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도에 대한 박수를 보냅니다
한국 최초의 우주 SF영화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영화 [승리호]는 2020년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극장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개봉을 추석으로 연기하게 되었고, 이후 상황이 다시 안 좋아져 다시 한번 개봉을 미뤄서 12월로 개봉 일정을 잡게 됩니다. 하지만 11월 말부터 상황이 다시 안 좋아지면서, 결국은 넷플릭스를 통해서 공개가 예정되었습니다. 상당히 불운한 영화라는 생각도 드네요.
대부분 영화를 보기 전에는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려고 하지 않는 편인데, 이 영화는 많은 관심이 생기는 영화입니다. 아무래도 앞서 말씀드린 한국 최초의 우주 SF 영화라는 점이 가장 큰 기대의 요인일 겁니다. 그런 기대와는 반대로 이전에 공개된 포스터와 영상들을 접했을 때는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망삘’이 느껴진 영화였죠. 그럼에도 제가 [승리호]에 대해 칭찬을 먼저 하겠다고 한 이유는 새로운 시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새로운 시도가 무조적인 호평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주 SF 영화라는 장르는 많은 제작비가 필요하고, 한국에서도 이런 장르가 통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쉽게 시도할 수 없는 장르입니다. 거기에 이 영화의 배급사가 제작사가 대형 자본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 계열이 아니라는 점도 이 영화의 시도에 대한 칭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이유입니다. 돈 많은 대기업에서도 안 하는 일을 중소기업에서 시도를 하는 것이죠. 거기에 중국의 대형 IT기업인 텐센트에게 50억의 투자를 받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회사 규모에 비해 조금 큰 규모의 프로젝트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두 번의 개봉 연기를 버티지 못하고 넷플릭스 행을 선택한 것이죠. 특히나 블록버스터로 제작된 영화가 극장 개봉을 하지 못하고, 넷플릭스로 바로 간다는 것에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제작사와 배급사 입장에서도 극장에서 개봉을 한다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겠지만 당장 수익이 들어오지 않으면 회사의 입장에서도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사례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바로 [사냥의 시간]입니다. [사냥의 시간]도 중소 제작사가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서 제작된 영화였고, 한국 개봉 이후 많은 나라에 개봉을 예정하고 있었기에,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개봉 시기를 잡지 못하고, 넷플릭스로 넘어가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잡음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승리호]의 제작비는 총 240억 정도로 추산이 되는 상황인데, 한국 영화 중에서는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 1,2가 총 400억,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가 280억, 김지훈 감독의 [인랑]이 230억으로 상당히 높은 제작비이며, 제작비가 100억 이상인 대부분의 작품은 대형 배급사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그런 면에서 [승리호]는 상당히 큰 도전을 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승리호]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관련된 기사를 살펴보면 넷플릭스와 310억 상당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정도면 제작비와 어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하여, 손해는 보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최근에는 강남역 인근에 홍보를 위한 조형물도 설치를 했다고 하는데, 이런 투자가 이뤄지는 것을 보면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콘텐츠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넷플릭스 공개가 이뤄지더라도, 홀드백 기간을 두어 극장 개봉이 이뤄지는 경우가 있는데, [승리호]는 극장 개봉이 이뤄지지 않아서 아쉽게 느껴집니다. 어찌 되었든 나름의 과감한 시도였던 한국 최초의 우주 SF영화가 최선까지는 아니더라도, 차선의 결과는 만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 제작비와 그 이상을 지불한 넷플릭스의 결정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승리호]의 리뷰를 무조건 좋게 쓸 것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원래 애정이 있으면, 잔소리가 많아지는 법이거든요.
한국 최초의 우주 SF영화 [승리호]는 2월 5일 넷플릭스를 통해서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