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을 이용하다 보면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난다. 당연히 무례한 사람보다 매너 있는 사람이 좋다. 그런데 예의에는 어떤 힘이 있는 것 같다. 상대를 존중하는 방법을 넘어, 타인에게 베풀 수 있는 호의의 빗장을 푸는 마법 같달까. 예의 있는 사람에게는 원래는 사과만큼 내주려 했는데 귤 하나 덤을 주거나, 굳이 알이 큰 사과를 찾아내어 주는 식으로 반응하게 된다 (내가 이래서 돈을 못 모으나). 다행히 여태까지 대가를 바라는 호의적인 제스처는 겪어보지 못한 것 같다.
상대가 무례하게 굴면 따지고 싸우기보다는 차단하는 편이 속 편하다. 이제는 몇 마디 나눠보면 매끄럽게 거래성사가 될 사람인지 아닌지 제법 구분이 되므로 똥매너에 부글거릴 일이 거의 없어진 건 큰 소득이라 하겠다. Manners, Maketh, Man. 예의가 필요한 곳은 첩보 영화만이 아니다.