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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Dec 24. 2020

넷플릭스가 300억을 투자한 이유

드라마 [스위트 홈] 리뷰

올 연말을 장식해줄 가슴 따뜻해지는 드라마 [스위트 홈], 드디어 모두 시청을 했습니다. 드라마에 대한 감상과 함께, 드라마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드라마와 영화사이

2.     왜 10부작일까?

3.     워리어?

4.     넷플릭스이기에

5.     (스포) 결말과 관련된 이야기





1. 이번에 제작된 [스위트홈]은 이응복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지금까지 제작된 넷플릭스 드라마를 살펴보면 영화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와 드라마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가 있습니다. 두 드라마의 가장 큰 차이는 에피소드의 개수입니다. [인간수업]과 [스위트홈]은 드라마 감독의 연출작으로 10부작으로 구성되어 있고, [킹덤]과 [보건교사 안은영]은 6부작으로 비교적 짧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두 작품의 느낌도 조금 다르게 받아들여집니다. 

영화와 드라마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호흡입니다. 드라마의 경우 긴 시간을 거치며,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그것에 따른 이야기 전개 방식의 차이가 생깁니다. 개인적으로 넷플릭스 드라마는 한 호흡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한 번에 몰아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흐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킹덤]의 경우 몰아보기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도 부담스럽지 않았고, 이야기 전개도 뜸들이지 않아서 답답함이 덜 했습니다. 그런데 [스위트홈]은 왠지 모르게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4화정도에서는 보기가 버겁다고 느껴집니다. 한정된 공간이라는 제약이 있는 만큼, 큰 줄기의 사건에 변화가 생겨야 새로운 이야기라 느껴지는데, 10화까지 다 본 뒤에 생각해보면 5~8화정도의 이야기가 크게 인상적인 부분이 없습니다. 차라리 6~8화 정도에서 끊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스위트 홈]의 경우 장르물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고, 그런 분위기를 형성함에 있어서 많은 시간 노출이 되면, 익숙해지기 때문에 괴물을 처음 봤을 때 느껴진 그런 기분이 오래가지 못합니다. 결과적으로 지루하다는 것이죠. 


2. 드라마를 제작한 ‘스튜디오 N’은 네이버가 자사의 웹툰을 영상화하기 위해서 설립한 회사입니다. 최근에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상 콘텐츠가 많아졌다고 느껴진 이유 중 하나가 아마 ‘스튜디오 N’ 때문일 것입니다. 웹툰의 관점에서 본다면 [스위트 홈]은 긴 호흡으로 제작이 되어야 합니다. 이 콘텐츠가 전하고 싶은 주제를 위해서는 극 중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캐릭터와 관계 설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죠.

특히나 후반부에 등장하는 인간과 괴물 사이에 있는 현수의 심정 변화를 일으키는 사건과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죠. 그 갈등이 이 콘텐츠가 말하고 싶은 주제를 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좀비와 괴수 영화들이 결국에는 ‘괴물보다 무서운 사람’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는 것이죠. 사실, 이런 이야기가 점점 시들해지고 있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그것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중요한 점이고, [스위트 홈]은 그런 메시지 표현은 나름 성실하게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3. 그리고 또 한 가지 문제점은 ‘워리어’. 이 음악을 사용한 것에 불만이 있지는 않습니다. 제작자가 쓰고 싶으면 쓰는 거죠. 다만, 쓰려면 임팩트 있게 써야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드라마 후반에 정말 결정적인 순간에 사용을 하거나, 초반에 한 번 썼으면 그만 했어야죠. 대략 3번 정도 나오는 것 같은데, 음악이 장면을 잡아먹는 느낌입니다. 장면이 극적인 것이 아니라, 극적이지 않아서 음악으로 때우려는 느낌이 든 것이죠. 거기에 음악이 사용되는 장면도 그리 적합하지 않습니다. ‘워리어’는 ‘핵 앤 슬래시’를 보여줄 수 있는 장면에서 쓰여야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악 자체가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에서 출발한 음악이기 때문에 속도감 있는 무쌍 전투에서 사용을 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는 한국 콘텐츠에 미국의 음악이 나온다는 것이 반가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4. 그럼에도 저는 이 드라마 긍정적으로 보게 됩니다. 그것은 이 작품이야 말로 정말 넷플릭스이기 때문에 가능한 콘텐츠이기 때문이죠. 편당 제작비 30억이 편성되었습니다. 이전 드라마에선 [태양의 후예]가 130억으로 편당 제작비 8억, [베가본드]가 250억으로 편당 제작비 15억, [펜트하우스]가 270억으로 편당 제작비 약 12억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총 제작비도 높은 편이고, 편당 제작비는 2배를 넘는 돈이 투입이 된 것입니다. 총 300억 정도의 예산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인데, 이런 대작에 A급 배우의 캐스팅이 없다는 것은 배우의 비중보다는 작품의 퀄리티에 많은 돈을 투자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CG퀄리티 및 세트에 퀄티리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넷플릭스가 추구하는 보는 맛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그런 콘텐츠입니다.

