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테랑 2] 리뷰
추석 연휴 유일한 한국 영화 개봉작인 '베테랑 2'는 예상대로 좋은 관객 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개봉 전 역대 한국 영화 사전 예매량 4위를 기록할 만큼 많은 기대를 모았죠. 칸 영화제 상영 당시 비판적인 평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베테랑 2'가 천만 관객을 돌파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영화 개봉 이후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립니다. 류승완 감독의 특색을 잘 살린 흥미로운 상업 영화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감독의 단점이 두드러진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저 역시 많은 영화를 봐왔지만, 이렇게까지 평가가 갈리는 영화는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류승완 감독이 자신의 개성이 강한 ‘류승완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기 때문에 그의 특징이 더욱 부각된 것 같습니다. 이것이 금요일 개봉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죠.
이번 시간에는 '베테랑 2'에 대한 제 생각과 호불호가 갈리게 된 원인, 영화의 장단점, 그리고 메시지 전달 방식 등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영화의 장점을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 영화에 가장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바로 영화의 완성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완성도는 영화의 기술적인 완성도입니다.
류승완 감독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자 류승완 감독의 장점은 바로 ‘때 씬’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는 장면을 말하는 것이죠. [베테랑 2]에서는 영화의 첫 장면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등장해서 하나의 커다란 시퀀스를 이루는 것 자체가 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 상당히 높은 기술적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속에서 난장판처럼 보일수록 철저하게 계산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죠. 많은 사람의 움직임 사이로 카메라가 움직이여야 하고, 그 모든 것을 커버할 수 있는 조명과 세트, 소품들이 있어야 하고, 사람들의 동선 하나하나가 기획이 되어 있어야 하나의 커다란 장면이 만들어집니다. 거기에 이것을 편집으로 이어 붙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기획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러한 내용은 대체로 감독의 머릿속에 있는 장면들을 현실화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는데, 여기서 감독은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것을 다른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최대한 풀어서, 자신의 의도를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함께하는 여러 스태프들이 만드는 작업이기에 감독의 의사, 의도전달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조별과제나 회사에서 팀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하여 전달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영화는 감독가 상상하고 그려낸 장면들을 현실화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이렇게 큰 규모의 움직임이 있는 장면은 상당히 난이도가 있는 작업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감독의 전작이 [밀수]에서도 등장한 난투 장면만큼은 상당한 칭찬을 받은 것이죠.
더 나아가서는 액션을 그려내는 방식에서도 상당한 강점이 있습니다. 대체로 액션이라고 한다면 다수의 관객분들이 싸움을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액션은 큰 움직임이 있는 장면을 통틀어서 액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베테랑 2]에서 액션 장면은 대체로 디자인이 잘 되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남산이나 빗속에서 벌이는 액션 장면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물들이 여러 이유로 장소를 이동하게 되죠. 그리고 그 장소에서 여러 액션이 등장합니다. 남산 액션 장면의 경우, 두 인물이 계단에서 추격적인 벌이죠. 여기서 각 장소별로 어떤 특징을 이용해서 인물들이 액션을 벌이느냐도 중요하고, 그 과정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도 중요합니다. 영화는 그러한 부분을 상당히 자연스럽게 그려내었습니다. 영화에서 각 인물들이 이동하는 동선을 지도로 본다고 생각을 하시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과거 무한도전이나 런닝맨에서 등장한 추격전들이 동선과 내용들이 모두 계산된 연출이었다면, 그 난이도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금방 아실 것 같습니다. [베테랑 2]에는 그런 장면들이 다수 등장한다는 것이 특징이죠. 어떻게 보면 류승완 감독의 입장에서 [베테랑 2]는 결코 쉬운 영화는 아니었을 겁니다. 오히려 이전 그 어떤 영화보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영화였을 겁니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전작의 세계관을 잘 활용하였다는 것입니다. 영화 첫 장면으로 등장한 장면은 전작에서 언급되었던 ‘주부도박단’ 검거를 보여준 것으로 보이죠. 