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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는 인격장애가 아닐 수도 있다?

드라마 [악의 꽃] 3~4화 리뷰

by 따따시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드라마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인다는 것인데, 최근 시청하기 시작한 [악의 꽃]이 그렇습니다. 드라마의 맨 처음에 등장했던 장면이 이렇게 빨리 등장할 줄 몰랐거니와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현수의 정체가 밝혀지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5화의 마지막 부분에 두 사람의 인공호흡(?) 장면이 등장할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 상황으로 인해 드라마는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3~4회에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현수가 종종 아버지의 환상을 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수의 누나인 해수와 무진의 관계가 등장했습니다. 무진의 첫사랑이 해수였던 것이죠. 과거 현수는 같은 중국집에서 일했던 순길을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도망치던 그는 달리던 자동차와 사고가 났고, 그 자동차에 타고 있던 인물이 희성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희성 부모님의 비밀도 조금 밝혀졌습니다. 희성은 집 안 비밀 공간에 혼수상태로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희성의 부모님은 왜 현수를 희성으로 살아가게 했던 것일까요? 진짜 혼수상태가 맞는 것일까요? 차에 치인 것은 현수인데, 왜 희성이 혼수상태가 된 것일까요? 아직 의문점이 많습니다.




드라마의 캐릭터 포스터를 보면, 각 캐릭터별 문구가 등장합니다. 현수는 ‘그녀가 필요하다’, 지원은 ‘그를 믿어도 될까’입니다. 여기서부터 앞으로 드라마가 보여줄 스토리가 어떤 이야기일지 여러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까 합니다. 포스터 속 문구를 보면, 현수는 지원에게 자신의 과거에 대한 결백을 주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과거의 일이 밝혀질수록 그는 사실이 아니라며, 지원에게 자신을 믿으라는 말을 하지만, 지원은 그런 그가 점점 더 수상하게 여기는 인물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전에 지원이 자신을 과거 있는 여자라 말한 적이 있는데, 이 과거의 사연과 현재의 상황에 겹치는 부분이 생기면서 더욱 불신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현수의 이야기가 정말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해수의 존재가 그렇습니다. 그녀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장면에서 ‘실제로 살해당한 시신 본 적 있으세요?’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는 과거에 그녀가 살해당한 시신을 본 적이 있다는 이야기로 들립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과거 현수가 마을 이장을 죽인 현장에 있었기에 그 시신을 봤다는 이야기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녀의 캐릭터 포스터 속 문구는 ‘숨겨야 한다’입니다. 이를 현수의 문구와 결합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전 2화에서 현수가 이장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 곳에 해수가 같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해수의 옷에서 피가 묻어있고, 옷도 정돈되지 않은 것을 보면 이장이 해수에게 해를 가하려다 현수가 그것을 말리는 과정에서 살인이 벌어진 것일 수도 있고, 해수가 저항하는 과정에서 죽이게 된 것을 현수가 뒤집어 쓰려했던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4회에서 지원이 해수와의 인터뷰에서도 해수가 현수에게 아직 애정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수의 살인에는 해수가 연관되어 있다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진이 과거 살인 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등장했습니다. 현수가 확인한 동영상에서는 해수가 함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현수와 무진은 모두 살인과 관련된 과거가 있고, 그 과거에는 모두 해수가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해수는 살인범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드라마가 현수를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등장시킴과 동시에 그가 그의 아버지를 닮아 살인을 저질렀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 또한 어떠한 장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심리학 용어 중에 ‘낙인 효과’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기면 그 대상이 점점 더 나쁜 행동을 보인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한 아이에게 ‘넌 공부를 못하는 아이야’라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하면, 그것이 그 아이의 이미지가 되고, 그 아이는 스스로 공부를 못하는 아이라 생각하게 되어, 공부를 안 하게 되거나 하더라도 집중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고, 진짜 공부를 못하는 아이가 되는 것이죠.

이 말은 현수가 인격 장애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저 어릴 적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어왔기에 자신도 그런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죠. 그렇지 않다면, 지원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지원을 지킬 이유도 없을뿐더러, 딸에게 잘해줄 이유도 없겠죠.

극 중에서 언급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실제 유전적인 원인이 있는지 밝혀진 질병은 아닙니다. 이 질병의 증상에는 반복적인 범법행위, 거짓말, 무책임함을 보입니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다 보면 그가 인격장애가 아닌 평범한 인간이라 생각되는 지점들이 존재합니다. 이런 지점들을 보았을 때, 현수는 인격장애가 없는 인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동네 사람들이 현수를 대상으로 굿판을 벌이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비춰보면 현수는 이미 낙인이 찍힌 상태로 자신을 그렇게 받아들이며 살아온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런 과거들이 현재의 현수에게 트라우마로 작용되는 것이죠. 결국엔 현수를 인격장애라 생각하게 만든 것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라는 결론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추후에 현수의 사진을 가지고 있던 할머니가 지원을 만나게 되었을 때, 할머니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4화의 마지막에 현수의 시계가 현장에 있던 것을 발견한 지원에게 할머니가 지원을 알아볼 수 있을 지도 의문이고, 알아본다면 지원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드라마는 이런 이야기를 통해서 진실이라는 키워드가 가지고 여러 메시지를 전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등장한 내용 또한 인물이 가지고 있는 진실을 알수록 더욱 의심이 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이야기들을 생각해보면 현수의 아버지인 민석의 살인이 악의 씨가 되어서, 많은 사람들의 악의 꽃이 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과연 앞으로 [악의 꽃]은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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