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악의 꽃] 11화 리뷰
드디어 진짜 공범이 밝혀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예상하신 것처럼 백희성이 공범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드라마의 흥미가 떨어진 것은 아니죠. 드라마는 이제 공범 찾기가 아니라 현수의 결백을 밝히거나 지원과 현수가 함께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결방이라니… 상당히 아쉽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11화를 천천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해수가 실리콘 팔찌를 찾아보는 과정입니다. 그 와중에 바깥에서 누군가의 인기척을 느끼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이는 해수의 불길한 느낌이 아니라 진짜 누군가가 있는 것이라면 어떨까요? 이런 생각이 들어서 생각을 해보니, 같은 시각 대부분의 주요 인물들은 모두 알라바이가 확실하게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주요 인물은 아닐 가능성이 있겠죠. 물론, 그저 해수가 혼자 느끼는 불안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누군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 이유는 드라마가 이전까지 사소한 떡밥에 그냥 흘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기에 이것도 무언가와의 연결점이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수가 느낀 인기척은 해수의 불안함에서 온 착각이었을까요?
이후 드라마는 재섭과 지원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재섭은 지원에게 최소한의 배려를 해주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지원의 주장인 현수가 진범이 아니라는 이야기에는 쉽게 납득하지 못하죠.
같은 시각 현수는 염사장과의 거래를 시작합니다. 이때, 염사장에게 백이라는 이름으로 전화가 옵니다. 그가 바로 백만우였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해당 핸드폰을 백희성의 핸드폰으로 추정됩니다. 과거 회상 장면에서 희성이 염사장과 통화를 하는 장면이 등장했고, 사고 이후에 혼수상태가 된 것으로 생각해보면, 희성이 그 핸드폰을 반납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염사장은 희성이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눈치인데, 어떻게 백만우가 그 번호로 통화를 하는지 의문입니다. 그렇다면, 만우는 만우대로 염사장과 접촉을 한 것일까요? 이 점은 희성이 혼수상태에 빠진 이유가 밝혀진다면 조금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기에 희성이 염사장을 통해서 만나려고 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대화의 주요 내용은 희성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과 그것이 다행이라는 희성이 이야기입니다. 이전에 예상한 것처럼 그 사람이 해수라고 생각하면, 희성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라 볼 수 있죠. 그렇다면 희성이 해수를 만나서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가 궁금해집니다. 여러 추측을 해보고 싶은데 딱히 단서가 없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것이라면 분명 중요한 이야기일 것 같으니 조금 더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해수가 희성의 집에 방문하게 됩니다. 이로써 희성이 진범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죠. 그렇다면 현수는 호랑이 굴에 제 발로 찾아오게 된 격이라 생각합니다. 희성의 부모님에겐 도현수라는 정체를 숨겨서 수사에 혼선을 주고, 더 나가아서는 희성의 진실까지 숨길 수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공범이 밝혀졌음에도 희성이 왜 혼수상태가 되었는지는 아직까지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다만, 만우가 희성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모든 사건은 만우가 희성에 대한 애정 혹은 자신의 명예에 누를 끼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과도한 교육을 포함한 많은 것을 원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는 이전에 이야기한 것처럼 [악의 꽃]은 가정의 존재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알게 모르게 현수와 만우의 가족이 대비가 되어 등장합니다. 현수의 집은 대체로 따뜻한 공간으로 표현되는 것과 반대로 만우의 집은 조금 차갑고 딱딱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거기에 부부의 관계나 부모 자식 간의 관계에서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더 나아가서 드라마의 주요 인물들인 현수와 희성 그리고 인신매매의 피해자로 등장한 인서까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는 것이죠.
