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가 너무 굽어 땅을 보고 다니시는
선자 할머니는
우리에게 뭐라도 주고 싶으셨나보다.
한 걸음 내딛기도 힘든 신체를 이끌어
주고 가신 딸그락거리는 종이 주머니.
힙한 종이 주머니 안에는
박카스가 5개 들어있었다.
박카스 주머니
시골 장날은 항상 비슷하지만
가끔은 실없이 구경하러 나갈 때가 있다.
사거리에 화분을 파는 사장님은
이건 비싸니까 사지마.
그건 키우기 힘드니까 사지마.
하시는데, 그와중에 눈에 띄던 작은 사철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이것도 금방 죽는다며 사지 말라고 하셨지만
고집을 부려보았다.
아기자기한 꽃들이 정말 귀여웠다.
마침 선자할머니가 주신 종이 주머니는 곧 사철나무 옷이 되었다.
사철나무 외투
화분사장님의 말씀대로
사철나무는 곧 꽃이 떨어지더니
겨우 가지만 남아 숨을 헐떡였다.
해도 보여주고 바람도 쐬여주었지만
끝내 흙으로 돌아갔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바닥청소를 하다가
머리 위로 자꾸만 떨어지던
파란걸레들을 모아
사철나무가 입었던 옷을 입혀 주었다.
바구니가 된 종이주머니
할머니 손에 야무지게 잡혀
우리 치과에 오게된 종이 주머니.
너의 이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