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를 사용하면서 느낀 몇 가지
한국판 ‘블랙 미러’라 불리는 SF8이 첫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이전에 웨이브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으로 약 한 달 전부터 ‘웨이브’에서 볼 수 있었는데, 방송에 편성을 할 거라면 왜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는 의문인데, 결과적으로 웨이브 오리지널이라는 네이밍이 그리 메리트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웨이브에서는 자사가 투자한 드라마를 ‘웨이브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을 붙이는데, 과연 이것이 얼마나 홍보에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자신의 라이벌을 넷플릭스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것은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현재 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는 비교적 젊은 연령층을 타깃으로 하는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고, 일부 콘텐츠는 꼭 웨이브가 아닌 플랫폼에서도 접할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결과적으로 웨이브를 구독하게끔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이용 경험 또한 타 플랫폼에 비해 뒤쳐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거슬리는 것은 웨이브 오리지널 로고가 시청 내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아니, 내가 내 돈 지불해서 콘텐츠를 보는 것인데, 워터마크까지 봐야 하나요? 예능이라면 어느 정도 감안을 하겠지만, 드라마에 등장하는 것은 상당히 불만입니다. 단적으로 최근에 종영한 [꼰대 인턴]이라는 드라마가 웨이브가 투자하여 제작된 드라마인데, 웨이브에서 볼 때는 워터마크가 등장합니다. 방영 당시에는 본방 이후 타 플랫폼에서는 3주 뒤에 다시 보기 서비스가 제공되어, 다시 보기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웨이브에서 봐야 했겠지만, 지금에 와서는 굳이 웨이브를 통해서 볼 이유가 더더욱 없습니다.
추가로 시청 환경에서도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바로 화면 비율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는 웨이브만의 문제점은 아닌 것이 대부분의 영화 관련 한국 플랫폼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거의 신경 쓰지 않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사용하는 모니터는 21:9입니다. 이는 대다수의 영화 화면비와 비슷한 수치인데, 제가 이 모니터를 산 이유 또한 영화에 더 몰입하기 위함입니다. 관련하여 넷플릭스에서는 모니터에 따라 다른 비율을 정확하게 지원합니다. 때문에 화면비가 일치하면 꽉 찬 화면으로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OTT 서비스의 대표주자인 왓챠도 관련된 기능이 없었습니다. 모든 콘텐츠가 16:9 비율을 가지고 있었는데, 관련하여 제가 문의를 넣은 적이 있었고, 관련하여 개선하겠다는 대답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관련 서비스를 지원하게 되어서 현재의 왓챠는 다양한 화면 비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UHD 서비스입니다. 웨이브는 현재 일부 콘텐츠에 4K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아시는 분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콘텐츠가 4K 화질을 지원하는지 알 수 없을뿐더러, 웨이브는 TIVIVA라는 다른 플랫폼을 이용해서 UHD 다시 보기를 지원합니다. 하지만 관련된 안내를 찾아보기 힘들고, 여러분들 중에서도 TIVIVA라는 플랫폼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아신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화질과 관련된 문제는 웨이브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다른 플랫폼 또한 UHD 관련해서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과거 왓챠의 박태훈 대표가 한국에서 4K 서비스는 넷플릭스, 유튜브, 웨이브만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는 통신사에서 부과하는 망 사용료가 그 원인입니다. 관련 기사에서도 한국의 망 사용료가 타 국가에 비해 비싸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웨이브는 SK가 함께 하고 있기는 하지만, 웨이브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4k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웨이브가 국내에서 큰 성공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 성공을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 공급이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웨이브는 지상파 중심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으로 작용됩니다. 대부분의 대세 프로그램이 jtbc나 CJ계열 방송국에서 등장하고, 유튜브를 통해서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 콘텐츠가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웨이브에게는 더욱 악재로 작용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그나마 있던 jtbc도 CJ와의 합작을 위해서 티빙으로 옮겨간 상황이기 때문에 더더욱 미래가 암울합니다. 하지만 CJ와 jtbc가 합작한 플랫폼의 론칭이 미뤄지면서, 웨이브에게도 작은 희망이 생겼다 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리 높은 가능성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부실한 콘텐츠라는 문제점과 더불어 사용자를 배려하지 않은 UI나 제공되는 콘텐츠나 서비스에 비해 비싸게 느껴지는 가격 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지상파 다시 보기를 위해서 사용을 하고 있긴 하지만, 넷플릭스에 존재하는 콘텐츠는 넷플릭스를 이용하려고 합니다. 웨이브가 성장을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진짜 이용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