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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smilewriter Mar 26. 2024

<갑자기 보고 싶어>

갑자기

책 제목이 끌렸다.
갑자기..

갑자기란 말은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이 급히 뭔가를 하거나 맞아떨어질 때 쓰는 표현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생기는 경우는
좋은 일 또는 나쁜 일 거의 두 가지 경우이다.

왜냐하면 일상적인 일, 별로 관심이 안 가는 일에는 '갑자기'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다.
대체로 놀란 경우 '갑자기'라는 표현을 쓴다. 나는 이 단어가 좋다.
설레게 하는 단어이다.

TV에서 망해가는 가게를 찾아가 이유를 찾아보고 더 잘 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을 했다. 가만히 보고 있다 갑자기 눈물을 쏟아내는 여사장님을 보니 덩달아 눈물이 났다. 가게가 잘 안 되어서가 아니라 제작진이 박스 하나를 건네주었는데, 그 속에 책 한 권을 보고 눈물을 쏟았다.

 택배, 박스, 책이랑 눈물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집중했다.
여사장님의 남편이 몇 년 전 회사 출근했다가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 큰 충격에 1년 넘는 시간 동안 가게 문을 닫아놓았다고 한다. 아무것도 안 하고 슬퍼하며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면 안 되겠다, 자녀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하며 새벽에 일찍 가게에 나왔다고 한다. 재료손질하고 준비를 몇 시간에 걸쳐해놓으면 했는 것이 아까워서라도 영업을 열심히 할 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다 한다. 하지만 허무한 느낌이 들어 접고 집에 오길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1년 6개월 정도가 지나고 다시 가게를 시작하려고 하니 막막하다고 했다.

방송을 찍는 이 날 제작자 측에서 책선물을 보냈다. 눈물의 이유가 책 자체가 아니라 바로 남편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었던 것이다. 남편이 살아계셨을 때 매달 책을 손수 골라 한 달에 한 번씩 택배로 보내주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책을 보내지 말라해도 20년째 계속 보내는 남편에게 짜증도 냈다고 한다. 하지만 돌아가시고 나서 당연히 오지 않던 책택배인데, 이 날 받은 것이다. 사장님은 남편이 보낸 건가 하는 생각에 깜짝 놀랐고 눈물이 났다고 한다.

<갑자기 보고 싶어>
라는 그림책 제목과 딱 떨어지는 내용이다.
마음이 짠했다. 매달 부인을 생각하며 책을 고르고 선물로 보냈을 남편과 매달 일상적으로 남편의 책선물을 받던 부인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마음 한 구석이 아파왔다. 아름다운 음악 듣는 기분으로 그 광경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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