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허쉬] 1-2화
오늘 이야기 주제는 ‘허쉬’입니다. 저도 ‘허쉬 초콜릿’ 참 좋아하는데요… 물론 허쉬 초콜릿을 이야기할 것은 아니고, MISS A의 ‘허쉬’도 있는데… 아무튼 오늘 이야기할 [허쉬]는 드라마입니다. 방영 전부터 황정민 배우가 출연하는 드라마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황정민 배우가 출연한 드라마는 2009년 김아중 배우와 함께 나온 KBS [그저 바라보다가]가 있습니다. 이후 황정민 배우는 TV 조선의 [한반도]라는 드라마에 출연을 했는데…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그래서 드라마 [허쉬]에서 사용된 단어는 hush로 ‘쉿, 조용히’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허쉬 초콜릿의 허쉬는 사람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드라마는 시작부터 이 ‘hush’라는 단어의 뜻을 드라마의 사건을 통해서 이야기해줍니다. 이렇다는 것은 드라마의 제목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1화까지는 그 의미에 대해서 크게 와닿는 것이 없었는데, 2화까지 보면 드라마가 무엇을 보여줄 예정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의 초반 감상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눈에 띄는 것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배우들의 연기 톤에서 약간의 이질감이 들었습니다. 이는 누군가의 연기력 부족이 아니라 연기의 톤이 살짝 안 맞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드라마를 살펴보면, 황정민, 유선 배우가 같이 나오는 장면과 인턴끼리 나오는 장면에서는 연기의 톤이 어느 정도 맞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황정민 배우가 임윤아, 경수진 배우와 붙는 장면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이질감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배우들끼리 연기 톤이 안 맞아서 그런 것으로 보이는데, 배우나 감독이 이 정도도 안 맞추고 촬영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황정민 배우 특유의 톤이 조금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저는 해당 역할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들었던 생각이 어쩌면 이 알 수 없는 이질감이 의도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점은 3,4화를 보면 조금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화부터 두 주인공이 합심을 하게 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때 두 인물의 캐릭터가 이전과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모습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유지되는 모습으로 보이는데, 그 때 두 사람의 연기 톤이 맞춰진다면, 앞 부분은 의도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드라마의 1화는 캐릭터 소개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그런 소개를 하는 드라마의 모습이 그리 흥미롭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없이 정직하게 인물 소개에만 집중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특성상 인물 간의 관계와 직급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같은 행동이더라도 어떤 직급에서 이뤄지는 행동인가에 따라서 그 파급력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1화가 다소 밋밋했더라도 저는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2화부터는 본격적인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화의 마지막에는 드라마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듯, 큰 사건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3화의 예고편을 봤을 때는 단순 사고라고 생각했던 일이 사건으로 변형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일단 3화까지 시청자들을 붙잡는 것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제가 앞에서 이야기한 ‘허쉬’의 의미 잘 기억하고 계신가요? 이 단어의 의미가 1화에서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는데, 2화부터는 제대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2화 마지막에 발생한 사건의 발생 전후에 침묵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그렇습니다, 드라마의 메인 코드는 ‘침묵’으로 보입니다. 저는 이 점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드라마는 신문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기자, 언론은 벌어진 일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에 확성기와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언론사를 다루는 드라마가 ‘침묵’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죠. 이는 언론이 가지고 있는 사명과 반대되는 행위라 볼 수 있을 겁니다.
그 한 번의 침묵에 세상은 잠시 시끄러울 수도 있겠지만, 이내 조용해진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 침묵한 자는 조용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2화까지의 이야기입니다. 평생 트라우마처럼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죠. 주인공 한준혁은 그런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인턴 기자인 이지수는 그런 침묵에 피해를 본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런데, 3화부터는 그녀 또한 침묵을 하게 되는 사람으로 그려질 것 같습니다.
드라마 [허쉬]는 2018년에 출간된 정진영 작가의 소설 [침묵주의보]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원작 소설을 집필하신 정진영 작가는 11년간 일간지 기자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때문에 조금 더 현실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에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언론사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드라마 [허쉬]의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기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고 하여, 고위층의 비리와 유착관계인 언론사의 임원들의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그것이 등장하긴 합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것을 이겨내는 주인공의 모습이 아닌 기자의 직업 윤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것으로 보입니다. 구조가 그렇다고 하여서, 그것에 순응하며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드라마가 흥할 것 같냐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을 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극 중에서 인물의 나레이션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사건을 파헤치고 추리하는 내용이 아닌 인물 내면의 심리를 주로 다룰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아직 2화까지 안 했기에 섣부르게 판단하기도 어렵습니다. 다만 전작인 [경우의 수] 시청률보다는 높게 나왔기에 상승할 여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저는 최소한 6화까지는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다른 이야기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