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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춤만 좋은 영화는 아닙니다

[라라랜드] 프로젝트 #0

by 따따시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지만, 개봉작을 이야기한다는 채널의 특성을 핑계 삼아 미루고 있던 명작 리뷰(가칭)입니다.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최근 재개봉을 통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인 [라라랜드]입니다.

여러분은 이 영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 영화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개봉 당시에도 극장에서 대략 3번 정도 보았고, 그 뒤로도 생각날 때마다 찾아보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A Lovely Night’ 넘버를 가장 좋아합니다. 이 넘버를 보여드리고 싶지만, 저작권 문제가 있으니 직접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사실 이 영화. 처음 봤을 때는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 고전 뮤지컬 영화에 대한 헌정이 담겨있는 영화이면서, 고전적인 부분의 현대적인 해석이 훌륭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찾아내지는 못했죠. 더군다나, 영화의 결말은 에필로그의 황홀함보다는 두 사람의 사랑이 결실을 맺지 못했다는 것에 답답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그냥 지나갔다면, [라라랜드]라는 영화는 저의 인생과 크게 연관이 없는 영화가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웬만하면 영화를 재관람하는 편이 아니기에 이 영화 또한 그럴 생각이 없었죠. 하지만, 이 영화에 존재하는 뮤지컬 넘버들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나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볼 때면, 그 감동이 상당히 커집니다. 단순히 뮤지컬 넘버를 즐기기 위해서 다시 본 이 영화의 감상은 그때부터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이 콘텐츠를 준비하면서, 영화를 2~3번 정도 더 보면서도 새로운 감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영화가 기술적으로도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이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천재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의 서사를 따라가면서, 해당 장면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될 예정이니, 시청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가장 먼저 이야기할 부분은 영화의 제목일 것입니다. [라라랜드]라는 제목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많이 알고 계신 것처럼 LA를 배경으로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지만, 비현실적인 세계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비현실적인 세계를 보여줄 것이라는 예고를 하고 있던 샘입니다. 그 외에 영화를 보기 전에 알 수 있는 정보가 또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영화의 포스터입니다. 상당히 단순한 포스터 구성입니다. 그럼에도 이 포스터가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바로 색감입니다. [라라랜드]는 색감에서 큰 장점을 가진 영화이기도 합니다. 노을에 대한 색감 표현도 있겠지만, 인물의 의상 및 주변의 색으로도 상황과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서서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의 첫 장면이 시작됩니다. 인트로 영상들부터 이 영화가 고전적인 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화면의 비율은 현대의 영화에서 잘 사용되지 않지만, 과거 영화에서 사용되었던 2.55 : 1 시네마스코프 비율입니다. 이러한 비율을 선택한 것은 과거 영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과 동시에 데이미언 셔젤이 해당 비율로 LA의 모습을 담아야 한다는 고집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해당 장면 이후 시작된 영화는 꽉 막힌 도로 위에 여러 차들에서 들리는 라디오 소리로 시작됩니다. 이는 해당 장면에 사용된 노래인 ‘Another day of sun’의 가사를 통해서 그 의미를 해석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여성이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 노래가 시작됩니다. 이 노래의 가사를 살펴보면, 영화를 보고 배우의 꿈을 꾸던 한 인물이 그 꿈에 도전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보면 분위기와는 별도로 그리 즐거운 내용은 아닙니다. 이는 영화가 추구하는 현실적인 내용의 콘텐츠입니다. 그리고 그런 현실과는 별개로 잠깐의 판타지를 상상하는 것이죠. 이것이 앞으로 펼쳐질 영화의 분위기라는 것을 의도하고 만들어진 장면이라는 것입니다. 즉, 이 장면은 통해서 앞으로 보일 영화의 구조와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래가 끝나고 다시 고속도로의 전경이 등장하면서, 겨울이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여기서부터 영화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이미지들이 존재합니다. 첫번째는 하강의 이미지입니다. 방금까지 춤을 추던 인물들과 두 주인공인 미아와 세바스찬도 내리막을 가고 있습니다. 뒤에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지속적으로 등장하니, 그때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추가로 계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흔히 생각하는 겨울은 싹을 틔우기 전, 인물들에게 대입하자면 이들이 세상밖에 드러나기 전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겨울 땅 속에 있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영화는 미아와 세바스찬의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해당 넘버 처음에 등장한 수많은 라디오 소리도 여러 사람들이 각 자의 소리를 내고, 그중에 한 두 명, 미아와 셉의 이야기는 우리 중 한두 명의 이야기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죠.


