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돌비 시네마' 체험기
7월 23일, 드디어 한국에도 돌비 시네마 상영관이 오픈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메가박스 MX관은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시스템을 이용한 상영관이었습니다.
돌비 애트모스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기존의 미디어 사운드를 조금 더 자연스럽고, 실감나는 소리로 만들어주는 시스템입니다. 극장에서는 해당 규격에 맞는 상영관과 스피커 위치 등을 설정하여, 최적의 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이죠. 쉽게 예를 들자면, 영화에서 큰 총소리가 등장한다고 했을 때 한 개의 스피커가 큰 소리를 내는 것보다는 3개의 스피커가 동시에 소리를 내는 것이 더 힘있고, 디테일한 소리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때문에 저음보다는 고음에 강점이 있고, 소리의 임팩트보다는 디테일함에 강점이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운드 시스템을 갖춘 것이 돌비 애트모스 상영관이고, 메가박스 MX관은 이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을 갖춘 상영관을 말했습니다. 물론, 돌비 애트모스는 메가박스가 아닌 다른 극장의 몇몇 상영관에도 적용중이고, MX관은 돌비 애트모스에 최소 스크린 밝기와 와이드 시트를 제공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 시스템에 HDR을 기반으로 하는 돌비 비전이 추가된 것이 돌비 시네마입니다.
HDR은 High Dynamic Range의 준말로 영상의 최대와 최소 밝기의 표현을 향상 시키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돌비가 더 높은 색 심도와 휘도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돌비 비전이라는 것입니다. 돌비는 이런 시스템을 영화 제작에 적극 도입하도록 도와주고 있고, 지원하는 기기를 가지고 있다면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접할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이런 시스템을 갖춘 극장이 없었는데 이번에 메가박스를 통해서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점은 메가박스를 아주 칭찬하고 싶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제가 오픈 당일에 직접 방문을 하여 관람을 하고 왔는데, 기대에 부흥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상영관의 출입구부터 상당히 신경 쓴 것이 느껴지고, 극장 내부도 돌비를 상징하는 컬러인 파란색으로 디자인하였습니다.
상영관에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시트는 이전 코엑스 MX의 시트보다는 나았습니다. 비교적 최근에 개관한 성수 메가박스의 MX관과 비교를 하면 조금 더 나은 수준입니다. 본래 돌비 시네마에는 리클라이너 시트가 적용되어 있다하는데, 아쉽게도 메가박스의 돌비 시네마에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일반 상영관에 비해 좋은 시트인 것은 맞습니다.
좌석에 앉은 후 보게 되는 극장의 광고는 실제 영화를 상영하는 프로젝터와 다르기 때문에 이 점을 다루지 않겠습니다. 실제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나오는 돌비 시네마의 인트로 영상에서부터 이 상영관의 강점이 느껴집니다. 이전 MX관에 비해 사운드의 폭이 더 넓어졌고, 부족했던 저음이 강화되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상영관의 바닥과 시트까지 진동이 전해지는데, 이것이 영화 관람에 방해되는 정도는 아니라서 좋았습니다. 거기에 돌비 애트모스의 장점인 소리의 방향성도 훌륭합니다. 이는 상영관에 달려있는 스피커의 개수만 봐도 알 수 있을 겁니다. 이 정도면 소리가 안 좋은 것이 이상할 정도입니다. 다만, 일부 스피커가 길들여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니 다시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화면도 이전 MX관에 비해 훨씬 좋아졌습니다. 색의 정확도나 스크린 밝기도 개선된 것이 느껴집니다. 선명도 또한 개선되었는데, 뛰어난 향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선명도 부분에서는 LASER IMAX에 비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일반상영관에 비해서는 상당히 훌륭한 화면표현입니다.
개인적으로 화면 표현에 대해서는 롯데 시네마의 LED 상영관인 ‘SUPER S’(QLED 스크린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고, 용아맥, 돌비 시네마가 될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이 점은 IMAX LASER 프로젝터의 힘이라고 생각됩니다.
관련하여 용산 아이맥스와 비교를 하자면, 저는 취향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용산 아이맥스는 아이맥스 카메라로 찍은 영화가 보여주는 비율과 선명도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사운드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음이 강하기는 하지만 그 저음에 소리의 디테일이 모두 죽게 됩니다. 영화의 임팩트가 좋으신 분들인 이 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소리의 디테일에서 발견하는 쾌감도 분명 존재합니다. 메가박스가 돌비 시네마 시사회 영화로 [포드 V 페라리]를 선정한 이유가 그렇습니다. [포드 V 페라리]의 가장 큰 장점은 디테일한 엔진음입니다. 자동차의 엔진음은 모든 소리의 음역대가 고루 존재하는 소리입니다. 때문에 이런 부분이 좋지 못한 스피커로 듣게 되면 제대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결국, 영화에 따라 각 적합한 상영관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저의 선택을 물어보신다면, 영화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테넷]과 같이 아이맥스 카메라로 찍어서 비율이 다른 것이 아니라면, 저는 돌비 시네마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돌비 시네마는 한국에서 가장 훌륭한 상영관이라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화면과 사운드, 좌석까지 모든 것이 최상의 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가장 좋은 환경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이런 것들이 관련 지식이 없는 분들에게 드라마틱하게 받아들여질 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같은 영화를 돌비 시네마와 일반 상영관에서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데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거기에 스크린에서 돌비 비전의 적용이 크게 보이지 않습니다. 집에 OLED TV가 있어서 관련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는 편인데, 그 정도의 색감 표현은 보여주지 못합니다. 용아맥과 SUPER S에서는 비슷하게 느껴지는 부분이기에 이 점은 더욱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집 근처에 있는 영화관에만 가보셨던 분들은 한 번쯤 체험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다만, 체험 이후에 일반 상영관이 시시해보일 수 있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이런 돌비 시네마가 생긴 것에 열광하는 이유는 한국의 극장이 상영관에 신경 쓰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임에도 일부 상영관에서는 귀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나오고, 영화의 암부 표현이 상당히 부족하며, 심지어는 스크린이 가운데가 아닌 한 쪽으로 몰려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극장이 상영 환경에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좋은 극장만 찾아가게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극장이 극장 시설보다 다른 곳에 더 신경쓰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극장 내 영사기사를 없애는 곳도 있습니다. 이렇게 극장 환경은 신경도 안 쓰면서, 관객들이 극장을 찾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한 거 아닌가요? 괜히 넷플릭스 탓하지 말고 제발 시설에 투자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투자가 안되면 관리라도 제발 똑바로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