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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Jul 19. 2020

죽지 않은 사람들의 공포

넷플릭스 오리지널 [올드 가드] 리뷰

영화 [올드가드]는 오랜만에 관심이 가는 넷플릭스 콘텐츠였습니다. 제가 [올드가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이 영화의 주인공이 ‘샤를리즈 테론’이라는 것입니다. 거기에 이 영화가 보여주는 세계관에도 꽤 흥미가 생겼습니다. 

영화의 스토리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드리자면, 주인공을 포함한 몇 명의 인물들은 불멸이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인물들은 꽤 수 백 년을 살아온 인물들이고, 세계를 수호하기 위해서 싸워나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죽지 않은 능력이라고 해서 저는 새로운 형태의 히어로 물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이들의 능력을 이용해서 사건을 해결하지만, 이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등장하는 정도이지, 이들의 능력이 사건을 해결하는 결정적인 역할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영화는 그들이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일반적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듯합니다. 오히려 특별하기 때문에 겪는 불편함과 공포도 포함될 것입니다. 영화의 설정은 이들은 죽지만 않는 것이지 고통은 모두 느낀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총에 맞거나 칼에 베었을 때의 고통은 모두 느끼지만, 죽지는 않는 것이죠. 그렇기에 이들에게 가장 무서운 일은 죽음이 아니라 갇히는 것입니다. 죽지 않기 때문에 그곳에서 수백, 수천 년을 있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은 없지만, 듣기만 해도 얼마나 끔찍한 고통일지 예상이 갑니다. 일상에서 ‘죽는 것이 낫겠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정말 그 표현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상황인 것이죠. 영화는 이런 능력이 인물들에게 왜 생긴 것이고, 특징은 무엇인지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영화를 다 보아도 알 수도 없는 내용입니다. 영화는 이들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조금 더 집중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실제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을 [올드 가드]라 표현을 합니다. 영화 속에서 실제로 쓰이지는 않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을 본다면 그들을 수식하는 수식어로 적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드’라는 표현은 이들이 오랜 시간을 지내온 인물들이기에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더라도, ‘가드’라는 표현은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무엇을 지키려고 하는 것일까요?

이들은 그들 만의 수칙이 존재합니다. 한 번 의뢰를 받은 의뢰인에게는 다시 의뢰를 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 원칙이 존재하지만, 코플러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다시 의뢰를 했고, 앤디는 우선 이야기를 듣고 움직이겠다고 합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은 앤디는 그의 제안을 승낙합니다. 그녀가 그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돈보다는 제안의 목적일 것입니다. 남수단의 반군에 의해서 어린아이들이 인질로 잡혀있기 때문이죠. 그들은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한 일을 이루기 위해서 반대되는 세력들과 오랜 시간 싸워왔습니다. 그 가치관을 믿고 세상에 해를 끼치는 세력들과 싸워온 것이죠. 


그리고 그런 가치관은 새롭게 합류하게 된 나일과도 맥락을 같이 합니다. 나일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혼란스러워했지만, 이내 적응하여 그들과 함께 하게 됩니다. 처음 투입된 미션에서 그녀는 사람을 죽이는 것을 거부하며 미션을 거절합니다. 그렇게 그녀는 미션에서 제외됩니다. 

이것은 영화의 초반, 나일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장면에서도 비슷하게 표현됩니다. 파병된 군인인 그녀는 범죄의 용의자가 죽으려고 하자 그를 살리려고 합니다. 이는 군인이라는 캐릭터가 가지는 특징일 것입니다. 군인은 누군가와 싸우는 사람이 아닌 지키는 사람들이죠. 그렇기 때문에 지키는 것이 가능하다면 굳이 사람을 죽일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불멸자들의 활동과 비슷한 목적을 가집니다. 

다시 미션의 순간으로 돌아오자면, 나일이 미션에서 제외되었다가 어떠한 계기로 인해서 스스로 미션에 투입됩니다. 그 순간은 나일에게 지켜야 하는 대상이 생긴 순간입니다. 즉 불멸자들은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 싸우는 집단이라는 표현이죠. 미션 또한 자신들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에 생길 사회적 파장에 대한 것을 우려하여,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한 미션이라 볼 수 있는 것이죠. 결과적으로는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가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서 싸우는 이들에 대한 조명이 영화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런 과정에서 영화가 보여주는 액션도 좋습니다. 불멸자들은 오랜 시간 동안 싸워온 인물이기에 전투에 능하며, 기술적인 부분에서 상당한 수준이라는 설정 때문에 영화의 액션 또한 간결하며, 깔끔한 느낌이 주를 이룹니다. 특히나 샤를리즈 테론이 보여주는 몇몇 액션에서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멋있는 장면들이 등장합니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후속에 대한 예고를 하는 듯합니다.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이기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이고, 영화 또한 이들의 능력에 관한 설명을 충분히 했기에 후속이 나온다면 그 능력을 이용한 액션을 보여줌에 있어서 더 자유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넷플릭스가 아닌 극장에서 상영을 했어도 나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과적으로 넷플릭스로 공개된 것이 좋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샤를리즈 테론 또한 인터뷰에서 ‘넷플릭스가 많은 도움을 주었다’라는 이야기를 하며, 넷플릭스가 좋은 파트너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넷플릭스가 제작사에게 높은 자유도를 주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측면이 장점으로 작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아주 재미있거나 뛰어난 영화라 하기는 어렵습니다. 2시간의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나름 흥미를 가지고 볼만한 영화임은 확실합니다. 다만, 영화의 느낌보다는 시즌제 드라마의 느낌이 들기도 하여서, 영화의 스케일을 기대하신 분들은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영화에서 느껴지는 심심한 느낌이나 한계로 보이는 것들이 이전까지 단점으로 느껴졌는데, [올드 가드]는 그것보다는 조금 나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계신 분들은 한 번쯤 볼만한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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