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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Dec 01. 2020

자극적이지 않게 조여오는 긴장감

영화 [콜] 리뷰

오늘 이야기해볼 영화는 [콜]입니다. 이 영화에도 나름의 사연이 존재합니다. [콜] 촬영은 2019년 4월에 종료되었습니다. 이후 1년간의 후반작업을 거쳐서 2020년 3월 개봉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이미 캐스팅 단계에서 [버닝]의 전종서 배우가 차기작으로 선택한 영화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던 영화였죠. 개봉 직전에 하는 행사인 기자간담회 및 시사회가 진행되었지만 결국 코로나의 확산으로 개봉을 연기했습니다. 그리고 몇 개월이 지난 후에 드디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사냥의 시간]이 이후 두번째로 넷플릭스를 공개작이기도 하면서, 한국 영화시장에서 BIG 4라 불리는 ‘NEW’의 작품이라는 점도 의미가 있습니다. 이후 [승리호]와 [낙원의 밤]도 넷플릭스와 협상 중이라고 합니다.


비주얼과 음악

저는 한국 영화가 넷플릭스를 창구로 선택한 것을 그리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 생각하는데, [콜]은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은 것이 너무나도 아쉬운 영화였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영화의 제작사가 ‘용필름’이라는 것입니다. ‘용필름’은 [뷰티 인사이드]로 시작하여, [럭키], [침묵], [독전] 등을 제작한 제작사로 비주얼 부분에 장점이 있는 제작사입니다. 특히 [뷰티 인사이드]는 제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한 편이기도 합니다. 

영화 [콜] 또한 비주얼면에서 상당히 큰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로 인해서 현재가 변화하는 과정을 상당히 화려하면서도 신비롭게 보여주는데, 이런 표현이 상당히 잘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음악도 상당히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영화의 기술적인 부분에서 음악이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그런 기대를 만족시켜줬습니다.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나 극장에서 봤을 때의 희열이 극대화될 수 있는 장면들이 많아서 너무나도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저는 집에서 영화를 볼 때, 어느 정도 갖추고 영화를 보는 편인데 혹시 안 보신 분이라면 가장 좋은 환경을 준비하여서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냥 핸드폰으로 보기에는 너무 아깝습니다. 


영화다움

비주얼과 음악 덕분에 영화다운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는 영상과 소리가 결합되어 이야기를 보여주는 예술입니다.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자극하는 예술에는 극과 영화가 있습니다. 하지만 극은 장소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물의 몸짓에 집중할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영화는 극보다는 조금 더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더불어 실제로 볼 수 없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경험을 시켜줄 수 있다는 점이 영화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콜]은 그런 영화의 장점을 상당히 잘 보여준 영화입니다. 보이는 것과 청각적으로 사람들에게 긴장감을 주어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하는 것. 그것이 영화가 가져야할 덕목 중 하나가 되겠죠. 



연기

궁금했던 만큼 그녀의 연기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공개 직후 실시간 검색어에 그녀의 이름이 올라가면서 그 진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전종서 배우에 가려졌지만, 저는 박신혜 배우의 연기도 칭찬하고 싶습니다. 이전에 보여준 모습과는 전혀 모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음에도 아직 보여주지 못한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콜]을 통해서 전종서 배우와의 시너지를 잘 발휘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두 배우의 감정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 욕을 하는 장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에서 인물이 욕을 하는 장면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영화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인물의 감정이 극에 달했을 때야 욕이 등장하고, 그 욕을 사용하는 당사자가 바뀌는 순간은 이들이 주고받는 감정들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는 욕이 자주 등장하지는 않지만,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이는 캐릭터를 잘 보여줌과 동시에 그들의 감정을 적절하게 이끌어냈다는 표현일 것입니다. 물론, 전종서 배우의 욕이 조금 더 찰진 느낌은 있습니다. 그럼에도 두 배우가 일상생활에서 욕을 안 쓴다는 것은 잘 알 것 같습니다. 


과정과 결과

영화를 포함한 모든 이야기 속에는 크게 두 가지가 존재합니다. 바로 과정과 결과가 그것이죠. 결과는 뒤로 미뤄두고, 그 결과를 찾아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결과를 통한 큰 임팩트를 위해서 과정이 사용되는 영화도 있습니다. 

스릴러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고, 해결하게 되는 과정과 그런 노력 끝에 얻어지는 결과가 재미의 요소가 되는 것이죠. 우선 [콜]은 결과보다는 과정이 조금 더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결말에 대해서는 약간의 취향차이가 존재하는 듯합니다. 

영화의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앞서 이야기한 비주얼과 음악을 통해서 과정을 상당히 긴장감 있게 그려내었습니다. 이런 영화들이 자칫하면 자극적으로 빠질 수 있음에도 영화는 자극적으로 빠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일부 장면에서 잔인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저는 [콜]이 보여주는 잔인함은 적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더 잔인하여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너무 자극적이기에 본래의 이야기를 헤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당한 잔인함과 긴장감 형성과 동시에 점프 스케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은 점도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이 점은 영화가 긴장감을 형성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영화를 연출한 이충현 감독은 30대 초반으로 영화 감독으로써는 상당히 어린 나이임과 동시에 이 영화가 그의 첫 상업 영화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한국 영화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충현 감독의 차기작을 상당히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스포일러 구간



영화에서 등장하는 요소 중에서 형량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범죄의 형량이 강해서 극 중 영숙이처럼 무기징역을 받는다면, 어차피 더 큰 범죄를 저질러도 똑같을 것이니 잡히기 전에 더 많은 범죄를 저지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영숙에게 무기징역은 영숙이 더욱 흑화하게 되는 계기 중 하나가 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쿠키 영상과 엔딩크레딧에 이야기. 저는 이 부분에 조금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마지막 장면에서 화면비가 약간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이전까지는 위 아래에 작은 레터박스가 있었는데, 대략 1:43:37부터 위 아래의 레터박스가 사라졌습니다. 이 점이 단순 실수라 볼 수도 있겠지만, 굳이 마지막 장면만 변화했다는 것은 조금 이상했습니다. 만약 이것이 의도라면, 이는 현실과 꿈의 경계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도 정확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의도는 지금까지 보여준 이야기가 생각과는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은 또 다른 결말로 작용하는 것이라 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장면이 서연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마지막에 등장하는 서연이 현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의 내용이 과거인지, 기억의 일부인지, 그녀의 상상인지는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무엇이 되었던 그녀가 생각하고 싶은 방향으로 그려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빠를 죽게 한 것이 엄마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죠. 




총평

이 정도면 괜찮은 영화이지 않나 싶습니다. 보는 동안 흥미를 느꼈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좋은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아쉬움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저는 치명적인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이야기하는 스탠스가 아닌 스릴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전종서 배우의 연기를 빛을 발휘했습니다. 박신혜 배우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하는데, 저는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절대값으로 보면 부족하게 보일 수 있으나, 기존 박신혜 배우의 스타일을 생각해보면 상당히 큰 변화를 보여준 영화입니다. 하지만, 아직 영화에서는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극의 분위기를 헤치지 않았고,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넷플릭스에 볼만한 영화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거기에 다수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들이 공개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혹시 넷플릭스 구독을 생각하고 계신 분이라면 지금이 적기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다른 이야기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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