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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Sep 20. 2018

[영화] 안시성

액션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 '안시성'



명절에는 가족단위 관객이 많다그런 만큼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들이 개봉을 한다이번 추석에는 [안시성], [명당], [협상], [더 넌이 기다리고 있다사실상 한국 영화들의 3파전이 예상이 된다오늘은 영화 [안시성]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전쟁 씬그것은 인정

 

 영화 초반부터 10분 정도 전투 장면이 나온다이 전투 장면부터 상당히 잘 나왔다이 영화는 계속 이런 식으로 치고받고 할 것이라고 보여주는 예고편 같은 느낌인데상당히 잘 만들어졌다딱 봐도돈이 많이 들어갔다는 느낌이 든다그리고, 20분 뒤에 또 전쟁 장면이 나온다액션을 아주 휘몰아친다영화 [안시성]은 확실히 전투에 신경을 많이 쓴 듯하다.

 

나오는 인물들의 개성도 전투에서 잘 녹아있고그냥 치고받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들 나름대로 전략과 작전이 있는 전투다배우들의 액션 연기도 크게 어색하지 않고 조화를 잘 이룬다액션 블록버스터라는 장르 다운 모습을 보여준다수도 없이 많은 당나라 군사와 넓은 평야 그리고 안시성의 모습의 CG도 잘 나왔다적어도어색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는 아니었다.

 

 이러한 노력들은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디트를 보면 더욱 알게 된다스태프가 엄청 많다중간에 좌우 2줄로 나오는데이걸 1줄로 쭉 연결하면 거의 할리우드 버금가는 스태프의 규모로 보인다상당히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위해 힘썼다는 것이 느껴졌다단순히스태프가 많아서 느낀 것이 아니라 영화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고생했다는 점이 느껴졌다.

 

 

전쟁 신,그것만 인정

 

 전쟁 신을 제외한 나머지는 그냥 그렇다솔직히이 영화에서 연기를 가장 잘한 인물은 의외로 남주혁’ 배우라고 생각된다조연으로 엄태구’, ’박병은’, ’오대환’ 배우가 나오지만사실 그들은 연기력을 크게 보여줄 장면이 없었다. ‘조인성’ 배우는 성주로써 나오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물론친근하고 조금 부드러운 인물로 표현되어서 조금 나아 보이기도 하지만 전투를 앞두고 부하들에게 포부를 말할 때는 조금 위엄이 떨어져 보였다.

 

개인적으로는 박성웅’ 배우를 아주 좋아한다어떤 역할을 해도 잘 어울리는 배우라고 생각한다그런데당나라 말이 원래 그런 지 모르겠는데상당히 어색하게 들린다대화를 하는 느낌이 아니라자신이 외운 대사를 하는 느낌이었다. 당나라 말을 쓰는 배우들이 대부분 그렇게 들려서, ‘당나라 말이 원래 그런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제작 코멘터리를 보면중국어 발음도 확인했던 것으로 나오고엔딩 크레디트에서도 중국어 자문까지 있는데 어색하게 느껴졌다중국어를 모르지만어색해 보인 것은 사실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가장 걱정했던 배우가 남주혁’ 배우여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의외로” 연기를 잘 했다아주 뛰어난 연기는 아니지만보면서 어색하다고 생각되거나 감상이 깨질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이 영화가 자체에서 감상이 깨지는 곳이 많이 서 적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스토리는 100%는 아니지만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다그렇다면극 중에서 그 스토리를 어떻게 살을 붙여서 매력적으로 풀어가는지가 중요할 것이다이 영화는 그 부분은 포기한 것 같다. KBS 대하드라마 같은 느낌이다영화를 보면 이 영화의 중점은 스토리 라인보다는 화려한 전투에 초점을 둔 건 알겠다.

