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프로젝트 #2
영화 [라라랜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해보는 두 번째 시간입니다. 이전 영상들에서는 영화의 초반부에 등장한 넘버들의 이야기와 컬러가 가지고 있는 의미, 미아와 세바스찬의 캐릭터 표현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이번 영상에서는 봄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두 사람이 관계가 시작되는 이야기 그리고 ‘A lovely night’ 넘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를 크게 나눈다면, 계절의 변화로 구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봄은 새싹이 피어나는 계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겨울이라는 차가움(파란색)과 여름이라는 뜨거움(빨간색)을 생각해보면, 봄은 차가움에서 뜨거움으로 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아는 다시 파티에 참석하게 됩니다. 이전에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발견해줄 사람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사람이 존재했습니다. 바로 그곳에는 세바스찬이 있었죠.
영화의 봄은 앞선 하늘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이런 모습은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일 것입니다. 이전 영상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영화는 카메라가 의도적으로 하늘을 비추도록 연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영화의 주제이기도 한 꿈에 대한 이야기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영상에서의 하늘을 보여주는 장면도 하늘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 색에 대한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인물들이 어떠한 판타지에 접근을 하게 되면, 영화는 하늘을 비춥니다. 뒤에 나올 장면에는 하늘에서 춤을 추는 장면도 있죠. 그리고 이러한 하늘의 모습이 점점 적어지면, 현실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도 영화를 진행시키면서 조금씩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미아는 노란색 원피스를 입었습니다. 이전 장면들에서 파란색을 입은 것과는 완전 반대되는 색이죠. 그렇다면 이전의 파란색과 현재의 노란색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 바로 보색이라는 것입니다. 파란색을 우울함이라는 의미로 영화에서 표현하고 있다면, 노란색은 그 반대로 해석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 장면에서 미아는 우울감이 있는 인물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밝은 모습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이전의 미아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다소 유쾌한 표정과 행동까지 볼 수 있죠.
그리고 미아는 파티에서 연주를 하고 있는 세바스찬을 발견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음악의 사용일 것입니다. 이는 영화가 자유로워 보이는 이유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다이제틱 사운드라는 단어입니다. 다이제틱 사운드는 극 중 인물이 인지하는 사운드를 의미합니다. 인물의 대사나 움직임으로 인한 소리 및 인물이 직접 연주하거나 부르는 노래들이 될 것입니다. 반대로 극 중 인물은 인지하지 못하고, 관객들만 인지할 수 있는 사운드를 논 다이제틱 사운드라고 합니다. 인물의 내레이션이나 극의 분위기를 위해 사용되는 음악들이 그 예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장면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장면의 시작부터 들리는 음악은 논 다이제틱 사운드, 영화의 BGM처럼 들린다는 것입니다. 영화의 분위기를 위해 사용된 음악처럼 느껴진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음악은 세바스찬이 속해있는 밴드가 연주를 하는 노래였던 것이죠. 이런 식으로 영화의 이곳저곳에 논 다이제틱과 다이제틱 사운드의 경계를 넘나드는 음악사용이 자주 등장합니다. 덕분에 영화가 자유롭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가 점점 옅여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이러한 사용은 영화의 모든 부분에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연출의 의도를 가지고 영화의 특정 지점까지만 사용됩니다. 그 지점은 이러한 연출을 사용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해당 장면이 등장할 때 다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후로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두 사람이 극 중에서 3번째로 만나게 되는 장면이지만,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이전까지 두 사람은 서로 반대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컨버터블과 일반적인 자동차, 현실과 판타지라는 반대의 상황에 존재하고 있었죠. 하지만 이 장면에서는 의상이나 상황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서로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로맨스 영화의 관점으로 본다면 두 사람이 결국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복선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흔히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많이 쓰이는 클리셰로 이러한 모습은 잠시 뒤에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이어집니다.
