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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꽃] 김무진은 배신할 것이다

드라마 [악의 꽃] 스페셜 방송으로 알 수 있는 것

by 따따시

[악의 꽃] 스페셜 방송에서는 김무진 기자를 활용하여, 르포 형식의 구성을 만들었습니다. 스페셜 방송에서도 드라마의 콘셉트를 유지하며, 최근 유행하는 콘셉트 놀이에 집중하는 김무진 기자와 도해수씨의 모습이 재미있었습니다. 스페셜 방송이 단순 스토리 요약이 아니라 여러 관점에서 드라마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나 해당 방송에서 은근히 강조하는 것들이 존재했는데, 방송을 통해서 해볼 수 있는 이야기와 [악의 꽃]에 대한 부가적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결방한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대부분의 방송 프로그램이 24일부터 31일까지 약 1주일 정도 촬영을 중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악의 꽃]은 12화가 결방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12화는 정상적으로 방영될 수 있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악의 꽃]은 비교적 여유로운 일정으로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배우들의 의상이나 메이킹 영상의 모습을 보면, 꽤 오래전부터 촬영을 해온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악의 꽃]의 촬영은 약 2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드라마의 마지막 대본도 일주일 전에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정도 일정이라면 촬영 일정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죠. 장희진 배우의 SNS를 보면, 7월 29일에 12화, 8월 21일에 14화를 촬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에 당장 12화를 방영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12화를 결방한 것은 제작진의 의도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촬영이 연기가 되었기에 1~2화 정도가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어차피 연기가 될 것이라면 12화가 가장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11화에 공범이 밝혀졌기 때문에 많은 사건들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시점이고, 12화부터는 이전과 다른 목표로 이야기가 흘러가기 때문에 흐름을 크게 해치지 않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12화를 결방한 것은 제작진의 의도적인 선택인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이 선택이 좋은 선택이었다 생각합니다. 촬영분에 여유가 있어서 결방을 안 할 수도 있지만, 퀄리티를 위해서는 여유가 필요하고, 자칫하면 중요한 순간에 결방을 할 수도 있기에 안정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방을 안 하고, 꾸준하게 퀄리티를 유지하며 방송을 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죠. 저 또한 이전에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본 입장에서 이런 선택이 상당히 영리하다고 생각합니다. 11화에서도 그런 결정이 어느 정도 반영되어서, 스토리 라인을 헤치지 않은 선에서 기존 홀수 회차보다 조금 더 속도감 있게 편집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은 [악의 꽃] 시청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악의 꽃] 시청률이 낮은 편은 아닙니다. TvN의 수목드라마 시청률로 따져보면, [진심이 닿다]가 최고 시청률 4.7%, [남자 친구]가 10.3% 이후 가장 좋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앞에 두 드라마는 9시 30분에 방영할 때였고, tvN 수목드라마는 3월부터 편성을 바꾼 것을 생각하면, 편성 변경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거기에 2049 시청률은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같은 시간에 트롯 관련 방송이 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나쁜 시청률은 아닙니다. 즉, 절댓값으로 보면 낮은 시청률이지만 내실이 있는 시청률이라 볼 수 있습니다. (상대가 5~8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1위)

그렇기에 시청률이 낮다고 안타까워하시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더 높은 시청률 갈 수 있는 드라마긴 합니다…



스페셜 방송을 통해서 이전에 드라마를 보던 시선과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된 점이 있습니다. 바로 차지원과 김무진의 공통점입니다. 두 사람 모두 직업상 진실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범죄와 연관되어 있죠. 드라마 초반에 등장한 것처럼 진실을 파헤칠수록 파국으로 치닫는다는 것을 스페셜 방송 말미에 다시 한번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진실을 파헤치려 하는 누군가가 결국 파국을 맞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 스페셜 방송에서 배신에 대한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추후 드라마에서 누군가의 배신이 등장할 것이라는 시그널로 보이는데요. 드라마는 총 7명의 후보를 내놓았습니다. 차치원, 도해수, 김무진, 백만우, 공미자, 염상철, 최재섭 등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 중에서 배신을 할 것으로 보이는 인물은 염상철입니다. 염상철은 자신의 이익에 의해서만 움직입니다. 그가 백희성의 사진을 가지고 있고, 그가 공범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이것을 무기로 희성과 만우를 협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공의 이익이나 사명감보다는 자신의 이익이 우선이기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죠.

