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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Aug 05. 2019

누가 웃을 수 있을까?

8월 2주 영화 이야기

본격적인 휴가철과 함께 시작된 8월에는 많은 관객들이 피서를 위해서 극장을 찾습니다. 때문에 배급사는 이 기간에 개봉하는 영화에는 많은 신경을 씁니다. 대다수의 천만 영화가 여름철 휴가철에 탄생하기 때문에 제작사 및 배급사 그리고 극장까지 이 시기에 개봉하는 영화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배급사들은 가장 괜찮은 영화 혹은 대표할 영화를 이 기간에 개봉하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많은 자본과 스타 배우를 캐스팅하여, 흥행을 위해 만들어진 상업 영화 혹은 제작사 및 배급사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영화를 텐트폴 영화라고 부릅니다.




여름휴가철에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 한국 영화 3편이 있습니다. 7월 31일에 개봉한 [사자]와 [엑시트] 그리고 8월 7일에 개봉 예정인 [봉오동 전투]입니다. 2014년 [명량] 이후  여름휴가철에 개봉하는 한국 영화 중에서 매년 천만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벌써 4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한 올해에 새로운 천만 영화가 탄생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여름휴가철에 개봉한 한국 영화 3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먼저 7월 31일에 개봉한 영화 [사자]입니다. [사자]는 [청년 경찰]을 연출한 김주환 감독의 작품으로 구마 의식을 소재로 하여 만들어진 히어로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자]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유니버스를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흔치 않은 오컬트 장르의 영화라는 점과 공포 및 액션이 결합되어 있는 장르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 무언가를 기대하고 관람하신다면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에 혼합을 보여주는 영화지만, 장르의 어느 하나를 내세워서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평가입니다. 유니버스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한 노력으로 여러 요소들을 잘 버무리려고 했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영화의 개성이 살짝 없어진 듯합니다. 

하지만, 영화 자체가 주는 오락성과 비교적 보기 쉬운 오컬트 영화라는 점은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오컬트 영화에 비해 보기 쉽게 만들어졌다는 점과 한 영화를 통해서 여러 장르를 볼 수 있다는 점은 텐트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오락성을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입니다. 


다음 영화는 [사자]와 같은 날 개봉한 [엑시트]입니다. 신선도 100% 재난 코미디 영화를 표방하는 [엑시트]는 기존 한국 영화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들이 엿보이는 영화입니다. 특히, 한국의 재난 영화에서는 할리우드의 만큼의 재산 규모나 기술이 안되기 때문에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재난이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우려는 경향이 강했고, 그로 인해서 감정 중심의 이야기 전개가 되어서 과도한 신파를 낳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엑시트]에도 신파나 클리셰가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자제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목적에 충실한 영화라고 생각이 듭니다. 영화 [극한직업]이 시종일관 웃기기 위한 노력을 보였던 것처럼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재난에서 탈출하는 주인공의 모습만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영화가 단순해졌고 그로 인해서 영화는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동안 다른 생각하지 않고, 영화가 보여주는 한 가지 이야기에 집중하여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름 성수기에 걸맞게 보고 즐기기에 좋은 영화이면서, 복잡하지 않고 단순해서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8월 7일에 개봉 예정인 [봉오동 전투]입니다. 영화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스펙터클한 영화였습니다. [엑시트]와 마찬가지 영화 내내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바로, 봉오동 전투에 대한 표현입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영화는 내내 전투만 등장합니다. 봉오동 전투라는 하나의 큰 전투를 두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전투들이 이어지면서, 영화는 이 장소와 시간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때문에 캐릭터의 배경에 대한 부분도 최소한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영화의 부수적인 이야기 또한 최소한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영화가 전투의 흐름을 제외한 인물에 대한 스토리나 감정에 대해서는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만약에 영화 속 모든 내용이 전투의 과정만 보여준다면 이해라도 되지만, 후반에 인물의 감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기 때문에 그전에 인물의 감정이 쌓이게 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느껴지지만 영화는 그 마저도 생략한 듯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영화가 전체적으로 단조롭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인물에 대한 설정이나 전투의 패턴, 전개 등이 조금 단조롭게 느껴집니다. 그런 만큼 영화는 전투를 보여준다는 확고한 목표가 분명하게 드러나 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그 표현을 위해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많은 고생을 했다는 것이 영화를 통해서도 느껴집니다. 엔딩 크레디트에 장소 협조를 해준 지자체의 개수만 봐도 그 규모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3편에 영화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만약 저의 지인이 3편의 영화 중 한 편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저는 [엑시트]를 먼저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취향을 가장 덜 타는 내용이라는 점과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액션이나 통쾌함을 원하시는 분들은 [봉오동 전투]를 추천드립니다. 영화의 장르 자체가 액션임과 동시에 상당히 많은 분량이 액션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액션 장면은 원 없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봉오동 전투]는 사운드 특화관이나 대형 스크린에서 관람하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취향의 구분 없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엑시트]와 화려한 촬영 기술과 큰 스케일을 느낄 수 있는 [봉오동 전투], 새로운 장르의 시도와 유니버스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자]. 3편의 영화 모두, 오락영화라는 측면에서는 모두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연 여름 성수기 극장가의 승자는 누가 될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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