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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Mar 12. 2020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더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지막 게임] 리뷰

넷플릭스 영화를 보다 보면 자주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넷플릭스 영화답다는 것이죠. 아마 넷플릭스를 종종 보시는 분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화 [마지막 게임]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는 화려한 출연진입니다. ‘앤 해서웨이’를 시작으로 하여, ‘벤 에플렉’, ‘월렘 데포’ 등 그들의 이름만으로도 수식어가 필요 없는 배우들이죠. 영화 내에서도 그들의 모습은 빛이 납니다. 특히나 ‘앤 해서웨이’가 이 영화에서 보여준 모습은 진짜 배우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저널리즘을 표방하는 기자를 표현하기 위해서, 화장기 없는 얼굴과 꾸미지 않은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말 그대로, 그녀는 예쁨을 포기하고 오로지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장면 중 하나로 쫓기듯이 달려가는 장면이 있는데, 어설프게 달리는 모습이 아니라, 진짜 쫓기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놀라웠습니다. 

그녀를 제외한 두 남자 배우는 출연 분량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습에서 배우의 모습보다는 캐릭터의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배우로서 해줘야 하는 존재감을 충분히 발휘하여, 영화를 빛나게 해 주었습니다. 



영화의 소재만 따지자면 흥미로웠습니다. 저널리즘과 스릴러가 합쳐진 영화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일 것입니다. 주인공인 엘레나의 캐릭터를 보여주는 영화의 초반부터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영화의 중심이 점점 변화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영화의 초반 느껴진 이 영화의 이야기는 저널리즘이었습니다. 제가 기대하는 것 또한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의 이야기를 그릴 것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영화가 점점 스릴러로 변화합니다.

 그 변화의 시점은 엘레나의 아빠인 리처드의 등장입니다. 엘레나가 쫓고 있던 사건에 리처드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몰랐던 리처드의 비밀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리처드의 건강상태가 좋지 못해, 엘레나는 자신이 직접 거래에 나서기로 합니다. 엘레나는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 거래는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이 뒤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스릴러에 중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구성 자체가 나쁘지는 않습니다. 다만,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을 위해서는 이전에 하던 이야기를 마무리하던가, 그 이야기를 마무리하기 위한 빌드업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영화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겠죠. 영화를 보다 보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리되지 못한 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급하게 마무리하는 듯한 인상이 듭니다. 

꺼내긴 했지만 제대로 하지 못한 이야기도 많습니다. 그 이야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그 이야기들이 잘 이뤄졌다면 영화는 충분히 괜찮은 영화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가장 아쉬움이 남는 이야기들이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엘레나와 아버지의 관계, 그리고 엘레나와 그녀의 딸의 관계가 비슷하게 그려진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들과 함께 엘레나가 가지고 있는 상처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더 자세하게 그려졌다면 상당히 재미있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저널리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를 다 본 뒤에 각 조직과 인물들의 이해관계를 생각해보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다만, 이것은 영화를 보면서 이해가 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상당히 아쉽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재미입니다. 스릴에 대한 이야기인데, 영화를 보면 충분히 스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생각을 안 하고 보면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스토리 라인이 이해가 안 되더라도, 스릴러 영화로 보기에는 나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차라리 6회 정도의 드라마로 나왔다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영화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가 많아 보였고, 그 자세한 이야기들을 풀어가면서 인물의 감정에 집중한다면 좋았을 것입니다. 분명 영화는 엘레나가 후회 및 갈등을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저널리즘과 생명 그리고 가족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들이 종종 등장하기 때문이죠. 또한 영화 중반 이후에는 다소 뜬금없는 행보를 보이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도 엘레나의 상처를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가 될 수 있는 장면이지만 영화는 설명하지 못합니다. 결국 어리둥절한 것은 영화를 보는 관객일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마지막 게임]은 넷플릭스 영화다운 영화입니다. 사회적인 담론을 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을 스릴 위주로만 풀어내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넷플릭스 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감독에게 무제한의 자유를 준다고, 꼭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적절한 견제와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넷플릭스를 통해 알게 됩니다. 이 영화도 그러한 사실을 다시 한번 알게 해주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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