이런 식으로 전작을 보신 분들이라면, 소소하게 떠오를만한 장면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단점으로 적용되기도 하는 부분이 있죠. 전작에서 흥미로웠던 각 캐릭터들의 개성이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이것은 이번 영화가 팀보다는 서도철이라는 캐릭터, 개인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는 점에서 시리즈가 가지고 있던 캐릭터의 장점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이제부터는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에 비판을 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감독 개인의 주관이 너무 많이 개입되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이 영화가 독립 영화였다면, 감독의 주관이 뚜렷한 것이 작품이 개성이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베테랑 2]는 상업 영화입니다. 기본적으로 관객들은 이 영화를 통해서 유희를 원합니다. 메시지는 차후의 문제죠. 하지만 이 영화는 메시지가 지나치게 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주관적인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이죠.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튜버를 다루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실에서 그런 유튜버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절대다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젊은 세대의 입장에서는 그런 유튜버들에 관심은커녕, 싫어하는 사람들이 다수입니다. 하지만 [베테랑 2]는 아니, 다수의 한국 영화에서는 소위 말하는 렉카 유튜버들이 주류인 것처럼 표현을 합니다. 아마 감독 혹은 제작자의 세대에서는 많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본인들이 생각하기에는 요즘 시대가 그런 시대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경계를 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자신의 생각이 정답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영화에 강하게 집어넣는다는 것이죠. 조금 과장을 하면, 선민의식으로 느끼실 분들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잠시 여담이지만, 최근에 공개된 넷플릭스 [무도 실무관]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는데, [무도 실무관]에서는 그런 장면이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조금 더 명확한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보니, 어디에 집중을 해야 하는 것인지 선명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는 비교적 가벼운 영화였던 [베테랑]이라는 시리즈로 이런 이야기를 녹여내었다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사적제재라는 소재가 상당히 많이 등장한 것과 더불어, [군함도]라는 영화를 통해서 무거운 소재를 가볍게 다루는 것이 어떠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런 시선에서 [베테랑]의 후속으로 사적제재의 소재가 그리 적합하지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어쩌면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의 한국 버전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다수의 관객들은 이 영화를 유희적으로 즐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유희적인 부분에서도 단점이 존재합니다. 하나만 말씀을 드리자면, 영화의 톤이 애매하는 것입니다. 상업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는 친철해야합니다. ‘판 뒤집혔다’ 이런 대사가 조금은 짜치게 느껴지지만, 상업 영화에서는 이런 대사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전달을 해야 합니다. ‘지금부터는 반격이 시작됩니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이 부분에서 [베테랑 2]은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코믹과 범죄, 액션을 모두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범죄도시]의 구조가 단순하고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마석도는 코미디, 빌런은 범죄, 그리고 둘이 부딪히는 순간은 액션이라는 단순한 공식이 영화 내내 존재합니다. 즉, 마석도가 나오는 장면에서 등장한 사소한 실수는 웃으며 넘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과장을 하면, 마석도는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가 등장할 때는 긴장하지 않고 있는 것이죠.
반대로 [베테랑 2]은 이런 부분에서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이전에 서도철과 강력반이 코미디를 맡고 있었는데, 그 안에 빌런이 함께하기에 대체로 영화 내내 긴장감이 깔려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캐릭터들이 코미디를 한들 관객들이 마음 편하게 웃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거 웃어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고, 이는 관객들에게 감정적인 부조화를 만들어 오히여 역효과를 불러온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전작이 코미디가 주된 영화라는 점에서 다수의 관객들의 기대도 코미디에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가 조금은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을 겁니다.
