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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Feb 05. 2021

한국 최초의 우주 영화라 이거지?

영화 [승리호] 리뷰

한국 최초의 우주 SF 영화라는 타이틀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승리호]가 2월 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가 되었습니다. 이전에 보였던 스틸이나 포스터를 통해서는 무언가 망작 같은 느낌이 보여서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진짜 헛된 걱정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좋은 퀄리티로 영화가 나온 것 같아서 상당히 기분이 좋습니다. 재밌는 영화를 봤다는 것에 대한 기쁨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국 영화의 발전도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습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를 본다면 할리우드에서 제작되는 평범한 우주영화에 뒤지지 않는 그런 퀄리티를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CG 부분에서도 어색함이 없었고, 세계관에 대한 표현이나 설명도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아무래도 스토리에 대한 고민이나, 비주얼적인 부분에서 새로운 창조보다는 기존의 것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었기에 좋은 퀄리티가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작은 예상을 해봅니다.




물론 디테일한 부분에서 단점이라고 해야 할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영화를 보면서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아니었기 때문에 지적하고 싶은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런 시선에서 본다면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여타 다른 영화와 마찬가지로 극장에서 개봉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영화였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넷플릭스의 이용은 많아졌지만 오히려 극장에서 개봉하지 못한 것이 아쉽게 느껴져 극장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듯한 모습입니다. [승리호]에서 표현되는 우주에 대한 표현을 포함한 사운드적인 부분에서도 상당히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전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영화 예산 대부분은 인건비로 나갑니다. 그리고 그 인건비의 출처를 잘 알 수 있는 것이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입니다. 엔딩 크레디트를 살펴보면 특정 파트에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그 파트에 돈을 많이 썼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그런 관점으로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를 살펴보면, VFX와 사운드 이펙트에서 상당히 많은 인력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투자의 결과물을 영화에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크게 거슬리는 것이 없었다? 그렇다면 반 이상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극장의 큰 스크린으로 멀리서 보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화면을 바라보는 것이기에 디테일한 부분에서 티가 나는 부분이 있다면 더 잘 보일 수 있음에도 비교적 잘 넘어갔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일부 관객분들이 이 영화의 신파를 지적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사실 이 정도의 신파는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쓰이고 특히나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는 우주의 세계에서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대비를 통해서 영화의 메시지를 표현하며 지구에 대한 애정과 사람들 간의 연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영화가 보여주는 대부분의 요소들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 극 중 업동의 움직임은 대부분 유해진 배우의 모션캡쳐로 제작된 캐릭터입니다


사실 러닝타임이 2시간이 넘어서 조금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물론 영화의 중반부에 이야기 전개를 위해서 조금 늘어지는 부분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도 잘 넘어갔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중소 배급사임에도 많은 자본과 좋은 퀄리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원작 웹툰의 저작자인 카카오의 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전에 [스위트 홈] 리뷰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사의 웹툰 IP를 이용한 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승리호] 또한 카카오 페이지의 지원을 통해서 영화화가 이뤄졌던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이런 방식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이전에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미디어 콘텐츠와 달리 네이버와 카카오가 직접 나선 작품에서는 나름 좋은 퀄리티가 나온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는 두 회사가 웹툰 작가와 영화 제작사 간에서 조율을 잘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거기에 할리우드에서도 아이디어 고갈로 많은 고충을 겪고 있는 마당에 두 회사가 영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생각이 듭니다. 메시지적인 관점에서도 괜찮은 모습이었습니다. 영화가 말하는 나쁜 사람과 좋은 사람에 대한 정의가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관련된 이야기는 스포일러 리뷰를 통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재미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한국 최초의 우주 영화라는 기대가 더 큰 영화였는데, 제가 예상한 것보다 더 큰 재미를 주어서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아마 여러분들이 보셔도 기대 이상의 재밌는 영화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내용에 원작 웹툰의 저작사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카카오에서 연재중인 웹툰은 [승리호]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프리퀄 개념의 웹툰입니다.  따라서 [승리호]의 원작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카카오 페이지가 영화 제작에 참여한 것은 맞습니다.  카카오가 해당 IP를 이용하여서 다른 콘텐츠도 제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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