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따시 Feb 27. 2020

처음부터 집중해야 합니다

영화 [젠틀맨] 리뷰


2019년 예상치 못한 천만을 달성한 영화 [알라딘]. 저는 이 영화가 천만이 되었다는 것보다는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가이 리치’라는 것이 더 놀라웠습니다. 그동안 그가 만들어왔던 영화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었죠. [알라딘] 이후 처음으로 개봉하게 된 [젠틀맨]은 가이 리치의 색이 조금 더 선명해진 영화였습니다. 




우선 이 영화를 관람하실 예정인 분들에게 말씀드립니다. 이 영화의 초반을 놓친다면, 자칫 영화 전체가 지루해질 수도 있습니다. 영화의 초반 내용이 중요하지는 않지만, 영화의 구조를 보면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영화는 액자식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이먼드(찰리 허냄)와 플레처(휴 그랜트)의 만남과 대화로 영화가 진행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이들의 만남과 대화에 흥미를 가지지 못한다면 영화의 중반부까지 지루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는 영화의 스토리를 풀어가는 과정이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아마, 영화의 초반을 모두 이해하더라도 영화에 흥미를 가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시사회 현장에서도 영화 중반 정도에 극장을 나가시는 분들이 몇몇 있었습니다.

영화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지, 어떤 부분에 궁금함을 가져야 하는지 설명이 잘 안되어 있어서 큰 흥미가 생기지 않습니다. 관람 전에 영화에 대한 스토리나 인물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알고 있더라도 설명이 더 이뤄지지 않아서 인물의 행보에 그리 흥미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중반 이후에는 상당히 재미있게 흘러갑니다. 한 편으로는 앞부분에서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졌던 부분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영화의 실질적인 이야기는 여러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와 사건들의 연결들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이런 설명 없이 다짜고짜 영화의 본 이야기를 했다면, 영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다수 발생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캐스팅이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쿠퍼를 연기했던 ‘매튜 맥커너히’, 영국 상류층이 쓰는 포시한 억양을 가지고 있는 배우 ‘휴 그랜트’와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그레이브스, [킬링 디어]에서 스티븐 머피를 연기한 ‘콜린 파렐’과 [킹 아서]와 [빠삐용 (2017)]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찰리 허넴’,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과 [라스트 크리스마스]의 헨리 골딩까지 캐스팅만 보아도 ‘가이 리치’ 감독의 스타일이 느껴지는 캐스팅입니다. 감독의 최근 전작이었던 [킹 아서]나 [맨 프롬 엉클]에서 느껴진 마초적인 스타일이 가득 담겨있는 영화를 보여주기 위한 준비는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각 인물들의 개성을 제대로 살렸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대게 개성이 강한 캐릭터를 보여주는 영화들에서 느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배우의 모습보다는 캐릭터의 모습이 더 느껴지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캐릭터보다는 배우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기보다는 시답지 않은 개그들이나 마초적인 캐릭터 특유의 겉멋들로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합니다. 이 영화가 10년 전에 나온 영화라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코미디도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고, 가장 중요한 메인 스토리 자체도 크게 흥미롭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흥미롭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액자식 구성을 취하여, 플레처의 입을 통해 진행되는 이야기 진행은 보는 사람들에게 사건의 전후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만들고, 이러한 점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구성 때문에 영화 중반 이후에 등장하는 이야기에는 흥미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액자식 구성으로 과거의 이야기를 하는 현재의 인물들을 통해서 사건의 전후 관계와 현재의 인물들이 어떤 상황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에 궁금증 가지고 흥미를 가지게 되는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봤던 상영관에서 나가시는 분이 생겼던 것도 이러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반에 관객들에게 흥밋거리를 제공하지 못한 탓에 영화가 하는 이야기를 지켜봐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 것이죠. 

영화를 관람하신 여러분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나요? 댓글을 통해서 여러분의 감상을 공유해주세요. 이 영화채널은 여러분의 감상을 절대적으로 존중하며, 공유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와 인생, 당신과 영화감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