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따시 Apr 14. 2020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아니였나?

영화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 리뷰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인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는 태국에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이전 태국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을 생각해보면, [베드 지니어스], [피막]과 이전에 제가 리뷰했던 [프렌드 존]과 [브라더 오브 더 이어]가 있습니다. 이런 영화들에서 느껴지는 특징들은 한국과 일본의 영향을 받은 듯한 느낌이 드는 영화라는 것입니다. 영화의 스토리나 구조에서는 한국 영화의 특징들을 가지고 있으며, 캐릭터에는 일본 영화의 특징들이 묻어나고 있죠. 때문에 한국 관객들도 낯설지 않게 관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리뷰하는 [신과 나: 100간의 거래] 또한 그러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영화의 초반은 상당히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알 수 없는 인물이 건물을 탈출하려고 하고, 그 과정에서 알 수 없는 힘을 가진 인물이 등장해서 그에게 이상한 제안을 합니다. 주인공에게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주어지면서, 영화는 그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이야기로 전개가 … 되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중간의 내용을 드러내더라도 영화의 내용에 전혀 문제없는 그런 영화라 볼 수 있습니다. 미스터리 스릴러로 나름의 긴장감을 유지하던 이 영화는 뜬금없이 로맨스로 방향을 선회합니다. 그러더니 일본 학원물과 같은 느낌의 잔뜩 등장하는 장면들이 등장합니다. 주인공의 변화와 불꽃놀이 및 모범생이라는 캐릭터는 일본 학원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레퍼런스들이라는 것이죠. 이런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 자체에 딴지를 걸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내용의 분배와 구성이 문제가 되겠죠. 


음식에 비유를 하자면, 단짠단짠이 필요했던 영화입니다. 이러한 로맨스 장면들이 등장하면서도 그 사이사이에 주인공의 상황과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러한 것들이 잊고 있다가 뜬금없이 등장한다는 인상이 강하게 듭니다. 실제로 영화는 로맨스의 이야기들이 등장할 때, 딱 한번 주인공의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이 로맨스가 영화의 중간 1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리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러한 내용들이 영화의 마지막 메시지와 결부시킨다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메시지 때문에 영화의 흥미가 훼손되면 안 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영화는 로맨스 장면에 시간을 꽤 투자하면서, 주인공이 해결해야 할 문제와 비밀에 대해서 설명하는 후반의 장면들이 다소 다급하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되면서 영화의 러닝타임도 136분으로 길어지게 되어서 지루하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영화의 모습이 개인적으로는 아쉬웠습니다. 영화의 초반부와 후반부의 이야기들은 충분히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내용들과 구성이었으며,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무언가 느끼기에 충분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초반과 다른 중반의 내용 때문에 영화의 신뢰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후반의 이야기는 그리 설득력을 가지지 못합니다. 거기에 영화의 원제인 ‘Homestay’라는 단어로 영화의 메시지를 정리하려고 하는 것이 온전히 와 닿지는 않습니다. 굳이 정리하려고 하지 않아도, 영화가 말하려고 하는 메시지 자체가 충분히 좋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러한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미스터리 부분에서도 아쉬움이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의도적으로 누군가가 요주의 인물인 것처럼 몰고 가는 것이 너무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절대 저 사람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부분이 미스터리 영화로 소비한다고 하더라도 만족스럽지 않게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애초에 이 영화를 미스터리 스릴러로 기대를 하고 간다면 조금 실망스럽게 느껴질 것입니다. 


영화의 초반과 후반에 미스터리 스릴러의 요소를 갖추고는 있지만, 그 모습이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영화의 중반 대부분을 차지하는 로맨스 장면들이 더 강렬해서, 강렬한 미스터리 스릴러를 기대하고 극장에 들어갔지만, 미스터리 스릴러가 아닌 로맨스 영화를 보고 나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신선한 소재와 상상력으로 새로운 이야기의 영화가 될 것처럼 보였지만, 다른 영화들과 비슷한 톤을 가진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러한 점이 이 영화를 누군가에게 추천하기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유를 위해 다시 교도소에 간 남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