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따시 Aug 31. 2018

[영화리뷰] 서치

신선함, 탄탄함, 긴장감 모두 잡았다. 


 영화를 보러 들어갔는데, 영화가 아니라 컴퓨터 바탕화면이 나온다. 시작 버튼을 눌러, 프로그램을 실행시켜서 카메라를 켠다. 영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영화 [서치]는 행방불명이 된 딸을 찾기 위해, 딸의 흔적을 찾는 아버지를 그린 내용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꼭 봐야 하는 영화다.




신선하다. 새롭다.


 이런 영화는 처음이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컴퓨터 화면만 나온다. 페이스타임을 이용한 인물 간의 대화 그리고, 전화 와 메시지들도 그들은 대화한다. 인물들끼리 만나서 대화하는 장면은 딱, 한 장면이 나온다. 이러한 발상을 어떻게 했는지 참 대단하다. 과거 [원티드]의 감독인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이 스텝들과 화상회의를 하다가 회의가 안 꺼진, 한 스텝이 컴퓨터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글을 썼다 지웠다 하는 과정을 보면서 그의 감정이 느껴졌다고 한다. 그 때, 이런 영화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감독은 거절을 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배우도 거절을 했다. 실제로 이 영화의 주인공인 ‘존 조’ 역시, 자신은 유튜브 영상을 찍으려고 온 것이 아니라며 이 영화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졌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컴퓨터 화면으로만 극을 진행시킨다는 생각 자체가 너무 기발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생각해보지 못한 전개일 것이다. 컴퓨터 화면만으로 어떻게 극의 긴장감을 줄 것인지에 확신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이 영화의 감독인 ‘아니쉬 차칸티’ 감독은 해냈다.  

 덕분에 이 영화는 세계의 많은 영화제에 초청 및 수상을 하였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도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바, 한국에서의 반응이 아주 기대된다. 먼저, 본 사람의 입장에서 아주 좋다.



철저한 준비, 탄탄한 이야기


 온라인 화면으로만 극을 진행시킨다고 재미가 있을 수 없다. 신선한 이야기일수록 탄탄한 각본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스토리다. 이야기가 탄탄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마고’라는 아이의 뒷 배경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가 있다. 어떤 행동을 할 때, 망설이거나 격한 반응을 보일 때, 우리는 이 인물이 과거에 어떤 일을 겪었다고 예상한다. 이러한 행동이나 설정은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 인물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이야기다. 실제로 시나리오를 쓰다 보면 인물의 설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인물의 배경이 탄탄하면, 어떤 방향으로 이야기를 써도 이 인물이 어떻게 대처할지 그려진다. 그렇지 못하다면, 이 인물의 당위성을 부여하지 못할 것이다. 적어도, ‘마고’라는 인물은 탄탄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이다. 컴퓨터 속 사진만 봐도 이 인물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보인다. 이런 사진들은 단순히, 보이기 위한 연출이 아니라 은연중에 우리가 받아들이기 때문에 중요한 지점이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 인물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원동력이 되는 부분이 배경, 성장과정이다. 이 영화는 인물이 어떤 행동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 그녀가 남긴 흔적들을 보면서, 그녀가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자연스럽게 추측하게 된다. 때문에, 우리는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인물들의 뒷이야기뿐만 아니라, 이 영화는 어느 하나 허투루가 없다. 영화를 본 시사회와 함께 진행된 GV에 참석한 프로파일러 배상훈 교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이 영화에 나오는 인물의 이름이나 아이디, 어느 하나 그냥 지은 것이 아니라고 한다. 다 어떤 사건과 연관이 있는 키워드로 이뤄졌다고 하면서, 이 영화의 감독이 그냥 허투루 만든 것이 아니라 정말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 영화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했다.

 더불어, 이 영화에서 나오는 요소들은 그냥 지나가는 것이 없다. 모든 것이 사건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 과거 [더 큐어]라는 영화를 보면, 영화 속에 정말 많은 떡밥을 뿌려놨지만 그것들을 거둬들이지 못했다. 하지만, 이 영화 [서치]는 모든 떡밥들을 수거한다. 그리고 떡밥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들까지 깡그리 다 회수해간다. 정말 대단하다. 모든 것, 하나하나를 다 기획하고 보여주는 것이다. 이 영화는 절대 대충 만들지 않았다. 정말 그렇다.



결국 부성, 결국 가족


 이 영화는 가족영화다. [데드풀 2]의 대사로도 나오지만, [서치]는 가족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아빠인 ‘데이빗’이 딸인 ‘마고’의 SNS나 메시지 기록들을 보면서 느끼기 시작한다. 자신은 정말 딸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한다. 단순히 ‘데이빗’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가장 대화하기 어려운 상대가 아닌가 싶다. 가족이라는 그룹이지만, 우리는 전혀 다른 사람들과 더 가까이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오히려 가깝기 때문에, 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많다. 잔소리를 할까 혹은 걱정을 할까 안 하게 되는 이야기가 많다. 이 영화 속에서도 ‘데이빗’과 ‘마고’는 메시지와 전화로만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미국이니까, 페이스타임이라도 하지 한국에서는 그러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게, 서로 데면데면해도 결국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도움을 처하는 곳은 결국 가족이다. 그리고 가장 열심히 도와주는 사람도 가족이다. ‘마고’가 연락 두절이 되기 전에 전화를 한 곳은 ‘데이빗’이다. 그리고 그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도 ‘데이빗’이다. 그녀가 어떤 일을 해도, 옆에서 그녀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은 ‘데이빗’일 것이다. ‘데이빗’뿐만 아니라, 어떤 부모라도 항상 자식의 편이 될 것이다. 범인은닉죄에 대해 친족은 포함 안 시키는 것 또한 그것을 인정하는 부분일 것이다.



온라인 속 인물의 흔적을 찾으며, 인물의 행적을 쫓는 신선한 스릴러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우리가 컴퓨터 화면으로 보고 있는 이 이야기들이 단순히, 인물의 컴퓨터를 통해서 나오는 화면이 아니라 제 3제3자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을 통해 많은 것을 검색한다. 영화의 제목처럼,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검색하기 때문에 정보를 얻기도 쉽다. 이 영화에서도 ‘데이빗’이 검색하는 장면이 아주 많이 나온다. 그 검색 때문에 그는 실마리를 조금씩 찾아간다. 남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우리의 이야기다. 컴퓨터 모니터 속의 이야기만은 아닌 것이다.


5 / 5  신선함, 탄탄함, 긴장감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인터넷 스릴러.


작가의 이전글 [영화리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배니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