영화의 장단을 이야기를 해봤는데, 지금부터는 그것과는 조금 다른 시선에서 저의 개인적인 감성 포인트들을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냥 제가 영화를 보고 들었던 생각에 대한 내용이니, 영화의 평가만 듣고 싶은 분들은 타임라인 참고 하셔서 뒷부분으로 넘어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관심 있게 봤던 포인트는 서도철의 아들이 학교 폭력의 피해자로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영화 속 해치 사건과 학교 폭력이 같은 맥락으로 표현되는 것이죠. 그 이유를 보여주는 대사가 영화 속에 등장합니다. ‘가해자가 전학을 가야지, 왜 피해자가 도망을 갑니까?’ 바로 이 대사입니다. 흔히 학교 폭력 사건이 벌어졌을 때나 범죄가 일어났을 때 자주 등장하는 내용이죠. 왜 피해자가 도망을 가야 하냐는 것이죠. 저는 이 영화가 그 정답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경찰의 역할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죠.
영화나 드라마에서 범죄자와 피해자 혹은 주인공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의 사이렌이 먼 곳에서부터 들리기 시작하자, 범죄자가 도망가는 장면을 종종 보셨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이 장면에서 ‘범죄자를 잡아야지 왜 도망가게 사이렌을 켜고 오는 거야?’라고 생각을 했을 수도 있죠. 그리고 현실에서도 경찰은 사이렌을 켜도 현장에 도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범죄자가 도망치게 하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이죠.
대체로 많은 영화나 드라마, 현실 속 많은 사람들은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사적제재 또한 그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는 911 테러 이후 등장한 수많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911 테러 이후 다수의 할리우드 영화에는 복수를 코드로 한 영화들이 등장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어벤저스]입니다. [엔드게임]에서 그들은 핑거 스냅을 통해서 블립을 만든 타노스를 처단하기 위해서 그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들은 생각보다 쉽게 타노스의 목을 벱니다. 영화를 보는 당시에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들의 복수가 생각보다 빠르게 이뤄졌기 때문이죠. 복수에 성공한 그들은 기쁜 모습이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큰 공허함에 빠지기도 했죠. 이러한 내용은 실제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겪었던 미국인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서입니다. 당시 미국 정부는 빈라덴을 잡겠다는 일념하에 전쟁을 시작했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테러의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관심도는 낮아졌죠. 그 사이에 그들은 정신적인 피해와 PTSD를 호소하였습니다. 그렇게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게 된 샘이죠. 더 나아가서는 전쟁을 위해서 희생된 수많은 군인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미국이 얻은 것은 무엇이냐 라는 말이 나오면서 ‘실패한 전쟁’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여담이 조금 길었는데, 그만큼 가해자에 대한 처벌보다는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고, [베테랑 2]도 그것을 말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앞에서 언급한 대사. ‘가해자가 전학을 가야지, 왜 피해자가 도망을 갑니까?’가 중요한 것이죠. 영화의 마지막에 서도철이 아들에게 ‘생각이 짧았다’라고 말한 부분이 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라면 자녀를 보호할 의무가 있죠. 가해자 처벌 이전에 자신의 자녀를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 되었어야 합니다. 그리고 경찰이라면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죠.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이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는 것을 막는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 무고한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법원의 판결도 무고한 사람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 있는 것이고, 애매한 판결에는 보수적인 접근을 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죠.
그렇기에 서도철이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아들의 전학을 추진했을 것이고, 투이를 보호하는 것에도 신경을 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 부분을 종합했을 때, 영화의 마지막 대사인 ‘생각이 짧았다’가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최근 CJ 영화들이 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죠. 최동훈, 김용하, 윤제문, 이해영, 이석훈, 정지영 등 이름 좀 들어봤다는 다수의 감독들과 작업을 진행했고, 놀랍게도 그들의 대부분의 영화가 안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CJ의 영화가 지나치게 상업적인 면이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기생충]이나 [헤어질 결심]과 같은 작품성 있는 영화 그리고 [엑시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연애 빠진 로맨스], [극한 직업]과 같은 상업성이 있으면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영화도 분명 있었단 말이죠. 그런데 갑자기 이런 분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에 대해서 문득 [베테랑 2]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나친 자유를 제공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죠. 흔히 감독에게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면,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초기 넷플릭스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OTT 사업을 시작한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면서 감독의 창작권을 보장한다는 것으로 유명했죠. 하지만 당시의 넷플릭스 작품들을 보면, 상당히 애매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정말 감독이 하고 싶은 거 다하다가, 이야기가 산으로 간 경우가 많았죠.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작사의 적당한 개입이 있어야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죠.