그리고 드라마는 현수가 지원과의 대화를 통해서 진정한 사람에 대해 알게 된 이후의 변화를 보여주었습니다. 서로가 감추는 것 없이 솔직히 대화를 시작했을 때, 과거의 이야기를 포함한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현수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상당히 낯선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후 현수는 겉모습과 배경만 보고 그 사람에 대해 정의를 내리며 편견으로 바라본 사람들의 시선이 예상됨에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젠 아무렇지도 않아’라는 말을 했습니다. 여기서 ‘이젠’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현수라면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모르는 곳으로 도망쳤을 것입니다. 과거 중국집에서의 일과 마찬가지죠. 하지만 이번 화에서 현수는 도망치지 못합니다. 바로 지켜야 할 것과 함께하고 싶은 것이 생겼기 때문이죠. 드라마의 프롤로그에 은하의 탄생이 등장한 것도 이와 같습니다. 은하는 현수가 지켜야 할 사람이고, 지원은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죠. 결과적으로 현수는 사랑으로 인해 변화한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사랑하기 때문에 가지는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그 원인이겠죠.
앞서 이야기한 희성과 인서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인물이라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사랑하고 있다고 보이지만 당사자는 그렇게 느끼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희성은 이전 대사에서도 ‘아빤 나 사랑해?’와 ‘나 지켜줄 거지?’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애정결핍으로 인한 불안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손톱 물어뜯는다고 뺨을 때리는 모습을 보면 더더욱 그런 것 같네요.
그렇게 본다면 희성이 공부를 잘하는 것도 만우에게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미자는 선행학습을 하는 은하를 보고 다그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순간적으로 은하에게서 희성의 모습이 보였던 것이죠. 그래서 희성이 말한 도민석이 시키는 대로만 했다는 이야기도 부모님에게 잘 보이기 위한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진짜 범인은 희성을 이렇게 만든 만우가 아닐까요?
추가로 언급하고 싶은 점은 지원과 현수가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의 이준기 배우의 표정, 무언가 어색하게 보이지 않았나요? 그랬다면 이준기 배우가 연기를 잘했다는 반증이 될 것입니다. 현수의 입장에서는 이런 감정이 처음이기에 지어지는 표정조차 어색할 것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표정은 연기를 배우게 될 때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거울이나 카메라를 켜서 슬픈 연기를 직접 해보세요. 아마 현수가 지은 표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도 이 장면이 처음에는 조금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의 연기가 슬프다고 느끼는 것보다는 현재 느끼는 감정을 어쩌지는 못하는 듯한 묘사로 느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수에게는 자신의 감정이 터지는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그동안 현수가 느꼈던 가슴 통증은 그동안 억눌러왔던 감정이 조금씩 깨어나는 신호가 아녔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에 대한 예측입니다. 사실 11화에서 많은 부분을 정리하였기 때문에 흐름상 12화에 새롭게 시작되는 단서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이 되었는데, 결방을 해버리네요. 각설하고, 예고편을 통한 이야기는 일단 현수는 당장 구속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현수와 지원이 비 오는 공원에서 함께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고, 도해수가 자수를 하려는 것인지 차지원 형사를 찾아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수를 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 것 같습니다. 백만우를 찾아간 것도 단순히 명단을 받기 위함이 아니라 어떤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수에게 자신의 도움이 필요 없어 저야 해야 할 일을 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현수에게 어느 정도의 도움을 주었다는 이야기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차지원을 찾아간 것이 현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고, 그 이후에 해야 할 다른 일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과적으로 자수는 해수가 말한 해야 할 일이 아니라는 저의 추측입니다.
이후 변사체가 되어, 재섭이 현수가 아닌 다른 사람이 범인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수 또한 이 사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면서 사건을 함께 해결하게 되는 그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희성의 집안일을 도와주시는 아주머니가 미자에게 무언가를 털어놓습니다. 아마 이것은 미자를 향한 협박보다는 미자가 모르는 무언가를 알려주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변사체가 발견된 사건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드라마는 벌써 5회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 1회가 결방하면서, 지금까지 전개된 사건에 대한 정리와 공범에 대한 추리를 해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밝혀져서 공범에 대한 추리는 하나마나가 되었습니다. 스페셜을 통해서 이전 이야기들을 다시 살펴보며,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한 예상을 해볼까 합니다. 저는 다음 리뷰로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