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또 쓰고
We are pleased to inform you that your manuscript, "~~~~~", has been accepted for publication in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
이렇게 시작하는 메일을 받아 보면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아마 브런치에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은 논문이 아닌 책 출판을 위해 많은 투고를 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직장을 다니면서 박사 학위과정을 하며 SCI(E) 논문 출판을 위해 수차례 원고를 투고했었습니다. 위 메일은 제가 처음으로 논문 accept 통보를 받았을 때 받은 메일입니다.
정말 기뻤다. 아니, 기쁨보다는... 살았다는 안도감이 먼저였다.
메일을 처음 봤을 때 손이 떨렸다. "We are pleased to inform you"라는 문장을 세 번도 더 읽었다. 혹시 내가 잘못 본 건 아닐까? 이렇게 정말 끝나는 건가?
교수님께 승인받고, 원고 작성해서 투고하고, 한 번 리젝 받고, 재투고하고, 리비전 하고... 그 모든 과정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솔직히 기쁨보다는 "이제 끝났구나"라는 안도감이 더 컸다. 조금 더 진행되었다면 신경쇠약이 올 참이었다.
첫 논문 투고는 그렇게 많은 경험을 안겨주고 결국 승인되어 출판이 확정되었다.
'나도 할 수 있구나.'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머릿속에 교수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처음 박사과정을 시작할 때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었다.
"박사는 파트타임이든 풀타임이든 다 같은 박사다. 그러니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서는 모두 동일한 자격요건을 가져야 한다. 내 기준으론 SCI(E) 논문 최소 3편 이상은 출판해야 박사학위 취득 자격요건이 된다. 그리고 그 정도는 해야지 박사학위 논문도 작성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1편을 출판했다. 하지만 여전히 2편을 더 출판해야 했다.
'이제 시작이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입학 당시 교수님과 좀 더 흥정을 해볼걸…'
난 그렇게 혼자 생각했다. 입학 당시 최소 3편이라는 교수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인 나를 참 무모하다고 혼자 자책도 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 봐야 소용없었다. 1편을 했으니 2편도 할 수 있다.
'그래, 쓰자. 무조건 쓰자. 아무 생각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거 하자.'
accept 통보를 받고 나니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첫 번째 원고를 작성하면서 자연스럽게 두 번째 논문 주제가 떠올랐던 것이다. 첫 논문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어? 이 부분도 논문이 되겠는데?'라고 생각했던 주제였다. 사실 첫 논문의 속편 같은 느낌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에이~ 이건 논문이 안 돼'라고 스스로 기준을 세워 포기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이 주제로 한 편 더 쓰면 되겠는데?'
한 편을 써봤다는 경험이 이런 자신감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마침 관련 실험데이터는 학위과정을 대비해 쌓아 둔 상태였다. 추가 검증 실험 1~2번만 더하면 충분했다.
그렇게 나는 첫 번째 논문 후속작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첫 번째 논문을 쓸 때처럼 막막하지 않았다. 어떤 구조로 써야 할지, 어떤 그래프가 효과적일지, 리뷰어가 어떤 질문을 할지... 경험이 길을 알려주고 있었다.
자나 깨나 논문 생각이었다. '이 부분은 이렇게 써야지', '이 데이터는 저렇게 분석하면 되겠네' 하루 종일 머릿속이 논문으로 가득 찼다.
첫 번째 논문 출판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난 두 번째 원고를 완성하고 교수님께 미팅을 요청했다.
'따르르릉~'
"여보세요. 그래 웬일이냐?"
"교수님, 이번 주에 혹시 미팅 잠깐 하실 수 있으실까요?"
"그래? 무슨 일이냐?"
"네, 논문을 한 편 더 적어봤습니다. 검토 요청드리려고요."
전화 너머로 침묵이 흘렀다.
"..."
"교수님?"
"... 뭐? 벌써?"
교수님 목소리에 놀람이 묻어났다. 첫 번째 논문도 아직 정식 출판 전인데, 벌써 두 번째를 썼다니 믿기지 않으신 모양이었다.
"네, 첫 번째 논문 하면서 생각난 주제로 정리해 봤습니다."
"... 그래. 수요일에 내 방에서 보자."
교수님 목소리에 어떤 기대감 같은 게 느껴졌다.
그렇게 교수님과 미팅 약속을 잡고 난 원고를 정리해 다시 교수님과 두 번째 논문을 준비했다.
두 번째 논문 원고를 설명드리는 날 교수님은 연신 긍정적으로 말씀해 주셨다. 첫 번째 논문 미팅 때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파고들던 그분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첫 번째 논문이 accept 된 후 교수님께서 날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달라지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날, 아니 내 연구를 조금 인정한다는 느낌이었다.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래, 이건 어느 저널에 투고할 거냐?"
"네, 이건 첫 번째 논문 후속작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조금 고민입니다."
"그래, 그럼 이번 건 ○○○저널에 투고하자."
순간 귀를 의심했다.
'교수님이 먼저 ○○○저널을 말씀하시다니...'
○○○저널은 첫 번째 논문 리젝 후 내가 투고하고 싶었지만 교수님께서 반대하셔서 투고하지 못했던 저널이었다. 교수님께서 메인 멤버이신 학회의 SCI(E) 저널이었기 때문이다.
"해외 SCI(E) 저널에서 먼저 너를 검증하도록 해라"라고 하셨던 교수님이 이제 먼저 이 저널을 제안하셨다.
이건 단순한 저널 선택이 아니었다. 교수님께서 내 연구를, 그리고 나를 인정하신다는 신호였다.
교수님 교신저자로 투고 시 이점이 매우 높은 저널이므로 나로선 매우 행운이었다. 한편으로 교수님께서 이제 내 연구와 원고를 인정한다고 생각하니 뭔가 느낌이 좋았다. 박사학위 취득이 한층 더 앞으로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10월에 첫 논문이 accept 되고, 다음해 1월에 교수님께서 제안하신 ○○○저널에 두 번째 논문을 투고했다. 첫 논문 때와는 달리, 이번엔 조금 다른 마음이었다.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이 컸다.
'이번엔 순조롭겠지?'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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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논문, 이렇게 시작하세요
【 전략 1: 첫 논문의 부산물 활용 】
첫 논문 쓰면서 발견한 흥미로운 점
실험 과정에서 나온 추가 데이터
리뷰어 코멘트에서 힌트 얻기
못다 한 이야기를 후속편으로
【 전략 2: 데이터 미리 준비 】
조건별 데이터 체계적 정리
"나중에 논문" 생각하며 실험
모든 데이터 잘 보관
【 전략 3: 경험 활용 】
첫 논문의 구조 재활용
효과적이었던 그래프 스타일
리뷰어가 좋아한 표현법
피해야 할 실수들 체크
【 전략 4: 타이밍 】
첫 논문 Accept 직후가 최적
자신감 최고조 시기
교수님 신뢰 상승기
흐름 끊기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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