스포츠에는 ‘에이징 커브’라는 말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죠. 이 에이킹 커브의 가장 큰 맹점은 선수 본인은 잘 느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하던 대로 하는데 기량이 떨어진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그것을 코치나 감독이 일찍 캐치하여서, 다른 방식의 접근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최동훈, 류승완 감독이 이런 에이징 커브에 직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랜 시간 영화계에 몸담으면서 채득 한 기술적인 노하우들이 충분히 있습니다. 절대 무시할 수 없고, 한국 영화의 근간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 노하우를 살려서 더 많은 영화인들에게 전수를 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고, 자신이 직접 영화를 연출하겠다고 하면 오히려 클래식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할리우드의 리들리 스콧 감독처럼 말이죠. 그들 입장에서는 트렌디한 영화를 만들지만, 그 트렌드 자체가 그들의 입장에서 트렌드 한 것이지, 실제 젊은 관객들에게는 이미 지나간 트렌드로 보인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들에게 그런 조언을 할 수 있는 것이 제작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객들은 그들에게 트렌디한 영화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만이 할 수 있는 기술적 노하우가 담겨 있는 영화를 원하는 것이죠. 오히려 클래식함이 그들에게는 큰 장점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도둑들]이나 [타짜], [베테랑] 같은 영화들이 아직도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이미 클래식으로써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바라본 [베테랑 2]는 한국 상업 영화의 기술적인 완성도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뛰어난 액션 디자인과 높은 기술적인 완성도를 보여주는 영화이니다. 하지만 다소 올드한 개그 코드를 비롯한 트렌드에 맞지 않은 요소들 그리고 과도한 메시지 주입을 단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서 관객들의 반응이 극과 극으로 나뉘는데, 이는 감독의 특징이 강하게 부각되기에 나오는 결과라는 생각입니다. 류승완 감독의 새로운 도전이자 자부심이 담겨 있는 작품이지만, 트렌디함보다는 클래식함이 조금 더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베테랑 2]가 많은 비판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선택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추석 연휴라서 그렇다’, ‘볼 영화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하기에는 이미 시대가 많이 변했습니다. 올해 여름 성수기나 작년 추석과 비교를 하면 [베테랑 2]의 성적이 단순히 개봉 시기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분명 [베테랑 2]는 관객들에게 어필할 요소가 많이 있습니다. 전작인 [베테랑]의 흥행으로 인해, 영화의 문턱이 낮은 것과 더불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소재와 장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류승완 감독의 개성이 상당히 잘 드러나 있는 영화입니다. 그렇기에 장점과 단점도 상당히 명확합니다.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범죄도시] 시리즈와 비교하면, 기술적으로 상당히 큰 격차가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영화의 평가에서는 [범죄도시 4]가 더 낫다는 평가가 존재하는 것을 보면, 기술적인 완성도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뮤지컬 [킹키부츠]에서 롤라는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이런 대사를 합니다. ‘자기는 여기 구경하러 왔지?, 나는 구경당하러 왔어. 그런 우리 둘 다 행복하잖아?’ 영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영화도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죠. 그렇다면 관객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적어도 상업 영화라면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것보다는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베테랑 2]는 류승완 감독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도전을 한 것입니다. 쉬운 길을 가지 않겠다는 그의 고집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기에 파쿠르라는 새로운 시도가 등장하기도 하였고, 촬영 및 편집에서도 새로운 시도들이 다수 등장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류승완 감독이 영화를 대하는 태도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도전이고, 그의 자부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베테랑 2]가 비교적 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많은 관객들이 그의 영화를 선택하고 있다는 점도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문화의 날’과 국군의 날과 개천절, 한글날로 이어지는 연휴까지 있기에 천만의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과연 [베테랑 2]는 얼마나 많은 관객수를 기록하게 될까요?
그리고 영화를 관람하신 여러분들은 [베테랑 2]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