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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Dec 14. 2019

오락 영화의 메시지도 만만치 않다

영화 [쥬만지 : 넥스트 레벨] 리뷰

영화 [쥬만지]는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한국 기준 1996년에 개봉을 시작으로 약 20년 만에 비디오 게임의 형태로 돌아온 2편 [쥬만지 : 새로운 세계] 그리고 이번에 개봉한 [쥬만지 : 넥스트 레벨]은 3번째 쥬만지가 됩니다. 사실상, 세계관이나 스토리로 따지자면 1편과 2편 사이에는 큰 갭이 존재하고, 형태가 달라졌으니 같은 시리즈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새로운 세계]와 [넥스트 레벨]은 같은 세계관과 이어지는 스토리 그리고 같은 인물이 등장하기에 같은 시리즈라는 생각이 더더욱 들죠. 그렇기에 1편과의 비교보다는 전작인 2편과의 비교가 이뤄질 것입니다. 사실상 1편과 2,3편은 다른 영화라 봐도 무방할 정도지요. 그럼에도 1편부터 등장한 영화의 설정은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인물들이 게임 속으로 직접 들어가서 게임을 한다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꿈을 현실로 보여주는 영화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쥬만지]가 어쩌면 게임을 좋아했던 분들에게 더 추억이 될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번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등장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이야기가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번 영화의 정보를 보면 다른 영화들과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인물들의 배역 이름이 안 적혀있지 않습니다. 모든 인물이 안 쓰인 것은 아니고, 주인공에 해당하는 인물들만 안 쓰여 있는데 이는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영화에서 게임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간다는 것입니다.

게임 속으로 혼자 들어간 스펜서를 찾기 위해 3명의 친구들이 쥬만지를 다시 작동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그들의 집에 같이 있던 2명의 할아버지가 게임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영화 속 두 할아버지의 모습은 게임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를 보며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동안은 두 할아버지를 등장시킨 이유에 대해서 많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그 의문에 어느 정도 답변이 될만한 결말을 내놓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기에 뒤쪽에 다루기로 하고, 다른 이야기로 이어가겠습니다. 


영화가 보여준 모습은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쥬만지라는 게임 속에서 인물들의 여정이 등장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전개를 보여주지요. 그렇기에 이번 영화에서는 전작보다 다른 무언가를 필요로 했습니다. 굳이 이번 영화를 봐야 하는 그런 이유가 존재했어야 하지요. 저에게 그런 것이 있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없다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느끼시는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이 영화는 전작과의 차별점이 거의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기대한 것은 전작만큼 게임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해주는 것이죠. 그런데 이번 [넥스트 레벨]에서는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이 덜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작에서 이미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그 감흥이 덜 할 수도 있다는 생각과 동시에 인물들이 게임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전작을 생각해보면, 쥬만지라는 게임에 들어오게 된 인물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누군가에게 쫓기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쥬만지라는 세계에 대해 알아가고 있고, 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탈출이라는 목표 하나만을 보고 달려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들이 알게 되는 새로운 정보들이 더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해 주고, 그것에서 매력을 느낌과 동시에 다양한 문제들 그리고 그것을 각자의 능력들을 결합하여 문제를 해결한다는 쾌감을 전해주었죠.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알고 있지만, 자신감이 없었던 인물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문제에 임했을 때, 그 능력이 발휘된다는 이야기와 이어지는 부분이었죠. 



이번 영화에서는 인물들이 너무 능숙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능숙함에서 오는 재미도 있을 것입니다. 그 재미는 인물들의 능력은 관객들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풀어내거나, 결합된 능력이 새로운 시너지를 발휘하는 식으로 보여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존재합니다. 영화에서는 각 인물들에게 이전과 다른 새로운 능력이 부여되었고, 그 능력을 알게 되는 과정도 상당히 간단하게 그려집니다. 그리고 그 능력을 활용하게 되는 계기도 상당히 쉽게 등장합니다. 그렇기에 인물들의 모험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전작의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드는 것이죠. 

이런 문제를 영화도 인지를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를 두 할아버지 캐릭터의 적극적인 활용을 노렸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러한 시도가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생각합니다. 결말까지 본 뒤에 느껴지는 영화의 메시지 전달에는 성공적이었으나, 영화 속에서 이 캐릭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캐릭터의 변화를 주었지만, 이는 영화의 중반부를 넘어가면 다시 원래의 캐릭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중반부 이후에 본래의 캐릭터 모습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면서, 앞에서 해왔던 모험이 조금 무의미 해진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전작에 비해 인물들의 활용에 있어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지 못해서 아쉽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비교적 빠른 시일에 등장한 후속 편이 전작과 비슷한 수준의 완성도를 보였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성공이라 볼 수도 있는 일이죠. [넥스트 레벨]이라는 영화의 제목처럼 조금 더 다양한 모습과 조금 더 난이도 있는 미션을 해결하는 인물들의 모습들은 전작에서 느꼈던 재미와 비슷한 수준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이 영화의 결말부입니다. 이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영화에서 가장 괴리를 보이는 존재일 수도 있습니다. 할아버지와 비디오 게임이라는 존재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존재라 인식이 되어 있죠. 그럼에도 저는 이러한 포인트가 가장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게임의 특성상 해당 세계관에서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에 포인트를 두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몸이 불편하거나, 죽음을 앞둔 두 할아버지에게 적용했다는 것은 그들에게 새로운 삶을 체험하게 하는 방식으로 작용됩니다. 게임이라는 것이 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해주는 혹은 새로운 인생을 부여하는 하나의 매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영화의 초반에는 이들이 쥬만지에 적응하지 못하여 어설픈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이들이 할아버지라는 특징 때문에 그런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런 모습은 쥬만지에 처음 들어오게 된 주인공들도 겪었던 일입니다. 그리고 게임 속에서 두 할아버지가 게임에 큰 역할을 하면서 사건을 해결하게 되죠.

그렇기에 마일로의 선택이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여태까지 알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배운 그는 새로운 삶에 도전을 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죽기 싫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된 그에게는 새로운 삶이 등장한다는 이야기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새로움은 나이를 불문하고, 삶의 활력이 되는 것이죠. 

이러한 메시지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세대 갈등이 깊어진 현시대에서 두 세대가 하나의 게임 속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며, 하나의 사건을 해결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목표가 되는 인물이 스펜서입니다. 두 세대에게 공통적인 목표가 되는 것이 바로 한 명의 인물, 그의 친구와 가족이라는 것이죠.

게임이 종료된 후 보여주는 결말도 아주 좋습니다.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가 쓸모없는 짐짝처럼 취급을 받지만, 그 또한 누군가에겐 필요한 존재이며 그리웠던 존재라는 것이죠. 다만 그것에 자신이 먼저 용기를 내기가 두려웠던 것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전작의 메시지와 맥을 같이하는 모습입니다. 





정리하자면

후속 시리즈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급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전작만큼의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만큼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후속작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이들이 다시금 게임에 들어가게 되는 이유를 잘 만들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작과 이번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진 부분이 게임으로 들어가는 과정이 조금 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미리 보여준다면 다음 영화에서 비교적 쉬운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메시지는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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