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하고, 지루한 이 길은 언제 끝날까
고독을 알기에는 조금 어린 나이라고 생각된다. 그의 나이 16. 16년을 살았어도, 아직 어리게 느껴지기만 하다. 결핍을 채우기 위한 여정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찰리’와 ‘피트’
이 영화의 주인공은 ‘찰리’라는 소년과 ‘피트’라는 사람 이름 같은 이름을 가진 말이 등장한다. 극 중 ‘피트’는 달리기는 즐기는 소년이다. 아침마다 말리기를 한다. 그런 소년이 경마장에 관심을 보이면서, 경주마 ‘피트’를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된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그에게 경주마는 자신과 같은 존재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덕분에 둘을 긴 여정을 같이하는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 모두 말을 애완동물로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 경주마는 경주마일 뿐이다. 경마의 세계에서 경주마는 그런 취급을 받는다. 경마에서는 빨리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달리기를 좋아하는 것이지 그것으로 경쟁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좋아한다는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을 때 해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어도, 그것이 누군가의 이익에 의해 행해진다면 그것은 좋아하는 일이라 하더라도 유쾌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여정을 떠나면서 한 번도 달리지 않는다. 단거리 경주마인 피트는 찰리와 함께 마라톤을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 여정이 쉽지는 않다. 아무것도 없이 떠난 찰리에게는 피트만 있는 것이다. 그리고 찰리에게는 목표가 있다. 자신이 정착해서,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는 고모의 집으로 가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든다. 고모라는 인물이 죽었거나, 못 찾는 결말로 가면 이 영화는 이 소년에게 너무 큰 절망을 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런 결말이 된다면 이 소년에게는 죽음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어보였다. 그만큼 그에게는 고모라는 존재가 절박해 보였다.
사실 그는 여정을 떠나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있었다. 아니, 많이 있었고 그때마다 그들은 먼저 손을 내밀어 줬다. 물론, 모든 사람은 아니다. 기회가 있었고, 경찰의 도움을 받아 정부의 지원이나 도움도 받을 수 있었지만 그는 거절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직은 희망이 있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들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그가 원하는 건, 자신이 도움을 받는 것보다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는 사람 혹은 그런 장소를 원했던 것은 아니었을지 모르겠다.
피트에게 기대다
이 영화의 제목처럼 피트에게 기대고 있는 사람들이 나온다. 피트의 주인인 ‘델’과 기수였던 ‘보니’ 그리고 ‘찰리’다. 목적은 다르지만, 세 사람은 피트에게 기대고 있었다. ‘델은 피트가 자신에게 돈을 가져다주지 못하자 그를 버리려 했다. 보니 역시 자신의 우승을 위해 피트를 버렸다. 어떻게 보면 가장 어린 찰리만이 피트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지려 했다.
우리는 가끔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어린 친구들에게 배움을 얻기도 한다. 이 영화에서는 찰리다 그런 역할을 한다 찰리라는 소년은 아직 현실을 모르기 때문에 그 책임이 얼마나 큰일인지 몰라서 그럴 수도 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책임이라는 무게를 점점 무겁게 느낀다. 때문에, 자신이 책임지지 못할 것 같은 일에 대해서는 나서지 않으려고 하는 어른이 많다.
만약 델이 피트를 끝까지 데리고 있었다면, 그는 파산을 했을 수도 있다. 보니 역시 기수로서의 생활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알지 못 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던 것을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책임에 대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을 때, 그 소년은 비로소 편한 마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그때, 그 눈물을 흘린 후 소년은 다시 달리기를 할 수 있었다.
누구나 그럴 때가 있다. 함께하던 사람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혼자 남아 이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 할 때가 있다.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인 것만 같고,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기에도 자신의 마음이 편하지 않을 그런 때 말이다.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지루할 만큼의 고독함을 맛보게 된다. 그 어디에도 내 편을 없을 것 같은 그런 기분으로 그 길을 걷는다. 사실, 그 끝에 내 편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없다면, 어딘가에 정착해서 내 편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 자신의 의지만 있다면, 우리를 도와줄 사람은 많다. 마치, 찰리가 일을 할 수 있게 했던 사람들처럼 말이다.
3.5 / 5 고독하고, 지루한 이 길은 언제 끝날까? 그 끝은 달콤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