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안의 그놈] 리뷰
예전만큼 아이돌 출신 배우가 연기를 한다는 것에 반감을 많이 가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연기가 검증이 안된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종종 연기력 논란에 오릅니다. 임시완, 도경수 배우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돌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 영화 역시 그런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는 기존에 드라마를 통해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줘 어느 정도 신뢰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기존 배우들 중에서도 영화에서는 드라마만큼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우려가 되기도 했습니다. 영화 [내안의 그놈]은 아이돌 출신인 진영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를 받쳐주는 배우가 박성웅, 라미란, 김광규 배우입니다. 과연 그들에 뒤지지 않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아이돌 가수가 배우로 전향하는 것에 대해 호의적인 편입니다. 그들이 아이돌이 되는 과정에서 몸을 쓰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고, 무대를 하는 것도 연기의 한 부분으로써 배우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본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작사 입장에서는 조금 저렴한 가격으로 인지도 있는 연예인을 출연시킬 수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나쁜 선택은 아닙니다.
이미 옥주현, 바다 배우도 이미 뮤지컬에서 상당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유진 배우 역시 드라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본인 노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내안의 그놈]에 출연한 그는 배우라는 이름을 가져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대치가 낮은 상태에서 영화를 봤지만, 영화에 거슬리는 장면이 없었습니다. 잘 다듬어진 느낌은 아지만, 영화를 보면서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들이 흔히 겪는 후시녹음으로 인한 어색함과 표정연기들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최근 [아는 형님]에 배우진이 출연해서 한 말에 의하면, 박성웅 배우가 진영 배우의 연기를 위해 모든 대사를 자신의 톤으로 녹음해주고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합니다. 그 도움의 성과가 어느 정도 나온 것 같습니다.
사실만 두고 보면 이 영화는 상당히 뻔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미 많이 소비된 소재들을 사용합니다. 조폭과 학생의 영혼 체인지, 그리고 출생의 비밀. 그런데, 이 영화는 그 요소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습니다. 아주 적극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점에 이 영화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적어도 다른 영화들처럼 그런 소재들을 어떤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위해 단순 소비가 아닌 영화의 대부분의 내용이 이런 설정이 아니면 안 되도록 잘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기본이 아주 잘되어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기본만 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컴퓨터를 처음 배우러 가면, 타자 연습을 엄청 시킵니다. 이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걸 정식으로 배운 사람과 아닌 사람은 장시간 타자를 쳤을 때 오는 피로도가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오랜 시간을 컴퓨터 학원에서 여러 가지를 배운 사람으로서 이 부분은 확실합니다. 이 영화는 몇 년 동안 타자 연습만 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인 타자를 치는 것에는 아주 능숙하다 프레젠테이션이나 스프레드시트는 전혀 만질 수 없는 상태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기본은 한다는 점이 한국 영화에서는 장점이 됩니다. 최근 관람한 [언니]를 또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분명 액션 영화인 [언니]보다 액션이 훨씬 좋습니다. 액션은 전문 스턴트맨이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점입니다. 우리가 액션배우라는 호칭을 쓰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몸을 쓰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기에 그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는 겁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완성도는 그리 높다고 할 수 없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편집이 너무 급합니다. 난도질이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페이드 효과가 너무 많습니다. 영화가 설명하기 귀찮은 것들은 그냥 건너뛰면서 넘어갑니다. 설명을 그냥 포기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촬영을 너무 대충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속에 안경이나 선글라스에 스태프들과 조명이 그대로 비춥니다. 어떻게 이런 사소한 것도 신경을 안 쓸 수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촬영할 때, 출연자가 안경을 쓰면 조명을 상당히 신경 씁니다. 안경에 빛이 반사되어서 배우의 눈이 안 보이는 경우도 있고, 조명이 직접적으로 화면에 나오거나 스태프들의 모습이 보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영화의 집중에 크게 방해되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안경이 아닌 반사가 심한 물체가 있을 때도 그런 문제를 고려합니다. 때문에 반사가 안 되게 하는 스프레이를 뿌려서 처리하거나 안경을 따로 제작하여 촬영을 하기도 합니다. 인터넷에 조금만 찾아봐도 이런 점들 해결하는 방법이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결론은 무난하게 볼만한 코미디 영화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주제적인 부분이 약하다는 점입니다. 결말 부분에서 대놓고 주제 같은 대사를 하긴 하지만 머리에 깊게 박히는 부분도 없습니다. [아이 필 프리티]처럼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분명히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도 그런 부분이 충분히 있습니다. 왕따 문제나 가족의 소중함 같은 것들 말이죠. 그런데, 이 내용들은 영화 내용 전체를 관통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사실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 더 정확합니다. 왕따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기보다는 코믹하게 다루고 있고, 가족 이야기 역시 영화의 큰 사건이 이 가족문제와 맞닿아 있지는 않습니다. 결국 이 영화의 가장 큰 사건인 영혼이 바뀌는 설정에서 오는 큰 이야기가 있었어야 합니다. 비슷한 소재인 한국 영화인 [아빠는 딸]같이 서로의 시점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그런 이야기처럼 말이죠. 이런 것을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요? 영화라는 재화가 이용 후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했다면 이렇게 안 만들 것입니다.
3.5 / 5 무난하게 기본은 하는 코미디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