 

스타일리시한 듯하게 보이는 편집이나 전투 장면은 보면서 좋다고 생각했다그렇다고스토리에 너무 신경을 안 쓴 것이 아닌가 싶다. ‘설현’, ‘정은채’, ‘엄태구’ 이 배우들이 맡은 역할은 영화 내에서 없어도 무방할 정도로 너무 임팩트가 없다물론이야기 막판에 이 세 배우가 어떤 역할을 한다사실그 사건 없어도 이야기 전개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마지막에 어떤 사건을 넣으려고이 세 배우를 캐스팅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정말전투에 집중하고 싶었다면 배우들의 액션 케미를 보여주는 것에 조금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박병은’ 배우가 맡았던 과 오대환’ 배우가 연기한 활보의 케미였다특히, ‘활보라는 캐릭터는 양손 도끼를 이용한 액션을 보여준다그런 액션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당나라에서도 신창수’ 배우가 맡은 설인귀도 매력 있었다.이런 매력 있는 캐릭터들끼리의 충돌과 그들의 특기를 이용한 액션이 너 나와주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우리가 어벤져스에 열광하는 이유는 히어로가 나와서가 아니라 그들의 특기들을 이용해서새로운 조합과 케미가 보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그 케미가 너무 적게 나와서 아쉬웠다.

 

 

그냥 보기에만 좋은 영화

 

 맨 처음에 말했듯이명절에는 가족단위 관객이 많다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적합한 영화다극장의 장점을 잘 살려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음악도 괜찮았는데음악감독이 윤일상’ 작곡가여서 놀랐다그리고 광활한 전투를 보기에는 극장의 큰 스크린이 제격이다자주 극장을 찾지 않은 부모님 세대에게는 이런 영화가 조금 더 재밌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그리고 무엇보다 졸릴만한 영화는 아니다영화 초반에 모든 것을 다 짜내기 때문에처음부터 집중력을 가지고 본다그리고마지막 30분은 사실 다 짜내서 더 이상 나올 것이 없는데도 억지로 짜내는 느낌이다.

 

 덕분에마지막에 양만춘의 활과의 밀당은 정말이지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정말영화 보다가 중간광고가 나올 것 같았다예능프로그램도 아니고그런 식으로 질질 끄는지 이해가 안 된다.러닝 터 임도 긴데 그거 줄여서한 회차라도 더 트는 것이 돈을 더 벌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정말 아무 의미 없는 컷이라고 생각된다성주로써 양만춘이 안시성을 위해 희생된 사람들을 생각하는데 그런 것을 보여주려면처음부터 그런 것에 대해 잘 쌓아갔어야 한다

 

 앞에는 그런 사람들 그냥 흘려보내다가 갑자기 그거 생각한다고 다 흘러간 거 건더기 몇 개 주워서 만든다고 그것이 제대로 굴러가겠는가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순간들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으면앞에서부터 이 장면은 중요한 장면이다라는 표식처럼 무언가 임팩트를 줬어야 한다그냥 흘려보내다가 갑자기 기억해봐라고 하면 기억이 나겠는가영화를 보는 내내 굳이 이 배우가 나와야 했나?’ 라는 캐릭터와 배우 캐스팅이 많다할리우드처럼 영화를 찍고 싶었던 모양이다그렇다면그 역할이 우리 머릿속에 기억이라도 되도록 해줘야 하는데그런 것도 없이 너무 쉽게 소비해버렸다.

 

 

 

 그냥 즐기기에는 좋은 영화다아무 생각 없이 보기에도 괜찮은 영화다이런 영화도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영화가 예술작품이기도 하지만문화생활을 하는 수단 중 하나기도 하다영화를 통해서전쟁의 긴박함과 적을 무찌르는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또한극장의 큰 스크린과 빵빵한 사운드를 즐기기에도 이 영화는 괜찮은 영화다그것만 충족한다면재밌는 영화는 될 수 있겠지만 좋은 영화는 될 수 없을 것이다역사적 고증이나사실관계를 따지지 않더라도 이 영화의 허점은 많다인물의 감정 변화에 대한 설명도 적고어떤 행동에 대한 이유가 약한다전쟁 장면 때문에 스토리를 풀어갈 시간이 부족했다면 스토리라도 단순하게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그럼에도 가족과 보기는 좋은 영화다그래도 손익분기점이 600만이라고 들었는데 그 정도는 넘을 것 같다.

 

3.5 / 5  액션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 안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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