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버디와 함께 해피엔딩] 리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요즘 더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2004년 통신사 광고에서 처음 시작된 말로, 광고가 나온 지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을 통해 전해지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오면서, 퇴직 후 삶이 적지 않다는 의식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에 노후 준비에 대한 관심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는 새로운 선택지를 주고 있습니다. 꾸준히 일하는 것을 원하는 사람과 퇴직 후 편안한 삶을 원하는 사람들로 나뉩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자신의 일을 꾸준히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버디와 함께 해피엔딩]입니다.
노인들의 삶을 다룬 영화가 최근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비밥바룰라] 라는 영화가 개봉한 적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박인환, 신구, 임현식 배우가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입니다. 노인들에게 새로운 삶 혹은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버디와 함께 해피엔딩]은 매니저로 살아온 알 하트가 나이가 들면서, 들어가게 된 요양원에서 과거 자신이 담당했던 코미디언 버디 그린을 만나면서 새롭게 자신의 일을 하게 되는 내용입니다.
현실에서도 이런 고민이 많습니다. 실버타운과 같이 어느 정도 금액을 내고, 케어를 해주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지낼 수 있다는 장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금액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죠. 꾀 최근까지도 이런 실버타운은 노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자녀들 역시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생각들이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영화 속에서 손자가 요양원에 들어갈 것을 권유하지만 그는 거절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요양원에 들어간다는 것은 정말로 자신이 나이가 들었음을 인정하는 일이 되는 것 같다고 느껴질 것입니다. 정확히는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쓸모가 없는 존재라는 생각도 들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젊은 시절부터 쉴 새 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노년기에는 삶을 즐기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힘이 될 때까지 자신의 일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속 두 인물도 자신들의 일을 위해 여정을 떠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두 사람의 여정은 무난하게 흘러갑니다. 그것이 이 영화의 단점입니다. 버디무비, 로드무비라고 불릴 수 있는 이 영화는 그 과정이 너무 심심합니다. 샐러드는 소스 없이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영화 속에서 이야기하는 철학적인 이야기가 담겨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은 그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 영화는 버디 무비로써 보여주는 케미도 부족하고, 로드 무비의 매력도 부족합니다.
이 점이 넷플릭스 콘텐츠의 장점이자 단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런 영화가 극장에 개봉한다면 돈이 아깝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새로운 콘텐츠를 본다고 돈이 드는 시스템은 아닙니다. 때문에,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시청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촘촘하고 의미가 있는 영화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TV를 시청하는 환경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콘텐츠를 제작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하나는 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환경입니다. TV 드라마의 경우 틀어 놓은 상태로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해 요소도 많습니다. 저의 경우, 틀어 놓은 상태로 핸드폰으로 오는 메시지나 알림도 살펴보고, 마실 것을 가져오기 위해 움직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밀도 있게 만들기에는 조금 한계가 있습니다. 시청자가 잠깐 다른 일을 하는 사이에 전개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 영화를 이해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TV 드라마로 예를 들면, 일일드라마는 주부들이 주 시청층입니다. 집안일을 하면서 틀어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야기가 간단하고 멀리서 봐도 전개가 이해되게 끔 큰 액션과 약간의 과장이 필요합니다. 밤에 하는 드라마는 비교적 정리가 된 상태에서 시청을 하기 때문에 조금 더 밀도 있는 연출이 가능합니다.
넷플릭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 [로마], [버드박스]와 같이 큰 대작들을 매번 만들 수는 없습니다. 이슈면에서도 그렇고 매번 영화를 만들 때마다 이런 대작을 만드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때문에, 실제 극장에서 영화를 개봉하듯이 주기적으로 이런 영화들을 내놓을 것입니다. [로마] 이후에 [버드박스]가 공개되었고, 그리고 [킹덤]을 공개한 것처럼 [킹덤]이 조용해지면 다시 새로운 대형 콘텐츠를 공개할 것입니다. 그 외에 그런 콘텐츠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작은 콘텐츠들이 나올 것입니다. 이 영화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때문에 일반적인 영화와 같은 기준으로 영화에 대해 말하면 조금 어설프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 또한 넷플릭스의 계산을 통해 만들어진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감독의 능력 부족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규모를 생각해보면 넷플릭스에서도 양산형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에 제작된 콘텐츠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적으로는 가벼운 마음으로 가볍게 보기에는 좋은 영화입니다. 어떤 의미를 찾거나, 감성에 젖게 하는 그런 대단한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평소에 생각해보지 못했던 나이 든 자의 삶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영화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청한다면 그리 나쁘지 않을 영화입니다.
3 / 5 나이가 들어도, 열정은 죽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