어 봐서 모르지만 말이다. 그 당시 국비 유학생으로 한국에서 신품종 산업을 꿈꾸던 후쿠다의 집념이 대단함을 느낀다. 거기다 그가 프랑스의 유명 와인 산지인 부르고뉴의 한 와이너리에서 직접 포도를 수확하고 양조 작업을 돕는 일꾼으로 일했다니 대단하다. 결국 포도 연구 때문에 장티푸스로 죽은 후쿠다.
그 시절 대온실은 목재와 철재로 된 가장 화려한 건축물이었고 제국주의의 상징물이었다고 한다. 생존하려고 존재하려고 그 안에 민족의 정체성을 오래 간직해 놓으려는 사람들의 노고를 엿볼 수 있다.
난 우리 민족의 모든 역사는 집이든 땅이든 강이든 나무든 식물이든 슬픔이 바다처럼 넘쳐흐르고 있음을 책장을 넘기면서 알게 되었다. 주인공 영두는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서 형식으로 썼다. 여기 기록을 보니 그 시절 동물, 식물학자들이 역사에서 값진 희생을 했을을 알게 되었다. 내가 아는 식물의 이름을 식물책에 기록하면서 난 저들의 노고에 감사를 느끼기도 했다.
소설 속 인물의 말들
준호 – 사는 것을 친절을 전제로 한다.
재성 – 장 과장 말처럼 그냥 지나가도 좋을 것들. 땅밑은 수리와 복원의 대상이 아니니까 그냥 지나가자.
선우- 순신이 교문에서 장미 다발을 들고 왔을 때 그는 웃어 주며 반겨 주지 못했다.
지향- 소중한 시절을 불행에게 다 내어 준다. 어떤 시절을 통째로 버리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이해한다.
경훈- 역사가 슬픈 건 죽은 이들 때문이다. 그 일은 미완으로 남은 소망일 수도 있다.
왜 문자 할머니를 과거와 현실을 연결하는 사람으로 등장시켰을까? 이름도 문자라니 카톡은 왜 안 되나? 작가는 내가 생각하는 문자가 그 문자가 아니었다. 일수를 찍으며 기록을 하는 사람이란 뜻이었다.
영두- 대온실 수리 보고서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름이 영두라 왜 이렇게 지었을까? 상처받은 영두가 할머니와 함께 치유를 한다.
문자 할머니가 스케이트를 들고 강화도로 온다.
문자 할머니에게서 인간미가 느껴진다
할머니의 손녀 리사 때문에 중학교를 중퇴한 영두를 위로하기 위함이었다. 그 후 다시 석모도로 돌아갔지만 금성무(이순신)의 사랑을 뿌리치고 만다. 금성무 홍콩 배우 닮은 이순신 이미지가 매우 재밌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주한 원서동의 자리에 선 영두의 마음은 어땠을까?
프리랜서로 1년을 일하는 영두가 다시 과거와 마주하면서 쓴 보고서. 문자 할머니와 영두와 그리고 은혜의 딸 산아와 스미는 같이 상처를 받은 자들로 서로의 상처를 극복한다.
리사- 비인간적이고 지독한 개인주의자다.
리사는 겨울의 얼음 같고 영두는 여름의 흙 같다.
문자 할머니가 조선에서 살고 있던 일본인이라니. 역사의 쓴 강풍을 경험한 불쌍한 시대의 인물을 화두로 역사를 통해 한 개인의 불행은 전 인류의
책임임을 보게 되었다.
글은 문자 할머니와 산아와 스미는 사는 장소와 공간이 달랐지만 서로 스쳐 지나가는 나무들처럼 서로를 위로하며 살아가 상처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이미지들이다.
후쿠다 노보루- 대온실인 후쿠다 노보루는 죽었지만 대온실이 되어 살아난다. 영두의 상처가 대온실 복원을 통해 살아나고 죽음으로 멈춘 할머니의 시간이 흐른다. 이런 걸 일종의
식물을 통한 내면 치료라 해야 하나??
상처 입은 기억을 통째로 버릴 것인가? 아니면 기억할 것인가?
상처 입은 기억은 버려야 하지만 곪지 않고 딛고 잃어서려면 기억해야 한단다.
영두의 남자 친구였던 금성무의 본명은?
여기에서 많은 새들도 등장한다.
나는 어떤 새일까?
동백꽃과 매화나무를 좋아해 동박새
대온실 수리 보고서가 결국 각자의 삶을 완성해 나간다는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사람이야기를 하는 온실 수리 보고서는 내가 읽은 책 중 좀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끝까지 이기적인 사람은 수리를 해도 그 본바탕이 변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피해 보는 일은 일도 없는 정과장이라느 사람. 자료를 갖고 있으면서 알려 주지 않고 발주 업체를 괴롭히는 교활한 인간. 이 인간은 어치에 비유했다. 까치라는 새. 알고 보니 별로였다.
그래서 가끔 사람들이 욕을 할 때 ‘저 산○○같은 이라고 말하고 저 조○○같은 인간’이라 말하는구나. 그리고 가족들에게 버림받은 할머니의 사랑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도 알게 되었다.
또한 인물을 식물이나 새로 비유하는 방식에서 매우 예사로운 관찰력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문할머니의 정체를 밝힌다. 이 할머니는 리사의 집에 입양된 사람으로 그녀는 마리꼬라는 대온실에서 근무한 박옥주의 딸이었단다. 이런 비밀이 여기에 숨어 있다니?
그녀가 일제강점기에 창경궁 안에 있는 동물들에 관한 동화를 써서 일본의 소년잡지에 발표를 한 인물이었다.
창경궁 동물원의 폐사 사건과 6.25 사면의 위험에 직면한 수녕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야앵, 밤에 벚꽃을 구경하는 일이 예전이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그런데 오늘 이 글을 쓰면서 왜 저 벚꽃이 저리 슬퍼 보이는지 모르겠다.
후쿠다는 대온실과 1909년 11월에 동식물을 완공한 기념으로 신주쿠 교엔레서 기른 60여종의 난꽃을 홀 전체에 장식---.
2천마리 귀빈을 맞이하는데 홋카이도에서 가재를 잡아와 장식---.
이때 초대 통감이자 식물원 건설을 명한 이토 히로부미가 조선인에게 총격을 당하다----.
연회장에 울려 퍼진 푸치니의 마농 레스코
이 장면을 떠올리니 목이 매었다.
참고로 흰 죽지 수리는 멸종 위기 야생 생물 2급으로 깃털은 흑갈색 목부분은 갈색과 노란색이다. 양 날개 죽지에 하얀 반점이 특징인 새다. 우리가 이 책을 읽으면서 소중한 철새, 식물, 역사 등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독서를 통해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간직하기 바란다.
또한 창경궁 대온실 공사 총책임자는 후쿠바 하야토.
사건의 주배경인 대온실 지하 배양실은 허구.
문자 할머니는 잔류 일본인 여성.
창덕궁과 창경궁 두 궁의 일부 그림인 동궐도는 집에 대해 궁궐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