그 장면의 시작은 미아의 자동차 키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미아는 파티를 빠져나가기 위해서 이름도 모르는 세바스찬을 부릅니다. 그리고 그에게 자신의 자동차 키 픽업을 요청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차가 프리우스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다음 장면에서 수많은 프리우스 키가 등장합니다. 그중에서 녹색 리본이 달려있는 미아의 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사람에게 녹색이 새롭게 등장하는 장면이죠. 초록색은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주목한 것은 용기라는 의미입니다. 서양에서 초록색은 용기를 의미하는 컬러입니다. 그러한 의미로 영화에 대입을 해본다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선택받을 수 있는 방법은 용기라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뒤에 등장할 장면 중에서 중요한 지점들에서 사용이 됩니다. 두 사람의 관계 변화를 암시하는 청각적인 요소가 경적이라면, 녹색은 시각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어서 두 사람은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름다운 광경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두 인물은 경치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죠. 이는 앞서 이야기한 로맨틱 코미디의 클리셰 중 하나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와 연관이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넘버인 ‘A lovely night’으로 이어집니다. 이 장면은 CG가 들어가지 않은 실제 하늘을 찍은 장면이라는 것입니다. 데이미안 셔젤 감독은 이 장면이 합성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감독이 전적으로 의도한 장면이라는 것입니다. 합성처럼 보이는 장소를 찾은 것이죠. 그 이유에는 이들이 현실적인 공간에서 현실을 벗어난 순간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매직 아워라고 불리는 시간대로 실제로 이러한 모습은 하루에 30~40분으로 상당히 짧습니다. 때문에 이 장면을 찍기 위해서는 몇일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노을이 나오는 시간은 30~40분으로 상당히 짧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시간대를 영화에서는 매직 아워라고 부릅니다. 영화는 이 장면을 모두 촬영하기 위해서 3일 이상의 시간을 들여서 촬영을 했습니다. 특히나 처음부터 끝까지 원테이크로 이어지는 장면이기 때문에 두 배우에게는 큰 부담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루에 대략 2~3번의 촬영만 가능하기에 감독의 ‘컷’ 소리와 함께 두 배우는 언덕을 뛰어내려 가 촬영 준비를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모습에 감독은 두 배우가 프로다웠다는 이야기와 함께 미안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미아가 전화를 받는 모습을 보면, 거친 숨을 내쉬는 순간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해당 넘버의 가사를 살펴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도 사랑이 함께 해야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풍경에 대한 예찬이 이뤄지면서, 그러한 풍경이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이지 못하여 풍경이 아깝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즉, 두 사람은 본인이 그런 사람이 아니며, 두 사람이 사랑하지 않은 사이라서 이 풍경이 아깝게 느껴진다는 것이죠. 흔히 우리가 아름다운 경치를 보며 ‘이런 곳을 애인이랑 와야 하는데’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죠.
하지만 이들의 말과 다르게 두 사람은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에서 음악과 춤은 판타지, 비현실적인 것을 의미합니다. 결론적으로 두 사람이 말하는 현실과는 다르게 이들이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의 표현이라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이를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보랏빛 노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이 영화를 통해서 노을빛이 보라색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대개 노을빛이라고 한다면, 해가 지고 있는 상황에서의 노란빛을 띠는 빨간색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해가 들어간 지 얼마 안 된 상태에서 볼 수 있는 노을은 보라색이라는 것입니다.
보라색은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이면서 만들어진 색입니다. 즉 두 사람이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거기에 이 장소가 언덕 위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전 장면에서 두 사람은 파란색을 뒤로하며, 언덕길을 올라왔습니다. 그 언덕길에서 보라색 하늘을 맞이했죠. 해당 장면 이후 두 사람은 올라온 언덕길을 다시 내려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파란색이 존재하고 있죠.
추가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 리모컨입니다. 영화를 다시 본다면 알 수 있습니다. 미아의 차는 이들이 올라오는 길 중간에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아는 그것을 찾지 못한 것이죠. 그랬던 미아가 세바스찬이 말한 것처럼 턱에 리모컨을 대고 작동시킨 뒤에 자신의 차를 발견합니다.
이는 두 사람의 가치관이 반영된 요소로 해석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눈 앞에 있는 자신의 차가 있어도 찾지 못하던 미아가 세바스찬에 의해서 찾게 된다는 것은, 뒤에 이어지는 내용의 복선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세바스찬은 미아의 차를 찾는 것을 도와주고, 자신의 차로 돌아옵니다. 세바스찬의 차는 그들이 나온 파티장 바로 앞에 있었습니다. 그는 미아를 위해서 먼 길을 돌아서, 자신의 차로 돌아온 것이죠.
여기서 보이는 내용들은 서로 상충되는 내용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암에 걸릴 수 있지만 빨리 찾을 수 있다는 점은 자신이 목표하는 바를 빨리 이루기 위한 타협 정도로 해석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영화에서 등장하게 될 모습인, 세바스찬이 미아를 위해서 현실과 타협하는 모습의 복선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세바스찬은 미아를 위해서 자신의 계획과는 다른 길로 가게 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죠. 덕분에 미아는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더 다가가게 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판타지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는 세바스찬의 모습을 볼 수 있죠. 이 장면이 제가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다음 장면은 빵을 환불해달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빵은 앞서 이야기했던 미아를 설명하는 짧은 커트에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빵의 환불이라는 것은 몇 가지 의미로 해석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미아의 남자 친구인 그렉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등장한 인물이 세바스찬이라는 것이죠. 관련된 이야기를 다음 시간에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