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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Mar 22. 2020

견자단의 마지막 엽문

영화 [엽문 4 : 더 파이널] 리뷰

2009년 개봉 이후 11년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영화 [엽문]은 실존 인물인 ‘엽문’을 모티브로 한 영화입니다. 실제로 엽문은 중국의 무술가이자 영춘권의 일대종사, 영어로는 그랜드 마스터, [스타워즈]에서 요다, 루크 스카이워커와 같은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그의 제자이면서, 액션 영화의 아이콘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이소룡과의 인연도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습니다. 

영화 [엽문]하면 떠오르는 장면들이 여럿 있을 것입니다. 1편에서 등장했던 미우라와의 대결, 2편에 등장했던 원탁 위에서의 결투씬, 3편에서 등장한 엘리베이터 결투 씬 등, 이 외에도 많은 명장면을 탄생시킨 영화입니다. 

이번에 개봉하는 [엽문 4: 더 파이널]은, 2009년 개봉했던 1편 이후 11년간 사랑을 받은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시리즈를 통틀어 월드 와이드 흥행성적 3억 불을 돌파했던 ‘엽문’ 시리즈. 해외에서 먼저 개봉한 이번 영화는 1억 7천만 불, 한국 돈으로 2000억의 흥행을 기록하며, 시리즈 사상 최고의 흥행작에 등극하였습니다.
 




 

사실 이렇게 많은 내용들로 영화를 소개했지만 사실 이 영화의 진짜 중요한 요소는 배우입니다. 바로 엽문을 연기한 견자단의 이야기입니다. 엽문은 견자단의, 견자단에 의한, 견자단을 위한 영화라 불러도 무방할 것입니다. 사실상 영화의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엽문 하면 견자단이고, 견자단 하면 엽문 아니겠습니까? 그는 엽문에 의해서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졌고, 할리우드까지 진출하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가 되었습니다. (여담으로 견자단의 딸이 BTS를 좋아해서, BTS와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콘서트에 갔다가, 오히려 멤버들과 여러 스태프들이 견자단과 사진을 찍고 싶어 했고, BTS와의 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100장 정도의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엽문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온화한 표정과 대련에서 등장하는 카리스마 있는 표정, 그리고 리얼한 액션까지 모두 완벽하게 소화했습니다. 

실제 견자단은 1편 촬영 당시, 영화 촬영을 위해서 9개월 정도 무술 수련 및 10kg의 감량을 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영화상에서 보이는 그의 모습은 엽문 그 자체였죠. 그런 그가 이번 엽문이 자신의 마지막 엽문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엽문 시리즈의 은퇴를 선언한 것인데요. 그는 은퇴를 선언했지만, 아마 많은 분들이 은퇴 번복을 하더라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견자단이 아닌 엽문은 상상해본 적이 없으니 말이죠. 참고로 전 견자단이 나오지 않은 엽문은 보지도 않았습니다. 


‘엽문’ 시리즈에 대한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엽문은 1893년 10월 광동성 불산에서 태어났습니다. 불산은 남파 무술의 발원지로 ‘무술의 고장’으로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그곳에서 아내와 아들과 함께 살았지만, 일본의 침략으로 중국 전역이 가난에 시달렸고, 엽문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본군과의 무술 대련을 위해 끌려간 그는 일본에 굴하지 않고, 대련에서 승리하며 중국인들에게 자긍심을 높여주었습니다. 

광복 후 엽문은 홍콩으로 이주하게 되어, 홍권을 구사하는 홍사부를 만나게 됩니다. 홍사부는 동양의 무예를 선보이는 자리에서 동양의 무예를 무시하는 서양의 권투 선수와 대련을 하게 되고, 홍사부는 경기에서 패배합니다. 엽문은 동양 무예를 위해 싸운 홍사부의 복수를 위해 도전을 합니다. 그는 경기에서 승리하고 인터뷰를 통해서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이야기하며, 많은 사람들은 감동시켰습니다. 

