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우주 Jul 12. 2024

어휴, 피곤해요.



오늘은 이상한 경험을 했습니다. 


새벽 달리기를 하며 요며칠 미워하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 

그이들이 내게 직접 한 말은 몇 줄 되지 않고 내게 보인 표정은 한 두 컷에 지나지 않는데 사나흘 저 홀로 몸을 불린 미움이 얼마나 커져있는지 머릿속 그들은 이제 나의 면전에서 욕을 하기에 이르렀더군요. 

모처럼 갠 하늘에 기꺼운 마음으로 나간 바깥 달리기였는데 내가 키운 미움으로 자진납욕 하고, 내가 먹인 욕에 화가 치밀어 복수를 꿈꾸느라 그 소중한 시간을 모두 써버렸습니다. 이 무슨 한심한 짓인지.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시간도 잡아 먹고 나도 잡아 먹는, 과식도 하고 소모되기도 하는 일입니다. 

한 끼를 과하게 먹으면 소화에 과도하게 사용된 에너지를 충전하고 너덜너덜하게 늘어난 위를 달래주기 위해 두 세 끼 되는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잡아먹힌 나를 되찾기 위해선 척추를 세우고 피와 살을 빚어야 하고요. 처음부터 다시 말이죠.


어휴, 피곤해요. 시간도 아깝고요. 

이제 그만 쫓아내야겠습니다. 제가 키운 미움, 저보다 더 커지겠어요. 이쯤에서 그만.


작가의 이전글 두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