그렇게 두 인물이 처음으로 영화에 등장합니다. 먼저 등장한 세바스찬은 이전 뮤지컬 넘버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클래식 자동차를 탄 모습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미아의 차는 현대 기술이 들어간 하이브리드 차인 ‘프리우스’입니다. 영화가 내내 보여주는 이미지 또한 이러한 이미지입니다. 세바스찬은 클래식, 미아는 현대의 스타일이죠.

고속도로의 정체가 어느 정도 해소가 되면서 옆에 있는 차량들이 움직입니다. 하지만, 미아는 움직이지 않고 있죠. 이때, 영화의 중요한 지점을 만드는 장치인 경적이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이 경적은 두 사람 사이의 변화를 만드는 상황에 등장합니다. 이 지점들 뒷부분에서 더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 미아의 앞 차가 상당히 많이 움직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조금 진행되었을 뿐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두 사람의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정신적 여유를 알 수 있죠. 당장 운전을 하는 도중에 대사 연습을 하는 것부터 미아의 상황이 압박으로 다가옵니다. 거기에 세바스찬의 차가 먼저 등장한 것도 이러한 표현 중 하나입니다. 세바스찬의 차는 오픈카지만, 미아의 차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대비를 통해서 두 사람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같은 차선에 있던 세바스찬은 옆 차선의 정체가 해소되자 옆 차선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미아는 그렇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차선도 앞 차가 어느 정도 나아간 뒤에 따라가는 정도로 표현됩니다. 이 장면을 과대 해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영화의 후반에 미아가 정체된 상황을 맞이하는 장면이 더 등장합니다. 그 장면과 비교해본다면 미아의 변화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해당 장면이 등장할 때, 다시 한번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이제 미아를 따라갑니다. 짧고 간결한 3개의 커트로 미아가 하는 일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유명 배우로 추정되는 인물이 커피를 구매합니다. 미아의 표정도 상당히 놀란 듯합니다. 이 장면은 영화의 뒷부분에 등장하는데 아마 많은 분들이 아실 것이라고 생각하니 굳이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녀에게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을 보면, 영화의 후반에 등장한 미아의 행동이 이해가 될 것입니다.

제가 흥미롭게 본 점이 하나 있는데, 이 커트 이후 오디션이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영화의 후반, 미아가 배우가 되어서 다시 이 카페를 찾을 때는 생각해보면, 그 직전의 장면이 오디션 넘버였습니다.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영화의 이곳저곳에 사소한 대비와 대칭이 많은 것을 생각해보면 나름의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미아가 병원 핑계를 대면서 오디션을 보기 위해 카페를 나서려고 합니다. 그러다 오디션 대본을 다시 챙기고 카페를 나가다가 커피를 옷에 쏟습니다. 그리고 미아는 파란색 점퍼를 입게 됩니다. 이 파란색 점퍼는 미아의 심리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다음 시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라라랜드]를 깊게 이야기하자고 생각을 한 뒤에 초고를 작성했는데, 대략 8페이지가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양이 많다는 것과 이 양을 다 제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초고이기 때문에 본편의 내용은 이것보다 더 길어질 것입니다. 기획에서는 3~4편 정도를 생각했는데, 얼마나 길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1주일에 한 편씩 제작할 계획입니다. 시간은 토요일 20시에 업로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뒷부분의 내용이 완성이 안되었으니, 혹시 궁금하거나 이야기했으면 하는 내용을 댓글로 달아주시면, 제작 시에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주 이 시간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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