그렇다면, 넷플릭스는 정말 돈이 많아서 아무런 대가없이 한국 콘텐츠에 돈을 투자한 것일까요? 이렇게 큰 돈의 투자가 가능한 것은 [스위트 홈]이 그만큼 벌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장르물이 크게 인가가 없기 때문에 큰 돈이 투자가 되는 경우가 없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장르물은 한국에서는 비교적 인기가 적지만, 해외에서는 주류 장르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에 한국에서 제작된 콘텐츠이지만,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콘텐츠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한국 콘텐츠 제작 시장이 인정을 받기 때문에 큰 돈을 투자한 것도 맞습니다. 큰 돈을 투자한다고 해서 퀄리티가 나오지 않는다면 굳이 맡길 필요가 없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 시장의 존재감을 뽐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창구라는 것입니다. 한국의 장르물이 제작되기 어려운 환경에서 넷플릭스는 한국의 가능성을 알아본 것이고, 그런 한국이 제작하게 된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기에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죠. 그렇기에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한국 A급 스타를 캐스팅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어처피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이들에게 한국 내의 배우 유명세는 크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죠. 

현재 [스위트홈]은 글로벌 넷플릭스 TV 쇼 파트에서 스트리밍 수 8위를 기록하고 있고, 특히나 아시아권에서는 1위를 기록한 나라가 있을 정도로 상당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꾸준하게 한국에서 제작되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의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5. 마지막으로 결말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만 해보겠습니다. 저는 이경이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것을 마무리가 된 것으로 생각을 했는데, 마지막에 상욱이 등장해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그는 얼굴에 흉터가 없는 모습으로 등장했다는 것이죠. 

일단 두 명의 인물이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는 것은 시즌 2의 이야기가 두 인물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식의 이야기 전개를 예상하게 합니다. [킹덤] 시즌 2가 궁 밖에 있는 이창과 궁에 있는 서비와 조학주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 것처럼 [스위트 홈]도 두 곳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어, 하나의 이야기로 모이는 방식의 이야기 전개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두 주인공이 괴물들과 싸우는 장면이 더 자주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즌 1은 너무 당하기만 했으니, 시즌 2에서는 더 많이 싸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등장한 상욱의 모습은 상욱이 아닌 것으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극 중 이름이 명확하지 않지만, 김성철 배우님이 연기를 했던 그 괴물이 액체가 되어서 상욱에게 옮겨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엔 현수와 상욱은 괴물이 되어 함께하게 되고, 이경은 그런 괴물과 싸우는 구도로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적인 평을 하자면, 장르물로써 볼만한 드라마이긴 하지만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해당 장르에 큰 매력을 느끼는 분들이 아니라면, 큰 흥미를 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잔인함의 수위도 높은 편이고, 이야기 전개도 조금 루즈한 편이라서 중간에 하차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 저도 하차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고, 괴물들과 싸우는 장면이 생각보다 통쾌하지는 않아서 조금 아쉽습니다. 괴물들이 상당히 강력하긴 하지만, [진격의 거인]처럼 나름의 대처법도 찾고, 현수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식의 전개를 예상했는데 조금 아쉽네요. 그래도 시즌 2는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다른 이야기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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