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반

A의 활약

by happysmilewriter

A는 마음에 내내 걸렸던 P의 이야기를 당사자에게 털어놓으면서 방관자였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P에게 미안했다. 이제 목격한 일이나 들은 일 들을 진술하면서 P곁에서 P를 돕기로 했다. 그리고 P곁에서 친구로 다가가기로 마음먹었다. 초등학생때부터 같은 반도 몇 번 했던 P의 인간성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었다. 평소 P가 반친구 등 남을 도와주는 모습, 배려하는 모습을 본 A였다. 단지 본인은 내성적이라 친하게 지내고 싶었던 P에게 말 한번 걸어본 적이 없었다. 화장실 사건날 내내 자신을 자책했다. 바로 화장실에 달려가 P의 편을 들었어야 할걸, 아니 처음 아이들이 P에 대해 괴롭히려고 할 때 P에게 알려줄 것을 바라만 보고 있었던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꼈다. P가 혼자 다니며 우울해하는 모습, 반친구들이 P를 괴롭히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모르는 척 하고 지낸 시간이 아쉬웠다. 어떻게 하면 P를 도와줄까 고민하다 당일 날 화장실에서 물벼락을 맞은 P에게 수건을 갖다주고, 바뀐 수업강의실을 찾게 도운 것이 다였다. 그 날 힘겨움에 바르르 떨며 교실에 들어온 P의 모습을 보고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P가 힘겨운 표정으로 집에 갈 때 따라갔다. 한참을 따라가다 결국 A가 알고 있던 이야기를 했다. 고맙다는 말도 겨우 하는 P를 보며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학교에 알리거나, 경찰에 신고를 해서라도 P를 도와야겠다고 생각하며 집에 왔다.
다음 날 졸업여행가는 날이라 새벽에 나섰다. 체험활동가는 버스안에서 P옆에 앉아 함께 방법을 모색하려고 했다. 이제야 자신이 비겁함에서 조금 벗어나는 것 같아 안도했다. 기다렸지만 P는 오지 않았다. 10대의 버스가 도착해야 할 시간에 제때 오지 않은 P와 다른 반 애 한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로부터 10분 후 학년 선생님들의 의논으로 2대반 빼고 나머지 8반 먼저 출발했다. 담임 선생님이 안절부절못할 때 전화를 받았다. 통화 내용으로는 P의 부모님인 것 같았다. 잠시 후 담임 선생님이 P가 아파서 못온다고 하셨다. A는 입술을 깨물었다. 머리카락이 서고 온 몸의 피가 세차게 흐르는 것 같았다. 그 와중에도 O의 무리들은 P가 아파서 못온다는 것에 대해 큰소리로 비아냥거리고 있었다. 평소 말이 별로 없었던 A는 자신도 모르게 고함을 쳤다.
“야, 너희들은 반 친구가 아파서 못온다는 데, 그런 말이 나오니? 너의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한다.”
“야, 네가 뭔 상관이야?”
“너 대체 왜 그래? 우리가 어쨌다고?”
평소 수업시간 뿐만 아니라 반친구들에게도 거의 말을 하지 않던 A가 소리치는 모습에 버스에 있던 반친구들이 놀라 말을 하지 못했다. 몇 초 적막만 흐르더니 담임선생님이 대체 왜 그러냐고, 현장체험가는 즐거운 날에 서로 얼굴 붉히지 말고 기분좋게 지내야지라고 말했다. A와 O 무리는 잠시 서로 흘겨보더니 시선을 거뒀다. 담임선생님은 운전 기사에게 출발하라고 하고, 학년 부장선생님께 P의 병결을 알리는 전화통화를 했다. A와 O 무리는 버스안에서 내내 조용히 갔다. 다른 아이들은 잠시 움찔했으나 몇 분 후 예전의 모습대로 이야기를 나누고 간식을 꺼내 먹기 시작했다. 실장이 담임선생님과 기사님께 음악을 틀어달라고 해서 기사님이 가요영상을 틀어주자, 반 아이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노래를 따라부르고, 가수의 외모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기 시작했다.
A는 P가 걱정되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그 다음날도 P는 오지 않았다. 빈 책상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P의 집에 들러 얘기라도 나눠볼까 하다가 혼자 생각하고 학교폭력을 신고할지 결단내리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기다렸다. 며칠 동안 P가 오지 않더니, 실장이 무미건조하게 담임선생님께 묻는 말에 P의 근황에 대해 알게 되엇다.
“선생님, P 이제 안와요?”
“아, 안그래도 너희들에게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P 전학갔어.”
P에 대해 O무리가 놀릴 때 바라보고 웃거나 같이 놀리는 데 가담했던 아이들을 비롯해 반 친구들 모두가 크게 놀란 눈치였다. 가장 놀란 사람은 A였다. A는 눈 앞이 캄캄해지면서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 날 A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밤새 생각했다. P를 위해 내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결심했다. 새벽 4시에 컴퓨터 앞에 앉았다. P와 관련된 내용의 증거를 모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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