그 후, 엽문의 아내가 암에 걸리면서 그는 무예에 전념하느라 돌보지 못한 아내에 대한 미안함을 느낍니다. 그 사이에 장천지라는 인물이 영춘권의 진짜 후계자라며 새로운 영춘권 도장을 차리고, 엽문에게 진짜 후계자를 가르자며 대련을 신청합니다. 하지만 아내를 위하여 엽문은 무예보다는 아내와의 시간을 선택합니다. 아내의 상태가 더욱 위중해지면서 아내는 엽문에게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그에게 대결에 응하는 것을 권합니다. 그렇게, 엽문은 장천지와의 대결에서 승리합니다. 

3편의 영화에서 엽문을 연기한 견자단. 이번 영화는 그의 마지막 [엽문] 영화가 될 것입니다. 이미 많은 해외 언론에서 그의 마지막 엽문이라는 점을 아쉬워하고 있는데요. 이번 [엽문 4: 더 파이널]은 그의 마지막 영화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엽문 시리즈의 장점은 액션의 구성입니다. 여타 다른 액션 영화들을 생각해보면, 주인공이 독보적으로 강해서 적수가 없다고 생각되거나, 주인공이 알 수 없는 힘이나 스승의 가르침으로 강해진다는 설정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엽문은 이미 무예의 고수라는 캐릭터입니다. 그렇다고, 그가 모든 대결에서 압도적인 모습만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그와 비슷하지만 다른 성향의 캐릭터를 빌런으로 등장시켜서 두 사람의 싸움에 기대를 하게 만듭니다. 


이 밖에도 ‘엽문’ 시리즈가 여타 다른 액션 영화들과 차별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정통 무술에 대한 가치관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 ‘엽문’은 무술을 자신을 지키는 수단이라는 가치관에 대해 분명히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가 싸우는 이유 또한 부당함에 맞선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영화 곳곳에 이런 엽문의 정신이 담겨 있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엽문 4: 더 파이널] 또한 그런 엽문의 정신을 잘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작에서 등장했던 만큼 리얼하고 타격감 확실한 액션을 보여줌과 동시에, 무술인 엽문이 아닌 인간 엽문에 대해서도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엽문과 그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가고 있습니다. 


영화의 시작 또한 아들의 미래를 위해서 미국을 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곳에서 아들의 학교를 알아보던 중에 그를 막아선 중화 회관의 사부들과 대립을 하게 됩니다. 그들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민국과 해병대의 불의를 목격하게 되고, 엽문은 그의 정신에 입각하여 그들과 맞서게 되는 이야기를 영화는 보여줍니다. 


영화 [엽문 4: 더 파이널]를 보고 난 뒤에 처음으로 든 생각은 전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게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저는 이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시리즈에서도 그랬지만,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톤과 연출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1편을 포함한 영화의 전작들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에게는 큰 장점이 될 것입니다. 전작에서 느꼈던 재미의 요소를 다시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서 등장하는 이야기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액션 영화에 스토리를 크게 기대하는 편은 아니지만, 엽문 시리즈에서는 나름의 서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메시지도 담겨있었죠. 이번 [엽문 4: 더 파이널]에서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아들과의 관계를 조명하고 있습니다. 3편에서 등장했던 아내와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저는 이번 4편에 등장한 아들과의 이야기가 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상황과 비슷한 상황을 보는 엽문의 모습을 통해서, 인간적인 고민을 하는 캐릭터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무예의 고수로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는 사람이지만, 결국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인간이라는 것이죠. 


견자단의 마지막 엽문인 [엽문 4: 더 파이널]은 시리즈를 좋아하신 분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혹시나 시리즈에 대해서 모르시더라도 충분히 권장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전작을 모르더라도, 영화가 보여주는 액션과 캐릭터를 이해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아마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전작을 찾아보게 되는 분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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