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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Dec 14. 2020

연말에 보기좋은 뮤지컬 같은 영화

영화 [더 프롬] 리뷰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는 저에게 [더 프롬]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할 이야기가 많이 생각나서 무엇을 먼저 이야기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먼저 영화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하겠습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프롬은 졸업파티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극 중 주인공 에마로 인해서 졸업파티를 취소하게 되는 상황이 생기고, 이런 에마를 돕기 위해서 뮤지컬 배우인 주인공들이 나선다는 내용입니다. 

영화는 차별이라는 코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동성애’를 코드로 하고 있긴 하지만, 동성애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는 없기 때문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이라도 부담없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차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 마음에 들었던 점은 중반부에 트렌트가 설득을 위한 넘버의 내용입니다. 가사 중에서 ‘규칙보다는 상식’이라고 하는 부분이 있는데, 저는 영화를 통틀어서 이 대사가 가장 좋았습니다. 규칙도 인간이 만든 것이고, 규칙이 무의미 해질만큼 사람들에게 상식으로 통하는 것이라면 규칙이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죠. 영화가 이와 관련된 내용을 통해서 진지하게 설득하는 영화가 아니기에 관련된 이야기는 이 정도만 하겠습니다. 





흔히 뮤지컬 영화라고 이야기하면 [라라랜드]와 [위대한 쇼맨]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영화의 성격은 상반됩니다. [라라랜드]의 경우 서사 중심으로 인물의 감정을 뮤지컬 넘버로 표현하는 방식이라면, [위대한 쇼맨]은 음악이 영화의 메인 소재가 되는 것이죠. 이는 뮤지컬 장르로 ‘쇼 뮤지컬’의 형태입니다. ‘쇼 뮤지컬’은 화려한 쇼와 뮤지컬을 결합하여,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뮤지컬입니다.

[더 프롬]은 [위대한 쇼맨]과 같은 쇼 뮤지컬의 형태를 띄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렇기에 눈과 귀가 즐거워지는 장면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거기에 2018년에 초연을 한 동명의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 뮤지컬의 구성을 충실히 따라갑니다. 그렇기에 뮤지컬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만족스러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다소 실망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영화팬보다는 뮤지컬팬에게 적합한 영화라는 것이죠. 


뮤지컬이라는 장르에는 판타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인물끼리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노래를 한다는 것이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점 때문에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는 호불호가 심하게 존재하는 장르입니다. 그렇기에 [라라랜드]는 더욱 대단한 영화입니다. 뮤지컬 장르를 좋아하지 않은 분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죠. [라라랜드]는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분명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영화 속 판타지를 ‘뮤지컬’로 표현하여서, 그들의 사랑이 현실이 아닌 이상적인 모습, 판타지로 보이게 연출한 것이죠. 이런 [라라랜드]에서도 그리피스 천문대의 장면에 대한 ‘호불호’는 남아있습니다. 누구에게는 최고의 명장면이지만, 누군가에겐 이해를 할 수 없는 장면이 되는 것이죠.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뮤지컬 영화는 판타지가 가득한 장르입니다. 때문에 많은 뮤지컬은 현실적인 이야기보다는 이상적인 이야기를 담으려는 편입니다. 그들이 그리는 이상적인 세상을 노래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더 프롬]이 이야기하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도 상당히 이상적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이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 그 이야기를 진지한 태도로 설득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즐거운 춤과 노래를 통해서 딱딱한 이야기를 부드럽게 풀어내고, 한 번쯤 생각해보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죠. 베리의 가족 이야기가 그런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그리는 이상적인 이야기 속에서 하나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영화는 뮤지컬을 그대로 옮겨 놓은 영화입니다. 뮤지컬을 자주 보시는 분들이라면, 무대구성과 배우의 동선이 머리에 그려질 정도입니다. 거기에 쇼뮤지컬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 또한 잘 반영되었습니다. 다수의 앙상블과 함께하는 때창과 군무, 각 개인의 감정과 관련된 넘버와 마지막에 캐릭터 개인의 슬픔 그리고 화합까지. 아마 영화의 관점에서 본다면 상당히 따분하고, 진부한 전개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뮤지컬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서사를 바꾸기에는 각 넘버의 가사와 내용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까지 바꿔야하는 수고를 해야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굳이 뮤지컬을 영화화하는 이유가 없을 겁니다. 즉, 영화의 서사를 가지고 뮤지컬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뮤지컬의 서사로 보여준다는 것이죠. 만약 이것을 무대에서 봤다면, 흠잡을 것 같은 서사라고 생각을 합니다. 애초에 쇼뮤지컬 자체가 서사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노래와 안무를 통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죠. 

때문에 이 영화를 보실 분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에 등장하는 넘버들을 즐기시면 됩니다. 가사를 보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이들의 춤과 노래에 초점을 맞추고 본다면 더 좋을 겁니다. 사실 뮤지컬의 가사는 큰 비중이 있지는 않습니다. 실제 공연장 가서도 노래 가사는 잘 안 들립니다. 대강 무언을 말하는 노래인지만 파악되면 크게 상관없을 것입니다. 스토리도 단순한 편이라서 이해를 하기에 어려움을 없을 겁니다. 


뮤지컬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외로 배우입니다. 노래실력이 아니라 연기력의 문제입니다. 뮤지컬 영화를 만드는 제작진에게 가장 어려운 순간은 대사에서 노래로 넘어가는 순간입니다. 그 순간이 자연스럽지 못하면, 넘버 전체에 몰입이 안되기 때문이죠. 그런 이유로 배우들이 이것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기에 대부분의 뮤지컬 영화는 립싱크로 촬영을 하기 때문에 노래와 연기의 감정을 동일 시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생깁니다. 물론, 촬영을 할 때 라이브로 노래를 하면 좋지만, 편집의 과정을 생각해보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죠. [라라랜드]의 경우 촬영 현장에서 직접 노래를 하며 촬영을 했는데, 해당 장면은 컷 편집이 없는 원테이크 장면입니다. 

그렇기에 배우들이 노래를 하는 듯한 입모양을 보여주면서, 노래의 감정을 그대로 실어주어야 한다는 것이죠. [더 프롬]의 출연한 메릴 스트립, 니콜 키드먼, 제임스 코든을 포함한 모든 배우들이 상당히 자연스러웠습니다. 특히나 제임스 코든이 가장 눈에 띄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임스 코든은 미국 CBS에서 [The Late Late Show]를 진행하고 있는 호스트입니다. 유튜브를 통해서 차에서 진행하는 셀럽 인터뷰를 포함하여 여러 코믹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한국에서 유명한 미국 토크쇼인 ‘코난 쇼’의 유튜브 구독자가 813만명인데, 이 쇼의 유튜브 구독자 수는 2530만명인 것을 보면, 제임스 코든의 능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서 영화계에 데뷔한 ‘조 엘렌 펠먼’의 모습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이 배우가 누구인지 상당히 궁금했습니다. 그녀의 연기도 인상적이었지만, 아마 영화를 보신 분들이 이 점에 동감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프롬]은 뮤지컬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그렇기에 영화의 서사와 레퍼토리를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습니다. 영화의 관점으로 본다면, 상당히 부족한 서사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하나의 뮤지컬로 생각을 한다면 상당히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특히나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공연이 사라진 상황에서 집에서 이런 뮤지컬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좋은 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뮤지컬을 적어도 1년에 2편 이상은 관람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반가운 영화였습니다. 최근에 온라인 뮤지컬 공연을 관람을 했는데, 그것보다 [더 프롬]을 보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집에서 헤드폰으로 관람을 했는데, 극장에서 봤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다른 이야기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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