배신자가 한 명이라고 안 했으니까 여러 명이 될 수도 있겠죠? 두 번째는 공미자입니다. 12화 예고에서 나온 것처럼, 도우미 아주머니가 공미자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그 비밀은 만우에 관련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내용은 이전 11화 리뷰 영상의 댓글을 참고하였습니다. 그 비밀은 희성의 산소호흡기입니다. 산소호흡기를 때자 바로 깨어나는 장면으로 연결이 되는데, 무언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물론 코마 상태의 환자가 호흡기를 때거나 안락사를 위한 준비과정에서 깨어나는 것은 흔히 존재하는 클리셰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에 의심해볼 수 있는 것이죠. 만약 이 산소 호흡기에서 산소가 아니라 마취 가스였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만우가 의도적으로 희성이 깨어나지 않게 한 것이죠. 그렇게 된다면, 만우가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것이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혹시 그때 통화를 하던 염상철과 같은 자리에 있던 것일까요?

희성의 침대 주변을 정리하면 아주머니가 이상한 무언가를 발견하고, 이를 미자에게 알리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미자가 가지고 있던 죄책감이 모두 백만우에 대한 분노로 바뀌는 상황이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이전 은하와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미자에게는 인간성이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렇기에 그 인간성이 발휘되어서 드라마 막판에도 현수와 나름의 관계가 유지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은 김무진 기자입니다. 지금까지는 꽤나 협조적으로 나왔지만, 이전까지 김무진 기자는 자신의 특종에 목숨을 거는 인물이었습니다. 거기에 해수가 진범으로 밝혀진다면, 해수와 다시 이별하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죠. 이런 상황에서 김무진 기자가 여론을 이용하여, 현수를 범인으로 몰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현수의 아내가 지원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경찰 수사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겠죠. 사실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드라마 초반부터 생각했습니다. 형사의 남편이 용의자인 상황에서 형사가 남편을 조사한다고 했을 때, 외부에서 그 신뢰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것 또한 편견 중 하나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과거 무진이 어떤 사건과 연관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사건이 들춰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무진은 현수를 진범으로 몰아갈 것 같습니다.


사실 도해수, 차지원에 대한 의심을 해보기도 했지만, 이들이 진짜 배신을 할 경우에는 드라마의 메시지와 반대되는 방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악의 꽃]를 집필한 유정희 작가의 인터뷰 기사에서 ‘악의로 뒤덮인 환경에서도 꽃은 피어난다’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는 것은 현수가 여러 편견 속에서도 굳건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는 메시지로 볼 수 있는데, 이 메시지를 위해서는 현수와 지원이 헤어지면 안 됩니다. 지원이 형사직에 잘리더라도 두 사람의 관계는 유지가 되어야 합니다. 거기에 만약 해수가 배신을 하게 된다면…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해수가 배신을 하게 된다면, 지난 몇 년간 동생에게 누명을 씌운 것에 대해 괴로워할 이유가 없겠죠. 그렇기에 해수가 재수사팀을 찾아간 것은 자수를 위한 방문이었고, 그것을 알게 된 무진이 해수의 구속을 막으려고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조금 해봤습니다.


스페셜 방송이라서 딱히 할 말이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할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이전 리뷰 영상에 여러분들이 남겨주신 댓글을 읽다 보면 전혀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물론, 모두 맞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며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것도 드라마를 소비하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저의 어머니가 말씀하신 ‘알고 보니 도현수가 진짜 범인인데, 과거를 부정하고 있는 거야’라는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농담 식으로 한 이야기지만, 사실 드라마가 진짜 재밌으려면 그런 전개로 가는 것이 맞긴 합니다. 10살 이전의 기억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가 등장하기도 했으니 말이죠. 이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드라마의 메시지와는 상반된 이야기라서 가능성이 높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런 식으로 여러분이 생각하는 드라마의 이야기나 진짜 범인 등 다양한 이야기를 댓글에 적어주세요. 얼마 남지 않은 드라마를 더욱 재미있게 보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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